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이야기
이지훈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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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할말이 많다. 직접적인 사용자이며, 생태를 잘 알기에 신용카드의 편리함과 악함, 카드사의 횡포를 지속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또 대출 금리를 조정하면서, 고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대출을 유도하는 정책(일명 꼼수)을 펴고 있어 경계해야 한다. 신용공여기간 조정, 가맹사에서 거두어 들이는 수수료가 그나마 피부로 느끼는 정책들인데, < 현대카드 이야기 >(쌤앤 파커스, 2012)를 보면 더 많은 꼼수를 보고, 격분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민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어버릴 가공할만한 상품부터, 서민들에게서 받은 돈을 소위 VVIP라는 부자들에게 퍼주는 사례들은 주먹을 쥐게한다. 이 책은 현대카드의 혁신적인 사례를 소개하는 책이다. 하지만 카드사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징수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점은 꼭 지적하고 넘어가고 싶다. 이를 제외한다면, 제1금융권 은행을 소유하지 않은 카드사로서 승승장구하는 현대카드를 치켜세울수 있다.
[대당 1억 2,000만~1억 3,000만 원이나 들여 이 독일제 인공지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이유 역시 스피드에 있다. 종전의 엘리베이터 대기시간은 평균 48초였는데, 이제는 20초로 빨라졌다. 그만큼 빠른 업무 처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33p
현대카드의 혁신은 스피드에 있다. 현행 금융권을 비롯한 카드사에서는 관료적인 성격이 강해 상위 관리자에게 결재를 받는 시간 소요가 크다고 한다. 게다가 다른 부서와 공동으로 협의해야하는 사항이라면, 그 결정에 걸리는 시간은 종잡을 수 없다. 그러나 몇 십억씩 되는 이벤트나 광고, 계약이라도 확실한 목적과 추진해야할 동기가 뚜렷하면, 결재선에 있는 임원부터 사장까지가 모두 채팅과 같은 시스템으로 정보가 공유되어 상위 결정권자가 빠르게 의사결정을 한다. 엘리베이터를 보통의 것을 사용하지 않고, 효율을 위해 인공지능 엘리베이터로 설치한 것은 이런 시스템의 하나이다.
스피드를 하면서 언급했지만, 의사소통이 직급, 계층간에 원할한 점도 지금의 현대카드를 있게 했다. 회의에서 보통 의견을 잘 개진하지 않지만, 현대카드에서 의견이 없는 사람은 내쫓기거나 생각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참여율이 높다. 또한 직급에 관계없이 의견을 잘 경청하고 반영하기 때문에 강요 없이도 발표가 활발하다는 소견이다. 일반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금융권의 분위기를 완전히 벗어난 현대카드는 유연하고 젊은 기업이라 할만큼 토론 문화가 정착한 것이다.
[현대카드는 직원들의 책상 위에 있는 사무용품부터 현대카드스러운 것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자석, 스테이플러, 종이컵, 머그컵 같은 것들이다. 직원 신분증도 바꾸었다. 기존 신분증에는 현대카드스러움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235p
2위 업체나 후발업체는 선두기업을 따라하기에 급급하다. 1위 업체에서도 후발 주자나 신규 업체가 하는 사업을 모니터링해서 벤치마킹(베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애플 같은 기업은 자신만의 색깔로 어필하고, 기업에서 만드는 제품 자체가 새로운 제품들이 된다. 현대카드도 초기에는 선두 업체를 따라하기 바빴다. 하지만, 소유주이면서 경영권을 가진 대표가 지휘하면서 자율권을 이용해 현대카드스러움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젠 메이저 카드회사로 현대카드가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인지도도 높은 신용카드로 기억된다. 알파벳 카드, 컬러 카드, 또 어떤 카드로 고객들에게 다가갈지 기대된다.
오래전 일이지만, 후배가 취업하고 나서 처음으로 만든 카드는 현대카드 였다. 연회비를 비싸게 지불하면서 만들었다고 하던데, 혜택이 많아서라고 했던 것 같다. 초기 신용카드는 지인이나 사은품 때문에 만드는 주목적이 아닌 매체였다. 하지만 지금은 해외 결제, 할부 거래, 신분 확인이나 지위를 드러내는 필수이자 정체성을 드러내기 주목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알고 쓰면 좋고, 잘 쓰면 더 좋다. < 현대카드 이야기 >는 카드사를 잘 알려주며, 정체된 카드사를 뛰어넘어 혁신을 실현한 현대카드를 잘 말해준다. 현대카드는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깼다는, 알을 깼다는 훌륭함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건전하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단계는 잘 밟고 있다는 생각이다. 점점 성장하고 완성되어가는 현대카드의 늠름한 모습을 본다면 기대감으로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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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일즈 천재가 된 홍대리 천재가 된 홍대리
