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과의 대화 - 넬슨 만델라 최후의 자서전
넬슨 만델라 지음, 윤길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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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990년대는 넬슨 만델라에 대해 비교적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대였다. 2000년대에도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함으로써 비교 인물로 많이 알려졌었다. 그는 현재도 90세 중반의 나이로 UN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정말 대단한 사람으로 오래 남으리라 생각된다. 올해 초 < 나 자신과의 대화 >(RHK, 2013)로 그의 자서전이 나왔다. 수감생활 동안 썼던 편지들이 여실히 드러남으로서 고통스러운 날과 무료함, 수많은 상념들을 읽어볼 수 있었다. 페이스북에서 본 어떤 글 때문에 그의 노력들을 더 높이 평가하게 되는데, 도전 정신을 불어넣어주는 모델로 추천하고 싶다.
[처음에는 자신의 삶에서 부정적인 것들을 정확히 집어내기가 어려울지 몰라도, 계속 시도하다 보면 열 번째에는 알찬 보상을 얻을 수 있다오. 성인은 계속 노력하는 죄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오.] 275p
한 두번 시도해보고 안 된다고 말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젠 시도도 안한다는게 문제다. 장벽이 높다, 기득권 세력이 모든 것을 휘어잡고 있다는 변명으로 계산만하는 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상영관에 갔는데, 예전부터 관심있는 영화는 해당 극장에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배급사와 제작사, 영화관이 모두 한통속이기 때문에 영화를 만들어도, 이런 저런 이유로 상영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신촌에도 모 극장이 없어지도 메이저 영화관이 들어서며, 모 마트도 없어지고 큰 백화점이 입점한다고 한다. 만델라가 흑인이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승리를 거뒀듯이, 영세한 이들이 득세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절실히 필요하다.
[나는 대중을 선동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대중이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를 바라고, 그들에게 화해의 정신을 불어넣고 싶어요.] 414p
언론은 대중을 선동할 수 있다. 아니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시민들이 똑똑해져서 왠만한 낚시글로는 낚이지 않는다. 그래서 훨씬 파괴적이고 잔인한 방법으로 시민들을 몰아간다는게 더 문제다. 출판사 측에서도 정치적인 중립을 위해 넬슨 만델라 자서전이 인간적인 면을 보여는 책이라 광고했는지 모른다. 사실 만델라의 인간적인 면은 더 이상 안 봐도 될 정도로 훌륭함을 알 수 있다. 뭐, 강하면서도 어두운 시절을 보낸 그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크게 감동받을 건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당연한 말들을 담은 자서전 보다는 노벨 평화상 수상과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의 추진력, 대통령 시기의 집권력이 드러나길 바랬다. 실제로는 사상적인 생각들이 기록으로 많이 남았지, 어떤 성공기 처럼 전략에 대한 내용은 적었다.
여기서는 성인(聖人) 이란 말을 자주 쓰는데, 공자와 대응되는 말인지, 성숙함을 의미하는 건지는 약간 생각해봐야 한다. 그는 '성인은 계속 노력하는 죄인'이라 정의하면서 신적인 존재로 개념을 부여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죄인에 수식어를 붙이는 방법으로 접근성을 낮췄다. 죄인도 계속 노력하면 성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종교적으로 모든 인간은 죄인으로 취급된다. 그런데 순교나 신앙적인 두드러지는 활동을 하면 성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그의 정의는 일반적인 통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개인은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 자전거를 타며 페달을 밟지 않으면 평지나 오르막길을 갈 수 없다. 앞으로는 오르막길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발에 힘을 많이 주어 높은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한다. 단시간에 성인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노력하는 죄인은 가능할 것이다. 만델라는 노력하는 죄인 즉, 성인이다. 사람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인상에 모든 것이 나타나는데, 그의 얼굴에서는 빛이 난다. 악덕한 얼굴을 가진 구두쇠의 인상을 가진 할아버지들이 있는 반면 성인의 품격이 느껴지는 얼굴 표정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가 또 어떤 활동을 통해 알려질지는 아직 모른다. 계속 노력하고 있는한 언젠가는 또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으리라 생각한다. 그의 노력을 보고 독자들도 노력하게 된다면 더더욱 바랄게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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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만든 책 25 - 어떻게 하얀 고래, 콩코드 호숫가, 피곤한 블루스는 미국의 정신을 형성했는가
