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출처: 출판사 증정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선한지, 악한지는 고대부터 철학의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였다.
수많은 철학자들이 각기 설득력 있는 이론과 사상들을 제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다 고개를 끄덕일만한 결론에는 이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경험적으로 볼 때 두 가지 모습을 다 갖추고 태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며, 선악이라는 도덕적 관념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실행된 수많은 심리학적 실험들 역시 서로 상반되는 결과를 보여준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수행된 실험 결과들을 정리하며 인간의 선악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원문에서는 '선악의 기원'이 부제이며 원제는 'Just babies'다.
'단지 아기들일 뿐'이라는 뜻과 '공정한 아기들'이라는 뜻 모두로 해석될 수 있고 이렇게 중의적으로 해석되는 것이 저자의 의도라고 한다.
인간이 태어날 때 어떤 점들을 가지고 태어나는지를 알기 위해 아기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의 결과들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에 따르면 굉장히 어린아이들도 일정 수준의 도덕감각을 보여준다.
아직 사회화되기 전의 아기들도 남을 도우려는 자와 남을 해하려는 자 중에서 고르라면 남을 도우려는 자를 고른다.
그것이 긍정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는 것이다.
또한 한정된 자원을 특정인에게만 치중되게 배분하면 아기들도 즉각적인 분노감을 표현한다.
'공정'이라는 단어를 학습하기도 전에 이미 우리는 그런 행동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특정한 정도의 도덕감각을 타고난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도덕 감각의 카테고리를 크게 세 분류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
가장 먼저 본능적으로 베풀 수 있는 범주인 가족과 친지가 있다.
이 범주를 넘어서면 '우리'라는 단어로 묶을 수 있는 '내집단'과 거기에 속하지 않는 '외집단'이 있는데 이러한 내집단과 외집단의 범위는 문화권과 시대, 개인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가 도덕감각을 타고나기는 하지만, 내집단을 정의하는 과정은 학습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