신윤순 지음 / 다산라이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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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 시간부터 흰 와이셔츠를 입은 넥타이 차림의 젊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출근하는 사람들을 향해 인사하거나, 매장을 청소하는데, 양복차림임에도 유리창 세정제와 청소 도구를 이용해 열심히 한다. 진공 청소기와 물걸래를 이용해 조금 더 쾌적한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격려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내가 출근길에 항상 지나는 길의 자동차 매장. 최근 분위기 변화를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매장 홍보를 위해 힘쓰는 모습이다. 퇴근길에도 그곳을 지나게 되거나, 낮에 가끔 지나게 되면, 매장의 고객이 있는지 보게된다. 물론 없다. 아직까지 고객을 본적이 없다. 물론 시간이 맞지 않거나 시승하러 나가서 없을 수도 있겠지만, 자동차 매장이 다른 동종 매장과 너무도 동떨어져 있어서 일부러 그 제조사의 차를 보러 오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그래도 상위 세일즈 부서에서 지원을 나와 열심히 의기투합 하는 모습을 보면, 언젠가는 고객들이 찾아갈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도서 < 세일즈 천재가 된 홍대리 >(다산라이프, 2012)를 봤을 때, '이거 또 차를 판매하는 세일즈 이야기 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자동차 판매왕 도서를 연달아 읽었기 때문에 그런 선입견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다행이도, 다른 종류였으며, 지점과 본사를 넘어드는 복합적인 세일즈 구도에 새로운 매장까지 오픈하는 새로운 이야기도 있어 흥미로웠다.
[올해 안에 200% 매출 성장을 달성하려면 신규 개척이 필요하겠어. 하지만 지금은 기존 거래처를 확고하게 다지고 최대한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자. 우선 20개 지점을 위해 할 일을 정하고, 신규 개척은 한 달에 한 개 지점을 발굴해 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야지.] 109p
자동차 매장이라면 개척과 매출 신장의 규모를 쉽게 높이기 어렵다. 최근의 유가 상승과 도로 교통의 정체 심화는 자동차 이용에 대해 더 이상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서에서 잡은 아웃도어 시장은 다르다. 지금 어느 정도 시장이 형성되었으며, 대기업들이 자본과 규모로 접근하고 있지만, 중소 브랜드들도 아직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름 휴가철이 되면서 캠핑 도구로 시선이 쏠린 만큼, 트랜드를 잘 파악한 통합 마케팅은 저가 정책과 유명 브랜드를 내세운 전략보다도 효과적일 수 있다. 이야기가 실화는 아니지만, 요즘 이슈가 되는 시장을 타겟으로 잘 잡았다는 생각에서 집중을 할 수 있게해 다소 흔한 세일즈 영역의 이야기지만 신선했다.
세일즈의 기본인 진실과 고객들의 이야기 들어주기, 고객 파악하기, 자신감 있는 모습과 깔끔한 의상으로 신뢰감 주기는 책속에 잘 녹아져 있었다. 매뉴얼과 마인드라는 용어는 책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단어였는데, 이런 걸 의미한다. 베테랑 세일즈맨의 경우 매뉴얼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고객을 대할 때 미소를 잃지 않고, 판매자의 입장으로서 손색이 없다. 여기에 진실이라는 마인드가 들어가 있으면, 고객은 100%에 가깝게 세일즈맨을 신뢰하고 물건을 구매하지만, 마인드가 부족하면 냉철한 고객은 돌아설 것이다. 신입의 경우는 마인드는 되지만, 매뉴얼이 안 되 실패하고, 경력자에 경우는 반대인 경우로 실패할 수 있다. 꼭 판매가 아니더라도 사람을 대할 때 가식적인 사람은 티가 난다. 그 때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매뉴얼은 잘 되어 있는데, 마인드가 부족하다'가 되겠다. 개인적으로 영업이 아니기 때문에 매뉴얼이나 마인드를 항상 준비하고 다니지는 않는다. 물론 실전에서는 매뉴얼에 충실해서 행동하지만, 자신이 마인드가 안되어 있다고 느끼는 경우는 고객을 대하기가 미안할 정도이다. 사람을 대할 때 마인드가 우선이 되어야 하고, 매뉴얼을 형식이겠지만, 마인드가 되었다면, 매뉴얼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벌써 2주일째였다. 홍 대리는 한 손엔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또 다른 손엔 걸레를 들고 자신의 키도 훨씬 넘는 대형 유리창을 매일 아침마다 닦고 있었다.] 216p
예전에 오토바이용 헬멧을 제조하는 회사의 성공사례를 담을 책을 본 적이 있다. 제조사에서는 매장에 물건을 납품해야 하는데, 도저히 오토바이용 용품 매장에서 받아주지 않는게 문제였다. 그래서 세일즈 담당자는 거의 매일 가서 고객을 도와주고 유리창을 닦고 자신의 제품이 아니더라도 먼지를 닦아주는 일을 했다. 이에 감동을 받은 매장 주인이 입고를 허락해 하나 둘씩 매장을 늘려 갔으며 성공하게 되었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유리창을 닦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매장의 물건을 투명하게 보여주겠다는 것이며, 제품 뿐만아니라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겠다는 마음 가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진정한 세일즈 맨은 제품도 팔겠지만, 자신을 팔아야 한다. 매장의 유리창도 닦겠지만, 자신이 진열된 가상의 매장의 유리창도 닦는 것이다. 자신이 매장에 진열되어 있다면, 고객들이 그곳에 자신을 잘 볼 수 있도록 유리창을 잘 닦아야 한다. 신뢰가는 복장을 하고,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며, 고객을 진심으로 대하려는 태도가 그것을 것이다. 세일즈 성공 사례는 흔하지만, 가상의 사례를 '아웃도어'라는 소재로 그려낸 이 책은 재미와 교훈을 적절히 배합한 흔치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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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미래
조지프 나이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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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선 후보들이 출마선언을 하는 추세라 유력한 후보와 함께 하려는 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반대로 임기가 끝나가는 세력들에게서는 점점 멀어지려는 움직임이 보여 다방면에서 재미있는 구도가 나타난다. 이처럼 권력은 영원하지 않은데 한 순간이라도 그 권력의 맛을 보기 위해 달려드는 이들은 어리석게 보인다. 그러나 권력이 없어 서글픈 나날을 보내왔던 이들은 복수심에 불타 이를 잡으려고 계속 노력하는 것이다. 지금도 '나는 누구와 어떤 사이다', '내가 누구인줄 알아?'라는 말을 하며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접근하는 이들을 보면 오히려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한낱 꿈에 불과한 권력은 점점 의미를 잃어가는데 왜 사람들은 아직도 권력을 찾는지 이해할 수 없다. < 권력의 미래 >(세종서적, 2012)에서도 이렇게 무의미한 권력의 변화에 대해 다루며 지금 갖고 있는 권력의 유효하지 않음을 설파한다.
