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이야기
이지훈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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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신용카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할말이 많다. 직접적인 사용자이며, 생태를 잘 알기에 신용카드의 편리함과 악함, 카드사의 횡포를 지속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또 대출 금리를 조정하면서, 고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대출을 유도하는 정책(일명 꼼수)을 펴고 있어 경계해야 한다. 신용공여기간 조정, 가맹사에서 거두어 들이는 수수료가 그나마 피부로 느끼는 정책들인데, < 현대카드 이야기 >(쌤앤 파커스, 2012)를 보면 더 많은 꼼수를 보고, 격분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민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어버릴 가공할만한 상품부터, 서민들에게서 받은 돈을 소위 VVIP라는 부자들에게 퍼주는 사례들은 주먹을 쥐게한다. 이 책은 현대카드의 혁신적인 사례를 소개하는 책이다. 하지만 카드사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징수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점은 꼭 지적하고 넘어가고 싶다. 이를 제외한다면, 제1금융권 은행을 소유하지 않은 카드사로서 승승장구하는 현대카드를 치켜세울수 있다.
[대당 1억 2,000만~1억 3,000만 원이나 들여 이 독일제 인공지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이유 역시 스피드에 있다. 종전의 엘리베이터 대기시간은 평균 48초였는데, 이제는 20초로 빨라졌다. 그만큼 빠른 업무 처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33p
현대카드의 혁신은 스피드에 있다. 현행 금융권을 비롯한 카드사에서는 관료적인 성격이 강해 상위 관리자에게 결재를 받는 시간 소요가 크다고 한다. 게다가 다른 부서와 공동으로 협의해야하는 사항이라면, 그 결정에 걸리는 시간은 종잡을 수 없다. 그러나 몇 십억씩 되는 이벤트나 광고, 계약이라도 확실한 목적과 추진해야할 동기가 뚜렷하면, 결재선에 있는 임원부터 사장까지가 모두 채팅과 같은 시스템으로 정보가 공유되어 상위 결정권자가 빠르게 의사결정을 한다. 엘리베이터를 보통의 것을 사용하지 않고, 효율을 위해 인공지능 엘리베이터로 설치한 것은 이런 시스템의 하나이다.
스피드를 하면서 언급했지만, 의사소통이 직급, 계층간에 원할한 점도 지금의 현대카드를 있게 했다. 회의에서 보통 의견을 잘 개진하지 않지만, 현대카드에서 의견이 없는 사람은 내쫓기거나 생각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참여율이 높다. 또한 직급에 관계없이 의견을 잘 경청하고 반영하기 때문에 강요 없이도 발표가 활발하다는 소견이다. 일반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금융권의 분위기를 완전히 벗어난 현대카드는 유연하고 젊은 기업이라 할만큼 토론 문화가 정착한 것이다.
[현대카드는 직원들의 책상 위에 있는 사무용품부터 현대카드스러운 것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자석, 스테이플러, 종이컵, 머그컵 같은 것들이다. 직원 신분증도 바꾸었다. 기존 신분증에는 현대카드스러움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235p
2위 업체나 후발업체는 선두기업을 따라하기에 급급하다. 1위 업체에서도 후발 주자나 신규 업체가 하는 사업을 모니터링해서 벤치마킹(베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애플 같은 기업은 자신만의 색깔로 어필하고, 기업에서 만드는 제품 자체가 새로운 제품들이 된다. 현대카드도 초기에는 선두 업체를 따라하기 바빴다. 하지만, 소유주이면서 경영권을 가진 대표가 지휘하면서 자율권을 이용해 현대카드스러움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젠 메이저 카드회사로 현대카드가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인지도도 높은 신용카드로 기억된다. 알파벳 카드, 컬러 카드, 또 어떤 카드로 고객들에게 다가갈지 기대된다.
오래전 일이지만, 후배가 취업하고 나서 처음으로 만든 카드는 현대카드 였다. 연회비를 비싸게 지불하면서 만들었다고 하던데, 혜택이 많아서라고 했던 것 같다. 초기 신용카드는 지인이나 사은품 때문에 만드는 주목적이 아닌 매체였다. 하지만 지금은 해외 결제, 할부 거래, 신분 확인이나 지위를 드러내는 필수이자 정체성을 드러내기 주목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알고 쓰면 좋고, 잘 쓰면 더 좋다. < 현대카드 이야기 >는 카드사를 잘 알려주며, 정체된 카드사를 뛰어넘어 혁신을 실현한 현대카드를 잘 말해준다. 현대카드는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깼다는, 알을 깼다는 훌륭함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건전하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단계는 잘 밟고 있다는 생각이다. 점점 성장하고 완성되어가는 현대카드의 늠름한 모습을 본다면 기대감으로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www.wec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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