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마흔, 이순신을 만나다 - 삶을 바꾼 열다섯 번의 위대한 만남
박종평 지음 / 흐름출판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 한창 역사 의식에 대한 이야기가 이슈가 되는 가운데, 예능에서도 역사 의식 고취 및 역사에서 반드시 알아야할 사건들을 주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연도를 외우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그 일이 왜 일어났으며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한다던지, 교훈을 얻어야 된다든지 하는 내면적 의미를 깨닫는게 더 중요하다. 공중파에서는 정치적 입장을 객관적으로 유지해야 하므로 조심스러울 수 있는데, 글자 하나, 말 하나에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민감한 시기에는 더욱더 주의해야 한다. < 흔들리는 마흔, 이순신을 만나다 >(흐름출판, 2013)는 역사가 주된 전달 사항이 아니지만, 역사가 중요시 되고 있는 시점에서 역사를 리마인드 하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책으로 생각할 수 있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하지 않았나!

1594년 9월 3일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고(지피지기 백전백승), 나를 알고 적을 모르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질 것이다(지기부지피 일승일부), 나를 모르고 저고 모르면 매번 싸울 때마다 반드시 패할 것이다(부지기부지피 매전필패)

1954년 11월 28일 일기 뒤의 메모] 49

류성룡이 전해준 <증손전수방략>에는 '지기지피 백전백승'이라고 나온다고 한다. <손자병법>만 알고 있는 나는 '지피지기 백전불태'만이 문헌에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은 아는 대상의 순서이다. 손자병법은 적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되어있는데, 증손전수방략은 나를 먼저 아는 것으로 되어있는 것이다. 적을 파악하려면 나를 알아야 기준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기'가 '지피'보다 앞서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마흔은 논어에서 불혹이고, 쉰이 지천명으로 마흔에는 나를 잘 알게되어 미혹되지 않고 쉰에는 하늘의 뜻까지 알게 되나 보다. 자신을 잘 알아야 흔들리지 않는데, '지기'를 먼저 생각했던 이순신의 태도를 잘 설명한 듯 하다.

[무슨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바로 목숨을 걸 정도로 하는 것을 말한다. 말로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 것이다. 그럴 때만이 어떤 어려움도 다 극복할 수 있고 원하는 성공도 할 수 있다. 필사즉생하라. 거기에 답이 있다.] 183

지킨다는 것은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책임을 지는 것이라 한다. 자신을 포기해야 다른 것을 지킬 수 있는, 결과적으로 양자택일이 된다. 어떤 일을 책임진다는 건 같은 맥락에서 목숨을 걸어야 한다. 항상 이런 태도로 목숨을 다해 집중해 추진한다면 정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겠다. 필사즉생 정신이 핵심이다. 정년이 짧아지고, 가족 부양에서 최고점이 되는 나이가 바로 마흔이다. 그래서 직장에서 뒤쳐지지 않고 10년 이상 선전하기 위해서는 정말 필사즉생의 정신이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 처음에 나를 알고 어느 정도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는지 판단해 아낌 없는 노력으로 살아야하는 마흔이라 슬프기도 하다. 마흔을 살아가는 사십대들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라 정말 이렇게 하루하루를 목숨 걸로 생활하는지도 모른다.

[이순신과 악비의 죽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순신은 불패의 명장이자 백성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위대한 리더였지만, 의심 많고 무능한 지배층의 정쟁에 희생되어 감옥에 갇히고 백의종군을 해야 했다. 복권된 뒤에 노량해전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255

바르게 말하고 선비정신을 보이는 이들은 생이 짧다. 그리고 인정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영화 <미나문방구>(2013)에 나오는 상습 고액 체납자들 처럼 나쁘게 사는 사람들이 잘먹고 잘 살기 때문에 오래 살고 악의적인 기득권을 이용해 오히려 유명해지기도 한다. 이순신은 당시에 어떻게 평가되었는지는 잘 모르나, 현재는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의 생활이 부유하고 편했다면 약간의 이슈가 될 수는 있었겠지만, 항상 바다에서 초췌하고 안스럽게 살아갔다. 누명을 쓰기도 해 하루라도 편하게 좋은 지방에서 보낸적이 거의 없는 안타까운 삶을 산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나쁜사람들이 더 잘 사는 세상이다. 서른, 마흔이면 어떻게 사는 게 더 자신에게 맞는지 결정해서 살고 있겠지만, 항상 편한 삶을 동경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선비와 같은 삶이 마음으로는 훨씬 편하다는 것을 알면 이순신처럼 청렴하게 살아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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