[아주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용어인 '권력'은 몹시 파악하기도 힘들고 측정하기도 어려운 개념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그 개념이 무의미해지지는 않는다.] 25p
그렇다. 드래곤볼에 나오는 전투력 측정기, 스카우터처럼 직급이나, 직무에 따라 권력이 정확히 측정되거나 정해져 있지 않다. 그래서 때로는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가도 잠깐의 실수나 자리비움으로 순식간에 권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2011)에서는 최민식이 가족관계를 이용해 권력을 잡으려하지만, 조직폭력배 사이에 퍼져있는 권력구조와 주먹 서열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때론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권력이 상승하긴 했지만, 역시 엎치락 뒤치락하며 죽을 고비까지 넘기게 된다. 국내 정치사를 보면 대통령에서 수감자로 전락하고, 일반 변호사에서 시장이나 대통령으로 올라가기도 하는 수직 상승과 강하의 굴곡이 심하다. 발전한 나라일 수록 신분간의 이동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옛날 처럼 절대 왕권을 가진 시대보다 개선되긴 했다. 군사력과 경제력 또는 미래의 새로운 힘으로 잡은 권력은 각 영역에서 독립적일 수 있다. 아니면 조종하고 명령할 수 있는 특수한 장치나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이동되기도 한다. 5장에서 다루는 '분산과 사이버 파워'가 바로 새로운 힘에 해당되는데,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사이버 영역은 워낙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비국가적 행위자들과 약소국들이 저비용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193p
우리나라는 군사력과 경제력에서 부진했으나, 이동통신과 인터넷에 기반한 사이버 파워로 세계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펼치고 있다. 물론 그만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위험해진 것은 사실이나, 군사력이나 경제력만 가진 나라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권력을 드러낼 수 있다. 도서에서는 진입 장벽이 낮은 사이버 영역의 권력을 두 가지로 나눴다.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 인데, 사이버 영역으로 노출된 기반 시설 등에 침투해 제어권 갖게 되는게 전자이고, 사어버 세상에서 캠페인을 펼쳐 많은 이들을 설득하는 게 후자이다. 현재 방영 중인 국내 드라마 < 유령 >(SBS, 2012)은 사이버 영역의 하드 파워를 발휘하는 타국 해커들을 잘 그려 위기 의식을 높여주었으며, 앞으로 대두될 사이버 영역을 잘 다루고 있다. SNS를 통해 확산되는 비윤리적인 시민들의 신상도 소프트 파워를 보여주는 것이므로 두 힘을 가까이서 지켜봤다면 이 책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저자는 권력의 정의를 명확히 하기 보다는 고전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컸던 힘들이 이동과 전이를 통해 빠져나가고, 사이버 영역으로 모여들거라는 전망을 보여준다. 하루하루 사이버 파워를 실감하고 있는 이 때 적절한 시기에 좋은 화두를 던졌으며,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나눠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권력이 어디로 넘어갈지도 모르며, 또 어떤 영역으로 이전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향후 몇 년 간은 군사력과 경제력이 사이버 영역으로 흘러가리라는 건 확실하다.
도서의 결론은 스마트 파워이다. 미국의 과도한 하드 파워 사용으로 위기를 맞은 후, 소프트 파워와 하드 파워의 '영리한 조합'인 스마트 파워를 잘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 도서 말고도 국제 정세의 스마트 파워를 다룬 도서는 매우 많다. 논문과 국제통상학의 연구 결과들이 많이 나와있는 만큼 글로벌 사회에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하드 파워 -> 소프트 파워 -> 스마트 파워로 이전되는 권력의 미래를 읽으며, 국제 정세에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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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지능 - 불안한 시대를 현명하게 사는 삶의 원칙
브루스 와인스타인 지음, 송기동 옮김 / 다산라이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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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은 이사를 했지만 충무로에 거주할 때는 가끔 대한극장에서 조조영화를 봤다. 가격도 싸고 광고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자주 갔었다. 그런데 한 번은 직원이 잠깐 자리를 비워, 티켓을 발권하긴 했지만 확인 없이 들어간 적이 있다. 그 때 티케팅을 안 했어도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티켓 없이 들어가 볼까 생각해 봤으나, 이사할 때까지 해보진 않았다. < 윤리 지능 >(다산라이프, 2012)에서는 이런 도덕적 갈등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생각할 수 있는지 화두를 던진다.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상황을 제시하기 때문에 다시 그런 상황이 오면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 해답을 주기도 한다. 도서 < 정의란 무엇인가 >와 함께 도덕성에 대해 사색할 시간을 제공한다.

