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탐정 코냥 2 : 세계 8대 미스터리를 밝혀라! 천재 탐정 코냥 2
삼성출판사 편집부 지음 / 삼성출판사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이 마치 탐정이 된 것처럼 작은 단서들을 모아 사건을 해결해 보는 재미를 주었던 '천재 탐정 코냥'의 두 번째 이야기다.

1권이 냥이마을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했다면 2권에서는 세계 각지를 누비며 총 여덟 가지의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사건을 해결하는 법이 등장한다.

솔직히 같은 시리즈여서 이 부분은 복붙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2권 내용으로 새롭게 꾸며져 있다.

이런 꼼꼼한 부분이 별것 아니어도 보는 사람들에게는 감동을 느끼게 하는 법이다.

(pg 6)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방식은 먼저 코냥이 알려주는 용의자나 사건의 흔적 등을 숨은 그림 찾기처럼 찾아본 후 사건 설명에 따라 용의자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면 된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과 함께 읽었는데 1학년이 혼자서 풀기에는 다소 난이도가 있는 편이었다. (처음에는 거의 내가 해결한 것 같다;;)

하지만 사건만 다를 뿐 풀어가는 해법은 동일하기 때문에 아이가 익숙해질 때까지 같이 읽어가다 보면 천천히 해결 방법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사건은 글렌캣 섬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데, 여기서 코냥의 할머니가 등장한다.

귀엽게도 할머니의 이름이 '함미냥'이다.

이곳에서 보물 상자 도둑을 멋지게 잡아내고 아마존 정글과 앙고라 사원, 추운 극지방까지 사건이 있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 떠나 사건을 해결한다.

세계 8대 미스터리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일부를 제외하면 지명이 모두 작가가 지어낸 가상의 장소들이었다.

그래도 실제 모델이 어디인지는 짐작할 수 있게 각 장소마다 색감이나 배경이 확 차이가 나서 그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어린이 대상 책 중에 탐정이 주인공인 책들이 꽤 많은데, 이런 책들은 아이들이 읽으면서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에 대부분 다 좋은 편인 것 같다.

이 시리즈 역시 캐릭터도 귀엽고 수수께끼의 짜임도 괜찮은 편인데다 접었다 펼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방식이 더해져 아이들이 꽤나 집중해서 읽을 수 있게 만든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도 쭉 시리즈로 발간되면 좋을 것 같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재 탐정 코냥 1 : 냥이마을의 수수께끼를 풀어라! - 게임보다 재미있는 수수께끼 추리북 천재 탐정 코냥 1
삼성출판사 편집부 지음 / 삼성출판사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에는 탐정이라는 직업이 없지만 머리를 써서 범죄를 해결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딸아이도 탐정이 나오는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이번에 탐정이 주인공인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게 되어 아이와 함께 읽어보게 되었다.

1권에서는 코냥이가 냥이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해 가는 이야기다.



사건을 해결하는 법이 도입 부분에 제시되어 있다.

무턱대로 책장을 넘기기만 해서는 사건 해결이 어려운 구조라서 사전에 아이와 같이 해결 방법을 확실히 숙지하고 넘어가야 한다.

(pg 6)

책이라는 매체가 가진 특징을 굉장히 잘 살리고 있다.

사건의 현장이 아래 그림처럼 펼쳐지는 방식으로 제작되어 있어서 사건 현장의 안과 밖을 모두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옆에 제시된 코냥이의 설명에 따라 차근차근 단서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범인을 맞힐 수 있게 되는 구조다.

(pg 41-44)

1권에는 총 8가지 사건들이 수록되어 있다.

처음 두 사건은 이어지는 느낌인데 이후부터는 단독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다.

용의자나 사건의 단서가 되는 아이템들을 그림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에 숨은그림찾기 놀이도 되면서 아이들이 텍스트를 읽고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도 주는 책이라 상당히 재미있었다.

1학년인 딸이 혼자 보면서 풀어가기에는 난이도가 좀 있는 편이어서 같이 읽으면서 차근차근 단서를 따라갈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었다.

이미 2권도 출간이 되었기 때문에 다음 편도 아이와 함께 읽어볼 예정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녹나무의 여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0년에 나왔던 '녹나무의 파수꾼(이하 '전작')'에 이어 올해 새로 나온 신작이다.

