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라임 청소년 문학 27
은이결 지음 / 라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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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출간된 청소년 소설을 읽는 재미는 무엇일까?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여진 소설인데, 청소년들에게 어떤 재미와 교훈을 줄까?

학교 교과 공부하기에도 너무나 바빠서 고전소설을 읽을 시간 조차도 없을 것 같은데, 

현대 청소년 소설이 청소년에게 줄 수 있는 재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현실감이 충분히 반영된 스토리이다.

'#구멍' 책은 은이결 작가가 쓴 세 편의 청소년 소설이 담겨진 책이다.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통을 겪는 청소년이 주인공이고, 현실감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 스토리가 돋보이는 청소년 소설집이다.


 

#구멍에 실린 세 편의 소설은 그 여름의 소문, 서툰 배웅, #구멍이다.

그 중에서 가장 재미를 준 소설은 #구멍이다. 

소설 제목 앞에 해시태그(#)를 붙인 이유는 모르겠다. 

내게 가장 큰 재미를 준 소설이 대표 제목으로 쓰여서 제목 선정의 이유에 깊은 동감이 들었다. 


'그 여름의 소문'은 마트에서 도둑질을 한 청소년인 형규가 주인공이다.

친구들과 함께 마트에서 도둑질을 하다가 CCTV에 찍히게 되고 마트 주인의 신고로 인해 학교에서 도둑질이 알려지게 된다.

그런데, 세 명이 함께 한 도둑질인데, 형규만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형규는 동네에서 상습범이라는 오해를 받고, 집에서 근신하게 된다.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 있던 형규는 술에 빠져사는 아빠에게 학대를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훈이라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장난같은 도둑질로 큰 벌을 받게 되는 형규는 비록 나쁜 짓을 했지만 순수해보이는 아이이다.

형규가 훈이를 생각하는 내용과 집안의 전설적인 사고뭉치라는 삼촌에 대해 생각하는 내용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도둑질이 가벼운 소꼽장난이라고 할 수 없는 범죄행위지만, 형규의 도둑질은 소꼽장난처럼 보인다.

그런데, 형규의 이야기가 주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평범하면서도 조금 특이한 청소년기 아이의 순수하면서도 장난스러운 모습을 형규에게서 보았다. 


'서툰 배웅'은 낚시터가 있는 저수지를 배경으로 하는 조금 으시시한 이야기이다.

어른 흉내를 내는 듯 술을 마시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에피소드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서툰 배웅 이야기의 핵심은 병규라는 아이의 갑작스런 죽음과 그 죽음을 대하는 주인공의 모습, 그리고 갑자기 낚시터에 나타나 어느 여학생과 병규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병규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시내에 놀러가자는 제안을 거절한 것에 대해서 많이 후회하는 모습에서 짠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병규의 여친이 될 수 있었다는 유나의 미스테리한 모습은 소설이 줄 수 있는 극적 재미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병규는 왜 죽었을까?

아직은 살아가는 것이 서투른 청소년이 친구를 보내는 모습을 서툰 배웅이 보여주고 있다.


'#구멍'은 정말 재밌게 읽은 소설이다. 

구멍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헛점투성이인 것을 의미한다.

ROTC 출신의 교사인 완벽주의자 아버지 밑에는 빤드시라는 큰 아들 필현이와 구멍이라는 둘째 아들 우현이가 있다. 

빤뜨시라는 별명과 구멍이라는 별명이 재미있게 느껴졌고,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인지 확실하게 느껴진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잠시 연수를 떠난 사이에 우현이는 형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리고, 동네에서 영업하는 토스트 푸드트럭에서 우현이가 주인 대신에 잠시 가게를 봐주는 일을 하게 된다.

우현이네가 이사를 가고, 우현이가 부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형과 생활하고, 우현이가 우연히 푸드트럭에서 대신 일해주는 내용은 소설이나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구멍에는 큰 반전이 몇 개 있었다.

우현이가 만났던 푸드트럭 주인이 보여주는 반전, 우현이의 아빠의 실체에 대한 반전이 나를 놀라게 했다.

완전 깜짝 놀랐다.

반전이 주는 놀라움과 재미가 #구멍을 재미있게 읽게 해주었다.

우현이는 완벽주의자인 아버지에게도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 아버지를 도와주고자 결심한다. 

헛점이 많아서 구멍이라는 별명을 얻은 우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 소설이다.


세 편의 소설을 읽고서 청소년들에게 최근에 쓰여진 청소년 소설이 왜 필요한 가를 느끼게 되었고, 

고전소설이 주는 재미와 교훈과는 다른 재미와 교훈을 느낄 수 있었다.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현실감있게 보여주면서 그 속에서 삶에 대한 고민과 행복을 보여주었다.  


세 편의 소설의 연관성을 굳이 따지고 싶지도 않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성장통을 겪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로만 느끼고 기억하고 싶을 뿐이다.

한순간의 장난질 같은 도둑질로 상습범으로 몰리지만 둘러싼 환경과 타인을 미워하기 보다는 학대를 받는 아이를 생각하는 형규, 세상을 먼저 떠난 친구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살면서 낚시터를 하는 부모님을 돕고 사는 남중이, 헛점 투성이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있으면서 생각이 깊은 구멍 우현이가 보여주는 이야기가 소설로서의 재미를 주고 뭔가 가슴에 짠하게 남는 여운을 주었다.


구멍...

나도 어쩌면 구멍이다.

하지만, 헛점투성이인 구멍일지라도 사람 냄새나는 인간적인 구멍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소설 #구멍이 주는 반전과 재미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 #구멍은 라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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