[어느 날 열두 살짜리 아들과 함께 영화관에 갔는데, 매표소에 '어린이(열한 살까지) : 6달러 / 성인: 12 달러'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그 안내문대로라면 당신의 아들은 성인에 해당된다. 이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61p

요즘에는 진열되어 있는 물건을 결제하지 않고 가져가기가 쉬워보인다. 그래서 가끔은 작은 절도를 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요즘은 CCTV 도 많고 해서 윤리 정신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환경이 갖춰진 세상이라 범죄가 줄어든 편이다. 지하철의 개찰구를 보자. 역무원들이 직접 나와 확인하기 때문에 무임승차가 거의 불가능하다. 대중교통에서 일어나는 도덕성 결여는 버스에 가끔 있다고 한다. 사람이 많을 때는 도착지에 가기 전에 하차 단말기에 미리 접촉해 교통비를 절약하는 사례이다. 윤리 지능 보다는 돈을 절약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 것이다. 빠르고 편하게 하기 위해 남의 편의성을 가로채는 경우와 돈을 절약하기 위해 몰래 남의 물건을 사용하는 등의 행동은 처음 시도로 결정된다. 한번 시도를 했다면 그 이후로는 양심의 가책이 줄어든 채로 계속 범죄에 가까운 일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문화인으로서 어떻게 행동할까인가는 부의 축적과는 다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원래 나쁜 사람은 나쁘고, 아무리 가난해도 착한 사람은 착하다. 그래서 너무 착하기만 하면 바보가 되어 버리고 말아 적당히 나쁜 짓을 하며 살라고 하기도 한다. 윤리 지능을 읽으며 또 어떤 때에 도덕적 판단의 갈림길에 서는지 생각하게 한다.