전작에서 거부였던 이복 이모의 의지에 따라 녹나무의 파수꾼이 된 레이토가 녹나무의 신비한 힘으로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는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작을 굳이 읽지 않았어도 전작에 이어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리 많지 않고 이번 작품에서도 모두 그 관계를 설명해 주기는 하지만, 작품의 제목이자 주요 소재가 되는 녹나무의 신비로운 힘은 알고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작품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책을 읽을 예정이라면 하단부터는 읽지 않기를 권한다.)

작품 속 등장하는 녹나무는 사람들의 기억을 백업해 주는 신비로운 힘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기억을 전수하고자 하는 이가 녹나무 안에서 초를 피우며 기억을 회상하면 그 내용이 마치 업로드되듯이 녹나무에 저장이 되고 나중에 그 사람의 친족이 그 기억을 온전히 다운로드할 수 있는 것이다.

컴퓨터의 백업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업로드를 하는 이가 원하는 기억만 쏙 빼내어 업로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좋은 점뿐만 아니라 숨기고 싶은 점, 전수되지 않았으면 하는 기억까지 온전히 전해지게 된다.

전작이 이러한 녹나무의 비밀을 천천히 밝혀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었다면 본작에서는 이 신비로운 힘으로 등장인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책의 시작은 파수꾼인 레이토에게 한 고등학생 소녀가 찾아와 자신이 직접 쓴 시집이라며 판매 대행을 부탁한다.

수작업으로 만든 것이라 판매량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뭔지 모를 사연이 있을 것 같아 이를 수락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중년 남성이 이 시집을 그냥 집어가려다 들통난다.

돈이 없다며 그냥 시집을 두고 가겠다는 남성에게 소녀는 그냥 시집을 선물로 주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동네에서 강도 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여기에 이 남성과 소녀가 얽히게 된다.

"<헤이, 녹나무>를 읽은 순간에 이런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여기서 말하는 녹나무는 여신인 거에요.

몇백 년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여신."

(pg 170)

레이토의 이복 이모는 전작부터 기억을 조금씩 잃는 '인지증'에 걸린 것으로 나오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 증상이 한층 더 심해진다.

위 강도 사건이 있은 후 레이토는 이복 이모처럼 인지증 환자들이 모이는 장소에 나갔다가 한 중학생 소년을 만나게 된다.

그 소년은 뇌종양 수술을 받은 후 특정 시점 이후로는 단 하루도 기억을 쌓아가지 못하는 증상이 생겨 오늘 밤 잠에 들면 내일 아침에는 다시 어제 아침의 기억 상태로 일어나게 되는 사연을 가진 소년이다.

이 소년이 그림에 재능이 있어서 문학에 재능을 가진 소녀와 함께 멋진 작품을 만들어 가면서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의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초반의 강도 사건이 저자의 전매특허인 미스터리 장르처럼 사건 속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가는 재미를 보여준다면, 그 사건이 일단락된 후부터는 본격적인 힐링 소설로 장르가 확 바뀌게 된다.

그러면서도 초반의 사건이 후반부까지 가서야 온전히 마무리되어 이야기의 전개 측면에서는 훨씬 더 짜임새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나는 갑작스럽게 깨달았다. 미래 같은 건 필요 없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런 건 상관없다. 그런 건 몰라도 괜찮다.

중요한 건 지금이다.

(pg 310)

이번 작품 역시 거의 400페이지에 육박하는 짧지 않은 길이지만 저자의 작품답게 페이지가 쉴 틈 없이 넘어간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가슴이 따뜻해지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어서 시체와 선혈이 낭자한 저자의 다른 작품들보다는 훨씬 폭넓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녹나무의 신비로운 힘이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로 쓰일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 소재로 어떤 작품이 더 나올 수 있을지 저자의 팬으로서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를 이해한 유인원 - 인류는 어떻게 문화적 동물이 되었을까
스티브 스튜어트 윌리엄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데이원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 보면 SF 소설이나 우주과학 관련 책일 것 같지만 놀랍게도 진화에 관한 책이다.

좌측 상단에 적힌 '인류는 어떻게 문화적 동물이 되었나'라는 부제목이 책 내용을 훨씬 더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다.