토마스 C. 포스터 지음, 이종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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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받아 나올 때마다 느끼는데, 책을 보관하고 빌려주는 기능을 하는 건물과 제도가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약간의 수고만 들이면 부족하지 않은 책들과 만나 지적 욕구와 무료함을 채울 수 있는 매우 좋은 컨텐츠를 접할 수 있다. 유명한 경영자들도 도서관에서 꿈을 키웠으며 또다른 꿈을 가진 이들에게 유용함을 물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 밝은 미래를 예측해 볼 수도 있고, 즐거운 상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 미국을 만든 책 25>(RHK, 2013)에 등장하는 도서들도 도서관에 서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기다리며 희망을 줄 생각에 행복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책을 소개하며 100% 좋은 내용이라 주장하지는 않는다. 이 책은 매우 유명하니 꼭 읽어야 한다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어떠한 사유로 그 책에 담긴 어떤 철학적인 면 때문에 미국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처음 언급한 <프랭클린 자서전>의 경우는 오히려 프랭클린에 대해 객관적, 비판적으로 그렸다. 연초에 선물로 생각할 수 있는, 고급 프랭클린 다이어리. 하루에 지켜야할 덕목이 적혀있어 윤리적인 삶을 목표로 하는 생활은 모두가 꿈꾸는 이상이다. 그런데 이런 덕목들에 대한 헛점과 가식적인 내용을 언급해 의아함을 주는 게 이 책의 특징이다. 빠짐없이, 성실, 겸손, 금욕 등의 인간이 지켜야할 항목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서술했다는게 저자의 주장인데, 설득력이 있다. 타이트해 보이지만 빠져나갈 여지를 만들어 놓았다는게 요지인데, 각 의무사항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혹자들이 이 리스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나도 이런 표면적인 태도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진 않다. 고상한 모습에 대한 동경일 뿐이지 실제로 지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오히려 이 항목을 지키는 것은 일반적인 생활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덕목을 행하는 건 매우 쉽고, 애매한 표현으로 되어있는 항목은 의무적으로 딱 떨어지는 사항이 아니라 안 지켜지는 듯 하면서도 만족시키는데 문제가 없다. 어찌됐든 개인적으로 프랭클린 다이어리를 사용하지도 않고 누구에게 권하지도 않는다. 전혀 좋다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쓰지도 않으면서 홍보성 문구에 휘둘려 구매하는 일은 어리석다.

<분노의 포도>는 유년시절에 읽은 몇 안되는 미국 소설이다. 이 책이 저자가 선정한 25권의 도서에 속한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읽은 책이 눈에 들어온다는 건 그동안 책을 읽은 것에 대해 보상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분노의 포도>가 긍정적인 내용은 아니고, 재미를 주는 것도 아니라 인기를 누리기에는 부족하지만, 미국의 시대상황과 반복되는 부조리를 여실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훌륭하다. 그 책을 읽은 당시에는 경험도 부족하고 어렸기 때문에 매우 부정적인 느낌으로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구조적으로 침탈을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처할 방법이 없는 무기력한 상황은 혼란을 주기 충분했다.

[이 소설은 이주 노동자 캠프의 조건들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 소설 출간 후 수십 년이 지난 뒤에야 세자르 차베스의 농업노동자연맹이 이주 노동자들을 성공적으로 조직하여 농장주들과 합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314p

최근 또 값싼 수입 고기로 인해 양돈 농가가 망했다는 기사가 보인다. 그들은 평생 일구어 놓은 터전을 잃고 주인이 아닌 소작인의 위치로 다시 그 일을 하게될지도 모른다. 생산은 기쁨으로 이어져야하는데, 착취의 도구로 전락한는 현실이 안타깝다. 도시가스 요금이 오른다는 소식에 한국도시가스 주식의 매매가가 상승하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는 세상에서 기대할 건 없어보인다. 부조리함에 대한 신고, 고발은 좋은 영향을 주긴 하지만 미미한 결과로 사그라지기도 한다. 사회의 어두운면을 드러내 정화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소설가들에 대해 다시한번 존경심이 생겼다.