[결국 두 사람은 몰래 공짜 영화를 보고 나왔다. 그들은 윤리적으로 똑똑하지 않은 일을 하고도 무사히 빠져나왔지만 이것은 분명 옳지 않은 행동이다.] 222p

학교에 졸업증명서를 발급 받기 위해 무인기기를 찾아갔다. 몇 개월 전만해도 무인 기기에서 발급하는 경우는 500원 이었는데, 시스템이 바뀌고 나서 300원으로 줄었다. 게다가 인터넷은 2500원에서 1500원으로 가격이 낮아져 매우 놀랐다. 보통은 수수료를 더 받기 위해 노력하는데, 더 편리해지고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명을 읽어보니 외부에서 출력하더라도 학교 IP주소를 사용하면 동일한 수수료가 적용된다는 글을 발견했다. 학교에 있으면 굳이 무인 발급기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까지 준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IP 주소 변조를 통한 발급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에 대한 것이다. 교내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충분히 IP주소를 변경하는게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윤리 지능을 읽으며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데에서 갈등을 줄이는 가 싶었는데, 다시 어처구니 없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IP 주소를 변조할 수 있는 상황을 막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여 제안하는 등을 시도해보는 걸로 생각을 바꿨다. 물론 증명서가 또 필요해질 때 과연 어떻게 행동할지는 그 때 가봐야 할 것 같다. 자기 합리화 관점에서 보면, 과금되는 비용은 학교로 직접 가기 보다는 외부 대행사에서 많은 부분을 가져가기 때문에 별로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결정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풍스러운 생각을 하고, 책을 읽어도 사람의 판단은 이성보다 감성에 더 치우쳐서 항상 갈림길에서 고통을 겪어야만 한다.

[윤리적으로 똑똑한 선택을 하는 것은 명예롭고 유익한 삶의 방법이다. 이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자 궁극적으로 당신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더욱 행복해지는 길이다.] 255p

에필로그의 '그래서 어떻다는 거죠?'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다. 앞서 말했듯이, 아무리 '난 윤리적으로 살거야'라고 결정해도, 상황에 닥치면 반드시 윤리적 결정을 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 자신만의 문제면 모르겠지만, 가족, 친구, 지인들과 관계가 되어있다면, 범죄도 저질러야 하고 거짓말도 해야할 상황이 올 수 있다. 도서 후미에 좋은 책들을 많이 추천해 준다. 이 책들도 추가로 읽는다면, 판단에 대한 결정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독자들은 이런 책들을 읽고 윤리적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윤리적 판단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는데에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윤리지능의 다섯가지 원칙도 알아보고, 윤리지능 테스트도 받아보면서 잠들어 있던 윤리지능을 깨운다면, 현시대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윤리적 인간으로 발돋움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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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 스토리 - 착한 아이디어가 이루어낸 특별한 성공 이야기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지음, 노진선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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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신 같은 디자인의 이상한 신발을 보고, 저게 뭐지라고 생각했었다. 그 때는 대학원 연구실에 있을 때로, 후배 한 명이 TOMS라고 적인 신발을 신고 들어왔을 때, 의문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 신발을 구입하면 어린아이에게 신발이 기부된다고 말했던 것이다. 그래서 가격도 알아보고 구매를 시도했으나, 일반 브랜드 운동화와 비슷한 가격대라 그 보다 저가를 선호하는 나에게 구매욕을 자극시키지는 못했다. 그리고 종종 ABC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TOMS를 볼 때면, 아직 인기가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도서 < 탐스 스토리 >(세종서적, 2012)를 발견했을 땐, 관심있는 회사였는데 참 잘됬다고 느끼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Tomorrow's Shoes의 축약으로 TOMS가 되었다는 흥미있는 사실도 읽을 수 있었다. 최근 환경 단체 및 복지 단체들이 늘어나고 주변에 유사 단체 종사자가 많아지고 있어, 이야기거리가 많은 차에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성공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이야 변함없지만, 성공의 정의가 달라졌다. 성공을 지위나 돈과 동일시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이제는 성공의 개념이 세상에 무언가를 기부하고,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따라 일하면서 사는 것으로까지 확대되었다.] 35p