우주를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이 담긴 표지 사진에 책 내용도 '뭔가 근엄하고 진지해서 지루할 것만 같다'라는 편견을 줄 수 있는데, 완독한 소감으로 먼저 말하자면 이 책 정말 재미있었다.

저자는 인류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데에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특성인 진화적인 부분과 후천적으로 학습되는 특성인 문화적인 부분이 모두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이 책을 썼다.

특히 인류가 보여주는 정신적인 특징 중 상당수가 후천적으로 학습되는 문화적인 것에 기인한다는 주류 (사회) 심리학적 분석에 반기를 들고 있다.

저자는 심리학자들이 진화를 좀 더 공부한다면 그런 결론에 다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책 전반에 걸쳐(심리학자들을 까면서) 진화적인 부분이 현재의 인류의 육체적, 정신적 모습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유전자 기계인가 밈 기계인가?

이와 관련하여 가장 정확한 표현은 철학자 대니얼 데닛에게서 나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유전자와 밈의 혼종이다.

그리고 때로는 우리의 유전자와 밈의 의제가 서로 상충하는 변종이기도 하다.

바로 이것이 외계인의 질문에 답하기 위한 이 책의 여정에서 우리가 채택할 관점이다.

(pg 40)

인류라는 대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저자는 "태양계 밖에서 온 성별 구분이 없는 외계 생물학자가 지구와 인류를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사고실험으로 설명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은 역시나 우리를 계속 번성하게 하는 불멸의 주체이자 이기적인 주체인 '유전자'에서부터 설명을 시작한다.

진화라는 개념을 '개체' 중심이 아닌 '유전자' 중심으로 보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초반의 논지를 잘 파악하고 넘어가야 이후의 설명이 매끄럽게 이해된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다른 책들을 통해 '유전자' 중심의 진화가 익숙해서인지 이어지는 성 선택과 육아 방식, 그리고 일부일처제의 결혼 제도에 이르기까지 현재 인류를 형성해온 인간 진화의 경과가 자연스럽게 이해되었다.

그리고 인류가 보여주는 부분적인 특징들을 공유하는 (유인원조차도 아닌)동물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언제부턴가 남성과 여성의 단순한 기호 차이(남아는 자동차를 좋아하고 여아는 인형을 좋아하는 등)조차도 아주 어릴 때부터 주입된 문화적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는 견해가 사회과학 분야의 주류 시각이 되었다.

하지만 진화학자들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선택압들의 작용이 우리의 신체와 정신에 축적된 결과물인 것이다.

왜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더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가?

이는 과거 수렵채집 시절부터 더 큰 사냥감을 사냥하고, 더 위험한 적들로부터 공동체를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공격적인 남성이 성적으로 더 선택받을 확률이 높았고, 때문에 그러한 유전자가 온순한 남성의 유전자보다 더 널리 퍼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단순히 우리가 아이를 키울 때부터 "남자아이들은 좀 과격해도 돼"라는 식으로 주입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라 보면 되겠다.

공작의 꼬리에서 확인했듯 배우자 선호는 단순히 진화의 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진화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만약 배우자 선호가 우리의 신체를 형성할 수 있다면

우리의 정신 또한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결국, 심리적 특성은 신체적 특성과 마찬가지로 십중팔구 부분 유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pg 87)

물론 저자도 문화적인 측면이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부정하거나(문화가 내재된 특성을 강화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모든 남성이 여성보다 공격적이라는 단순한 논리를 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런 방향으로 엄청난 반박을 받아왔던 것인지 책 전반에 걸쳐 자신의 논지를 매우 일관적으로 논리정연하게 펼치고 있으므로 쭉 정독하다 보면 저자의 주장에 꽤나 수긍하게 될 것이다.

특히 6장은 이러한 문화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부분인데, 문화를 통해 전수되는 요소들 역시 마치 유전자처럼 기능하며 전수된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물론 특정 성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성향들이 해악을 유발한다면

모든 권리와 근거를 동원해 근절해야 한다.