이 외에도 주홍글씨나 월든이 눈에 띄었다. 미국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만큼 굉장한 고전이라 할 만한 책은 없어보였는데, 흥미를 주기에는 충분했다. 위대한 개츠비도 순위권에서 모습을 드러냈으며, 저자의 날카로움에 노출되었다. 세계문학에서 미국소설은 그리 큰 인기를 끌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잘 몰랐던 도서들을 재조명하는 기회로 이 책을 읽는다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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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서른 살이 된다면 - 세계 최고 석학이 들려주는 서른과 성공 사이
마이클 J. 모부신 지음, 서정아 옮김 / 토네이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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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인들이 여러 아이템으로 일을 해보자고 한다. 같이할 준비는 되었지만 역시 첫 삽을 뜨기가 쉽지 않다. 회사 업무와 개인적인 공부, 사람들과의 만남도 많아 진행 도중에 제대로 하지 못할까 고민이 된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성격이라 지금 다른 여러 위치를 맡고 있어 선택의 문제에 처하고 있다. 역시 여러 일은 무리하게 하는 건 어렵다. < 내가 다시 서른 살이 된다면 >(토네이도, 2013)을 읽으면서 이 상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저자가 물론 서른살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으나, 집중적으로 또는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운과 기에 대해 말하며 결코 명확하지 않은 능력과 성공, 운과 성공을 조합한다. 원제 SUCCESS EQUATION 답게 도서 말미에 뭔가 수식이 나오지만 성공 방정식은 아니다. 그런건 사실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 뭘까?
[20대가 성공을 꿈꾸는 시기라면, 30대에는 그 성공의 가능성을 극대화해 나가야 할 시기다. 이는 성공의 두 가지 원천이라 할 수 있는 기량과 운의 상대적 역할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기량과 운의 역할을 분리, 계산해내는 작업은 너무나 중요하다.] 13p
20대에 경험을 토대로 기량이 어느 정도 파악되었다. 그래서 30대에는 능력의 한계를 감안해 도전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대엔 혼자하는게 많아서 하다가 그만 둬도 큰 문제가 안 되었지만, 이젠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는게 많기 때문에 한 사람만 빠져도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예전에는 열성적으로 다른 사람의 영역까지 중첩해 일을 했는데, 이젠 전문성과 맡은 직무의 집중을 위해 눈을 돌리지 않는다. 도서에는 기량과 운에 대해서만 다뤄서 책을 읽는 동안은 이에 집중해야만 했다. 그런데, 역시 현재 상황과 맞물려 책을 읽게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팬들이 1등급 슈퍼스타를 그에 미치지 못하는 스타보다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1등급과 차등급의 기량 차이는 크나큰 소득 격차를 정당화하기에는 너무 작다는 것이 로젠의 주장이었다. 로젠에 따르면 기술 발전이야말로 이러한 현상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186p
인프라가 부익부 빈익빈을 가속화 시킨다. 영화나 음악도 평점을 보고 선택하는 시대. 평점을 집계하는 건 기술이다. 검색이 검색을 낳고 나비효과는 더욱더 커진다. 운이 운이 아닌 조작이 되어 운을 바라기 힘든 세상, 변화가 적은 정적인 세상이 되어간다. 최근 7+7/7+7*7-7 이 사람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었다. 이전에도 유사한 사칙연산 문제가 논란이 되었는데, 이는 모두가 알 수 있는 사칙연산으로만 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다. 적분이나 미분, 시그마나 델타 같은 수학기호가 등장했다면, 수학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들에 한정하여 알려졌을 것이다. 노래도 너무 복잡한 것보다 친근하고 흥미롭고, 재미있는 음악이 글로벌하게 인기가 많다. 역시 사람의 공통적인 정서도 알 수 있고 공감을 얻을 수 있게한 기술의 위대함을 언급한 저자의 통찰력을 캣치할 수 있었다.