저자가 인용문처럼 느꼈다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세상은 좋아졌다는 말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이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변화되지는 않았지만, 움직임은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대체 돈을 계속 축적하고 세습하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하는지 전혀 알 수 없고, TOMS 처럼 아예 처음부터 아이들에게 신발을 주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 발상도 놀랍다. 한 복지 단체에서 장바구니를 판매한 수익금으로 아이들을 돕는다고 하여 지인의 회사에서 장바구니를 지급하는 사업을 했다. 좋은 의미로 시작했지만, 장바구니 생산 업체를 복지단체에서 지정하는 등의 내부적 관행이 아직 남아있어 중간의 사업적 관계는 끊을 수 없는 영역으로 남아있다. 대기업에서도 복지단체에 기부활동을 많이 하지만, 갑을관계, 계약관계로 연결되어 있고, 복지단체와 복지단체 간에도 규모에 따라 서열 같은게 있다고 하니 아직 갈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라 이 책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주 주었다.

도서에서는 TOMS의 창업 이야기부터, 1만 켤레를 판매한 후, 1만 켤레를 싣고 아르헨티나를 방문하는 실화가 적혀있다. 저자와 친구들은 매우 보람을 느꼈고, 감동에 벅차 이야기를 전했다. 이제 그들의 사업은 어느정도 안정을 찾고 대형 백화점과 유통 업체들은 쉴새 없이 주문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아이들에게 신발을 주기 위해 유통하기 보다는 매출과 고객 유치를 위해 발주한다는 사실이었다. 소비자들은 정말 좋은 목적으로 신발을 구매하는데, 유통업체들은 아직 그런 생각을 갖기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형 매장에서 생색내기로 하는 캠페인보다는 지속적으로 좋은 목적을 갖고 사업하는 TOMS같은 회사들이 잘되어야 하는데, 이런 슈퍼 갑들에게 휘둘리고 있어, 좋은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신발 퍼주기 대장, 신발 끈끈이, 고우신-발, 신발로 킥, 신발 끈, 신발 세상, 신발 좋아, 이것만이 내 신발] 121p

옮겨 놓은 별명 같은 단어들은 바로 TOMS의 직함이다. 부장, 차장, 과장, 대리, 사원 같은 직함이 없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직함으로 정하면 된다. 수직적인 관계도 타파하고, 대외적으로도 좋은 효과를 거두는데, 상대 회사에서 직원들의 직함으로 평가하지 못하는 것이다. 보통 대리나 과장이라고 하면, 경력이 얼마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데, 창의적인 직함을 사용하면 직원의 위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한다고 한다. 또한 부사장 등의 직함을 가진 사람은 일개 직원이라는 느낌을 받아 좋지 않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그런지 명함도 연예계 거물들의 명함을 재활용해 사용하는 기이함을 보여주었다.

[사실 나는 잘 몰랐다. 7.5센티미터의 웨지힐을 신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 날 나는 회사에서 웨지힐을 신고 다녔고, 직원들은 그런 내 모습을 보며 깔깔댔다. 연달아 이틀 동안 신고 다닌 결과, 나는 웨지힐이 정말로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웨지힐에 익숙하지 않은 내게 꽤 높기는 했지만.] 197p

일전에 영업쪽에 종사하는 남자분으로부터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오래 전에 여성 생리대를 판매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말이 가관이었다. 그를 비롯한 판매 직원들이 직접 여성용 생리대를 착용해 봤다는 것이다. 기존 제품과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을 직접 비교하면서 마케팅을 하였고, 고객의 입장에서 접근했다는 것이다. 확인은 하지 못했지만, 매우 성공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하였다. 저자는 일일이 모든 제품을 착용해 보지 않았지만, 고객과의 대화에서 필요성을 느꼈고, 직접 실행에 옮김으로써 신뢰를 얻으려 했다. 아이스크림 만드는 공장 직원들은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또 의사들은 라식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소리도 들었다. 신뢰를 얻으려면 직접 자신이 체험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 저자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에 대해 많이 배웠을 거라 생각하며, TOMS가 계속 발전하는데 영감을 얻었으리라 기대한다. 처음부터 돈이 아닌 신발 기부를 위해 시작한 기업 TOMS. 전 세계에 신발이 없어 부상과 감염에 노출되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는 TOMS와 고객들의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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