가령 남성이 선천적으로 폭력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이 남성 전형적 행위의

억제를 추구해야 하고, 그럼으로써 폭력을 둘러싼 성 차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이 조치가 정당한 것은 폭력이 유해하기 때문이지,

성 차이가 본질적으로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그리고 다른 성 차이들에 있어서는 - 그 누구에게 어떤 위해도 가하지 않는

차이들의 경우에는 - 뭐가 문제라는 말인가?

사람들이 그들 자신일 수 있게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나?

(pg 202)

굉장히 재미있게 읽기도 했고 얻은 지식도 많은 것 같아서 소개가 길었는데, 그만큼 최근에 본 과학 교양서 중에서는 손꼽히게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후미의 참고 목록을 제외해도 500페이지 정도로 두꺼운 편인지라 담긴 정보의 양도 꽤 많은데 저자의 설명이 꽤나 친절한데다 툭툭 던지는 농담도 많아서 읽는 과정이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모처럼 쉬우면서도 재미있고 새로운 시각도 많이 담긴 책을 만나서 기분 좋게 읽었던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문화의 진화는 우리 종의 궁극적인 '게임 체인저'였다.

어느 중립적 관찰자가 유인원에게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준을 훨씬 넘어

우리 자신과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줬다.

우리의 바람과 변덕에 맞춰 세계의 개조를 시작하게 해주고 우리 종의 진화뿐

아니라 지구상 다른 모든 생명의 진화를 관장할 힘 또한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는 굉장한 책임이며, 우리가 수행하기에 적합할 수도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는 책임이다.

(pg 4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사카 소년 탐정단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의 작품을 좀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저자의 작품들이 대체로 재미있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읽고 나서 조금만 지나도 곧 까먹어버리는 작품도 꽤 많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유감스럽지만 이 작품은 후자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독서를 그렇게 계획성 있게 하는 편은 아닌지라 가끔 읽는 순서가 뒤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도 그렇다.

'시노부 선생님, 안녕!'이라는 작품으로 이어지는데 그 작품을 먼저 읽는 바람에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었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특성상 책 읽는 순서가 그렇게 중요할 것 같지는 않다.

작품의 주인공은 '시노부'라는 초등학교 6학년 교사다.

마치 만화 '명탐정 코난'처럼 평범한 초등학교 교사인데 주변에서 살인사건이 뻥뻥 터진다.

이 책에서도 350페이지가 채 못 되는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총 다섯 건의 사건이 발생한다.

각 사건들마다 아주 조금씩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들이 있고 이를 추적하는 형사들이 '시노부'라는 걸출한 여장부의 도움으로 해결해 가는 내용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음부터는 소동이 벌어진 다음이 아니라 벌어지기 전에 연락을 주실 수 없을까요.

그래 주시면 참 도움이 되겠는데요."

"언제 어디서 무슨 소동이 벌어질지 제가 어떻게 안다고 그러세요."

"그게 정말인가요? 저는 선생님이 일이 벌어질 것을 미리미리 알고 끼어드는 줄 알았는데."

(pg 217)

사람이 다섯이나 죽어나가는 이야기를 두고 '가볍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다소 어폐가 있긴 하지만 이 작품은 꽤 가볍다고 표현하고 싶다.

특히 저자의 작품들이 그다지 무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히 더 가볍게 읽힌다.

저자 특유의 가독성 좋은 문체에 적당한 유머가 곁들여져 책장이 금방 넘어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 사건의 호흡이 그리 길지 않으니 아무래도 오래도록 고민하는 맛이라거나 사건의 비밀을 풀어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경험을 해보기는 어려운 작품이다.

짧은 이야기 안에 어리지만 걸출한 활약을 펼치는 그녀의 제자들과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남성들에 이르기까지 여러 등장인물들까지 녹여 넣으려니 아무래도 이야기가 얕을 수밖에 없다.

후반부에 실린 작품 해설에서 오사카 출신의 '시노부'가 얼마나 매력적인 캐릭터인지를 구구절절 설명하고 있는데 번역본으로 즐기는 입장에서는 오사카 사투리를 느껴볼 수도 없으니 그 매력을 온전히 느끼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저자의 작품답게 킬링타임으로는 꽤나 적합한 작품이고, 책을 꽤 읽어온 사람들이라면 한나절 정도면 완독할 수 있을 작품인지라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추리소설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해도 좋을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