저자는 운이라는 비과학적인 인자를 분석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얼마든지 예측 가능한 변수로 상정했다. 확률이라는 건 통계로 아무리 매번 일어날 확률이 정해져 있지만, 성공 확률이 있다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므로 항상 주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수학적으로 접근해 이기는 전략, 실패하는 오류, 성공을 극대화 하는 10가지 연금술로 종착하는 도서는 이를 잘 활용해 설명한다. 오히려 기술 때문에 일어나는 덤머니(dumb money effect)효과, 언론에 의해 경기 침체가 급속도로 가속화되는 일은 사람의 나약한 감성을 잘 드러낸다. 이론적으로 누구든 성공할 가능성은 정말 무한하다. 주변의 이야기 때문에 망설이고 소문만 따라가서 망하는 사례는 수도없이 봐왔다. 그러나 평균으로 수렴하기 때문에 대박보다는 중박으로 가려는 심리가 성공으로 가는 것을 방해하고, 기술이 이를 심화시키는 현상은 도저히 막을 길이 없다.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한번 주지시키며, 수학적 과학적으로 증명한 이 책은 서론에 말하듯이, '~을 해라'는 도서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의지를 불어넣어주기 충분하지 않은 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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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1 - 도원(桃園)편 매일경제신문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1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이동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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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삼국지를 읽는 건 당연하거나 당연하지않을 수 있다. 이미 읽었어야 하는데 왜 또 읽지? 지금이 두 번째 인가? 라던가 아니면, 그래도 고전 중의 고전은 삼국지이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어릴 때 집에 삼국지가 있긴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보기에는 너무도 작은 글씨와 어른용으로 나온 디자인 때문에 손이 가지 않았다. 게다가 삼국지를 꼭 읽어야 한다는 둥의 왠지 읽기 싫게 유도하는 등의 말들이 무성해 읽지 않았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영화나 고사에 얽힌 여러 이야기가 즐비했기 때문에 전혀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가장 유명한 사자성거가 도원결의(桃園結義)라 생각되는데 초반에 등장하고 시작을 알리며 뭉치는 의미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최근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제 제1권 도원(桃園)편은 그러한 생각을 뒷받침해주듯 하다.
[그들은 형제의 잔을 나누고, 그리고 삼인일체로 협력하여 나라에 보은하고 아래로는 도탄에 빠진 만민의 고통을 구하는 것에 대장부의 생애를 바치자고 약속했다.] 144p
유비는 굉장한 효자로 나온다. 장비처럼 몸이 크고 힘이 세지는 않았으나 학자 또는 지략가의 면모가 보였는지 황건적과의 대면에서도 전혀 물러섬 없이 그들과 마주했다. 사람은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인품이나 카리스마가 드러나는데 그러한 점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문체가 약간 과장이 있는 듯 하게 씌여진 것 같지만, 소설의 묘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었다. 최근 모바일을 비롯해 PC용 게임으로 삼국지가 떠오르면서 기술 발전에 따라 계속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절대 사라지지 않고 재창조되는 모습을 보면 글의 끊질긴 생명력을 보게하는 것 같다. 때로는 사자성어로, 경구와 같은 문장으로, 짧은 교훈을 주는 이야기로, 이젠 대형 스케일 게임으로 모두와 가까이에 있다.
[펄펄 흩뿌려진 버드나무 잎의 땅 위에서 독우는 아직도 무언가 괴로운 듯 신음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덕 일행의 모습이 멀어질 때까지 선뜻 가까이 가서 독우를 돌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47p
예나 지금이나 탐관오리가 존재한다. 과거시절 군대와 얽혀진 독재 정권은 정말 지옥 같았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5공화국까지 오면서 군사정권을 거쳤다. 지금은 영화 <남영동, 1985>(2012) 같은 무서운 일은 흔하지 않지만, 국정원 같은 국가 정보기관이 존재하고,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이상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삼국지에도 탐관오리를 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당시에는 개인의 힘으로만으로 혼을 낼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간접 경험을 통해 통쾌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현실에 반영되지 않는 사실이 안타깝다. 차기 정권의 인수위원회 소식이 뉴스에 항상 나오는데 각종 비리와 서로의 이권을 주장하는 이들의 반대로 문제가 많다. 대통령 취임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잘 진행되었으면 한다.
