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소년 탐정단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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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작품을 좀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저자의 작품들이 대체로 재미있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읽고 나서 조금만 지나도 곧 까먹어버리는 작품도 꽤 많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유감스럽지만 이 작품은 후자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독서를 그렇게 계획성 있게 하는 편은 아닌지라 가끔 읽는 순서가 뒤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도 그렇다.

'시노부 선생님, 안녕!'이라는 작품으로 이어지는데 그 작품을 먼저 읽는 바람에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었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특성상 책 읽는 순서가 그렇게 중요할 것 같지는 않다.

작품의 주인공은 '시노부'라는 초등학교 6학년 교사다.

마치 만화 '명탐정 코난'처럼 평범한 초등학교 교사인데 주변에서 살인사건이 뻥뻥 터진다.

이 책에서도 350페이지가 채 못 되는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총 다섯 건의 사건이 발생한다.

각 사건들마다 아주 조금씩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들이 있고 이를 추적하는 형사들이 '시노부'라는 걸출한 여장부의 도움으로 해결해 가는 내용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음부터는 소동이 벌어진 다음이 아니라 벌어지기 전에 연락을 주실 수 없을까요.

그래 주시면 참 도움이 되겠는데요."

"언제 어디서 무슨 소동이 벌어질지 제가 어떻게 안다고 그러세요."

"그게 정말인가요? 저는 선생님이 일이 벌어질 것을 미리미리 알고 끼어드는 줄 알았는데."

(pg 217)

사람이 다섯이나 죽어나가는 이야기를 두고 '가볍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다소 어폐가 있긴 하지만 이 작품은 꽤 가볍다고 표현하고 싶다.

특히 저자의 작품들이 그다지 무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히 더 가볍게 읽힌다.

저자 특유의 가독성 좋은 문체에 적당한 유머가 곁들여져 책장이 금방 넘어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 사건의 호흡이 그리 길지 않으니 아무래도 오래도록 고민하는 맛이라거나 사건의 비밀을 풀어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경험을 해보기는 어려운 작품이다.

짧은 이야기 안에 어리지만 걸출한 활약을 펼치는 그녀의 제자들과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남성들에 이르기까지 여러 등장인물들까지 녹여 넣으려니 아무래도 이야기가 얕을 수밖에 없다.

후반부에 실린 작품 해설에서 오사카 출신의 '시노부'가 얼마나 매력적인 캐릭터인지를 구구절절 설명하고 있는데 번역본으로 즐기는 입장에서는 오사카 사투리를 느껴볼 수도 없으니 그 매력을 온전히 느끼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저자의 작품답게 킬링타임으로는 꽤나 적합한 작품이고, 책을 꽤 읽어온 사람들이라면 한나절 정도면 완독할 수 있을 작품인지라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추리소설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해도 좋을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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