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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의 문해력 게임 1 ㅣ 나민애의 문해력 게임 1
나민애 지음, 이정태 그림, 김혜련 글 / 겜툰 / 2025년 10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문해력'이라는 단어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어릴 때부터 영상 매체에 노출된 아이들의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회적인 진단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저절로 책으로 관심을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만화라도 읽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많은데, 이 책은 만화를 보면서도 충분히 문해력 향상이 가능하다고 하니 부모들 귀가 솔깃해질법하다.
학습만화로는 충분한 문해력 향상이 어렵다는 전문가들도 많은데, 과연 이 책은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서 아이와 함께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펴면 본 시리즈를 기획한 교수의 사진과 소개가 나온다.
어릴 적부터 만화를 좋아했다고 하는데, 그러면서도 본인이 서울대 교수가 되었고 더욱이 본인의 아이들에게도 읽게 하고 싶어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하니 일단 믿어보기로 한다.
(게다가 좋아했던 만화 리스트 중에 흔히 포함되기 어려운 '북두의 권'도 포함되어 있어 진성 만화 덕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통 쉬운 콘텐츠로 문해력을 향상하겠다는 책들을 보면 대체로 어휘 중심인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영상 매체로는 접하기 어려운 어휘의 의미와 활용 예시를 알려주는 선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아 이 책 역시 그럴 것이라 짐작했었는데, 생각보다 콘텐츠의 종류가 많다.
대화를 보고 그 인물이 무엇을 하는 중인지 맞혀야 한다던가,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문장을 배열하는 문제, 글의 중심이 되는 문장을 찾는 문제 등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등장인물들이 풀어가야 할 문제들의 수준이 생각보다 좋았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딱딱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만화라는 매체에 충실하게 텍스트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으면서도 읽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문제에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내용적으로는 등장인물들이 제목 그대로 게임 속 세계에 들어가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문해력을 겨루게 된다는 학습만화의 전형적인 흐름을 따라가고 있지만, 진짜 게임 속 세계처럼 NPC가 등장한다거나 아이템, 미션, 능력치와 같은 게임 설정들이 있어서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학습만화에 대한 인식을 많이 바뀌게 해 준 책이었다.
물론 만화보다는 줄글을 읽는 것이 당연히 더 좋겠지만, 독서습관이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어린이들에게는 이 정도로 괜찮은 학습만화를 찾기도 힘들겠다 싶다.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아이들을 유도하기에도, 책을 좀 읽는 아이들에게 보상으로 선물하기에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