이 책은 10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편에서 드라마 1부가 그렇듯이 적절한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 되었다. 그 유명한 적벽대전이 나오리라 예상되는 적벽편은 6편에 배치되어 있다. 아직도 부모님집에 있으리라 생각되는 5권으로 구성된 삼국지와 비교해 분량이 2배인데, 그만큼 완성도와 재미도 두배는 될 거라 생각된다. 고전들의 리바이벌이 지속되는 요즘 영화 <레미제라블>(2012)도 이런 부류에 속한다. 많은 메시지를 담은 고전들이 현 시대에 맞게 잘 각색되어 고전과 가까워지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인문학의 교훈을 지속 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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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신 1 - 누구의 인생도 닮지 마라 경영의 신 1
정혁준 지음 / 다산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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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돌잔치에 갔다가 대기업에 다니는 선배를 만났다. 교육기관에 있는 분에게 자리 있냐고 물어보면서 이직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보였다. 그렇게 되면 월급이 반토막 난다고 옆에서 끼어드니 지금은 정말 못 견딜정도라 괜찮다고 말했다. 물론 실수령액을 듣기 전까지만 그랬다. 아무튼 몇 번의 농담과 진담이 오가고 대기업의 어마어마한 급여와 일반 기업의 급여차이에 따른 노동 강도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대기업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부정적 입장을 갖을 수 밖에 없는 태도이지만, 돈이 필요한 까닭에 대기업 취직을 선호하게 된다. 1~2년 늦더라도 대기업 취직이 옳다라고 말하는 건 수능시험을 세번, 네번 까지 다시 보는 상황이 이해가 된다. 굴지의 대기업으로 거듭나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삼성, LG, 현대의 창업자들을 다룬 < 경영의 신. 1: 누구의 인생도 닮지마라 >(다산북스, 2013)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각 창업자들의 이야기는 익히 듣고, 읽어서 잘 알고 있어 초반부는 약간 자세한 이야기에 작은 흥미로 읽어 나갔다. 중반, 후반으로 갈수록 도서는 정경유착과 관련된 지금은 공개(?)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뤄 정말 재미있었다. 정계의 방해로 사업 확장이 힘들었던 삼성, 대통령의 권유로 조선소를 설립해 현대중공업을 지금에 이르게한 현대는 희비가 엇갈리기는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탄탄하게 뻗어나가는 것으로 생각된다. LG도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혜택을 많이 받고 잘 성장했는데, 그런 탓으로 지금 항상 3위 수준에 머무르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확실히 정치와 경제가 유착되어 있고, 현재도 매우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주목할 정보가 많았다. 금융권, 통신사와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이 예전에 삼성, LG, 현대가 겪었던 상황이 오버랩되니 참으로 재미있었다. 지금도 정치와 기업인의 구도가 그리 좋아보이진 않는다. 고 정주영 회장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더라면 한국사회가 완전히 바뀌었을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예전 군사정권이 권력을 잡았을 때처럼, 경제인이 권력을 잡았다면 더 큰 혁신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그게 현 정권에 대한 기대였는데, 많이 충족시키지 못하고, 다음 정권을 기다리고 있다.
["안 깨지는 뚜껑 좀 만들어내지 못하나? 누가 그거 한번 연구해볼 수 없나?"
 구인회가 내뱉은 이 한마디는, 그들의 운명을 돌려놓는다. 한국에서 플라스틱 산업이 태동하는 순간이었다.] 201~202p
세분의 창업자들은 1차산업으로 시작해 발빠르게 2, 3차 산업을 넘어 첨단산업으로 넘어가며 끝없는 도전과 성공을 만들어냈다. 2012년 협동조합법이 발효되면서 2013년 현재 등록된 협동조합은 예측을 뛰어넘는다고 한다. 대기업의 출자구조가 폐쇄화되고 골목상권까지 점령하려하고 있어 대기업 프랜차이즈도 안 되고, 대기업 취직 경쟁률과 노동착취가 심해 그들과 일하는 건 정말 힘들어지고 있다. 이런 환경을 타계하고자 자생적인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창업자들이 일궈내었던 새로운 분야로의 개척이 필요한데, 기업을 물려받은 제2, 제3 경영자들은 이런 도전에는 둔감한 것 같다. 게다가 과거에도 있었던 불법적인 일들이 고도화되어 자금 흐름을 분석하는데도 전문가가 필요할 지경이다. 그룹 내에서 창업주들의 위대한 경영기는 다들 읽고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뒷이야기라던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영역에 대해서는 인지가 부족한 듯 하다. 대기업이 나아가야할 곳은 미개척지이다. 서민들의 골목상권이 아닌 것이다.
창업주들이 꿈꿨던 허허벌판과 모래사장에 엄청난 발전은 지금의 현실이 되었다. 모 광고에서 우주에 거대한 도시를 건설하는 광고를 보았다. 최근 우리나라가 스페이스클럽에 가입하면서 내가 봤던 광고도 현실이 되는게 성큼 다가왔다. 아무 것도 없는, 자금, 기술까지도 해외 차관으로 들여와야했던 과거, 돌파력을 승부했던 시절이 있다. 지금은 그런 무모함이 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교훈으로 삼을 수 있다. 골목으로 들어오는 대기업이 우주로 나가면 창업자들이 생각했던 누구보다도 진취적이었던 사업들을 실행할 수 있으리라 본다. 경영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미개척지로 나가 제 2, 제 3의 경영의 신이 되는 영광을 누리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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