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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푸드 트럭 ㅣ 라임 청소년 문학 30
제니퍼 토레스 지음, 김선영 옮김 / 라임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요즘 푸드트럭이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고, 방송에도 나오고, 사람들 사이에서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
외국인 작가가 쓴 책 제목에 푸드트럭이 들어간 것을 보니 푸드트럭은 우리나라만의 문화가 아니고, 세계적인 문화인 모양이다.
"오, 나의 푸드트럭"
핑크빛 푸드트럭과 청소년 세 명이 그려진 책 표지에서 어떤 내용일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읽어가며 푸드트럭이 보여주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이 책은 열 네 살의 여자 청소년의 일상과 고민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타국에서 미국으로 온 아빠가 운영하는 푸드트럭이 어쩌면 이 소설의 주요 무대이다.
티아페를라라는 푸드트럭은 과거 조경회사에서 정원사로 일하던 아빠가 생계를 위해 운영하는 사업장이다.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아빠, 마트에서 캐셔로 일하는 엄마, 그리고 이 소설의 주인공 스테프는 부유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단란한 가족생활을 하고 있는 가족이다.
하지만, 스테프에게는 아주 큰 고민이 있다.
그것은 부모의 과잉 보호이다.
"나는 우리 부모님을 절대로 설득하지 못합니다."
열 네 살이나 된 청소년에게 부모의 지나친 관심과 보호와 구속은 적지않은 부담과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타국에서 미국으로 왔기에 아직은 낯설기도 하고, 여러 위험 요소들이 민감하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아빠와 엄마의 과잉 보호가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테프의 편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시대가 변했고, 아이들도 이제 예전보다 많이 조숙하기 때문이다.
부모로부터 과잉보호를 받는 스테프의 일상 이야기에서 이 책은 스테프와 비슷한 연령대의 청소년들에게 많은 공감과 동감을 줄 것으로 생각되었다.
부모에게 자녀는 항상 어린 아이 같고, 보호해주고 싶고, 관리해주고 싶은 대상이기 때문이다.
유명 가수 콘서트에도 사람이 많은 곳은 위험하다면서 가지 못하게 하고, 휴대폰을 주면서 하나하나 체크하려 하고, 딸을 혼자서 집에 두려하지 않는 것 등은 스테프가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래도, 아빠와 엄마는 자상하고 성실한 부모이고, 스테프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서도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은 가족이다.
이야기는 롤러코스터를 타 듯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 간다.
비비아나 베가 콘서트에 가고 싶은데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우연히 콘선트 티켓을 확보하게 되고, 콘서트 티켓이 있어서 가려니 부모의 극심한 반대로 스테프는 결국 콘서트에 못가게 되고, 콘서트에 못가서 그렇지 않아도 속상한데 아빠의 푸드트럭 주말 일을 도우러 나가야 되고, 하필이면 그 날 푸드트럭은 비비아나 베가 콘서트장에서 장사를 하고, 거기서 어느 여성에게 음식을 팔았는데, 그 여성이 비비아나 베가로 밝혀지고...
이야기는 읽을수록 재미있고, 열 네 살 소녀가 겪는 일상으로서 충분한 공감이 된다.
우연이 필연이 되는 내용도 재미가 있다.
아서가 즐겨먹는 밀가루와 우유, 달걀, 견과류, 육류가 안들어 간 메뉴를 비비아나 베가가 주문해서 먹는 것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재미있는 필연이다.
푸드트럭에 위기가 찾아 온다.
시청에서 푸드트럭 관련 조례 변경을 예고하면서 까다로워질 조례로 인해서 스테프 아빠의 푸드트럭 운영에 위기가 온다.
그 위기를 잘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 페이지를 계속 넘겼다.
스테프에게는 다양한 친구들이 있다.
축구선수 친구도 있고, 음식에 예민한 친구도 있고, 부자이면서 새침떼기인 친구도 있다.
스테프의 학교 생활 속 이야기도 많이 언급되는데, 어느 중학교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시 조례를 수정하기 위한 공청회에서 스테프는 아빠의 든든한 지원세력으로 목소리를 높여서 설득력 있께 한 마디를 한다.
다행히 공청회에서 시 조례 수정 안에 대한 표결은 스테프 아빠에게 불리하게 결론 나지는 않았다.
스테프의 공이 컸다.
스테프의 마지막 발언이 시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 소설의 결론은 절반의 해피엔딩이다.
스테프 아빠의 푸드트럭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아니고, 스테프 아빠는 푸드트럭 운영을 그만두고 다시 정원사 일을 하기로 한다.
오래되어 낡은 티아페를라를 대신할 푸드트럭을 구입하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정원사 일을 다시 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스테프의 능력이 또 발휘된다.
티아페를라를 처분하길 원치 않는 스테프는 티아페를라에 그림칠을 해서 다시 산뜻하게 변신을 시킨다.
티아페를라는 타코 여왕으로 다시 태어나고, 스테프 아빠는 오랄레를 외친다.
'오랄레'는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그래, 좋지!, 맞아, 물론이지 등의 긍정의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라고 한다.
이제 중학교 1학년인 스테프에게는 소녀다운 모습과 어른스러운 모습이 함께 있다.
부모의 과잉 보호 때문에 적지않은 스트레스를 받지만, 아빠의 푸드트럭 일도 열심히 돕고, 학교 생활도 열심히 하는 성실하고 착한 아이이다.
스테프가 공부를 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스테프는 완벽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중학교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학생들이 읽기에 좋은 소설이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공감을 느끼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청소년들의 마음과 심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부모와 중학생이 함께 읽기에 재밌고 유익한 소설이다.
약간의 역경과 고난이 있지만, 그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밝게 살아가고 있는 스테프가 참 예쁘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 오, 나의 푸드트럭은 라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