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의 혁명 - 역사가 감추려 한 진실을 쫓다
김대곤 지음 / 필요한책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세상 모든 일은 양면적이고, 서로 다른 두 가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흑과 백이 있고, 빛과 어둠이 있고, 진보와 보수가 있고, 찬성과 반대가 있다.

어떤 일에 대한 해석에도 양면적인 두 가지의 모습이 있다.

역사에 대한 해석도, 인물에 대한 해석도 양면적이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고, 주말마다 수많은 군중들이 촛불을 들고 겨울한파 속에서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나에게 관심을 끄는 인물은 김재규 부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출생과 그 전의 과거를 궁금해하면서 10·26 사태의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아직 관람하지는 못했지만, 10·26 사태를 다룬 영화 '그때 그사람들'도 관람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으니 

10·26 사태와 김재규 부장에 대해서 내가 느끼는 궁금증이 매우 컸다.


김재규 부장은 왜 박정희 대통령을 제거하였을까?

과연 10·26 사건은 혁명인가? 아니면, 사태인가?


 

이 책의 제목은 '김재규의 혁명'이다.

저자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비서관과 춘추관장을 역임하신 분이다.


이 책은 김재규 부장의 평가에 대한 양면의 모습을 모두 담고 있다.

혁명가로서의 평가와 대통령 시해범으로서의 평가를 모두 담고 있다.

이에 대한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


10·26 사태라는 명명아래 김재규 부장의 범죄자의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이 그간 해석의 대세였다면,

이 책은 김재규 부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가희 혁명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에 저자는 김재규 부장을 혁명가로 해석하는데 조금 더 치우쳤다는 인상을 받았다.


책의 제1부에서는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에서 일어난 일을 리얼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제2부와 제3부에서는 10·26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와 10·26 사태 이후의 재판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제4부에서는 김재규 부장의 일대기를 마치 전기문처럼 보여주었다.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김재규 부장을 이 책을 통해서 제대로 잘 알게 된 느낌이다.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를 모두 보여주기에 김재규 부장의 진모습을 더 잘 알게 해주는 것 같다.

물론, 김재규 부장이 어떤 분인지, 혁명가인지 암살범인지는 확단할 수는 없다.


"나는 한다면 합니다"

김재규 부장이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에게 총을 쏜 후 나와서 김계원 비서실장에 한 말이다.


"대의멸친(大義滅親)"

김재규 부장은 대의를 위해 박 대통령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혁명은 자유민주주의의 회복이고, 국민들의 보다 많은 희새을 최소한으로 막은 것이다."

김재규 부장이 최후진술에서 말한 혁명의 의미 중의 일부이다.


김재규 부장의 대통령 시해는 체계적인 계획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시해 후 중앙정보부로 갈 것인지 육군본부로 갈 것인지를 망설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시해 후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전 계획이 완벽하게 수립되어 있지는 않아 보였다.


김재규 부장이 대통령 시해 전보다는 시해 후 혁명가로서의 모습을 세상에 더 많이 보여주었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육사 졸업 후 소위로 조기 전역하는 시련도 있었지만, 다시 재임용되어 육사 동기인 대통령의 비호 아래 승승장구하던 김재규 부장이 정말 민주적 혁명을 위해서 대통령을 시해한 것일까?


이 책을 읽어보니 김재규 부장에 대한 재판은 정상적이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상고심에서 내란목적살인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소수의견을 낸 판사들이 고문을 받기도 하고, 사표 제출을 강요받은 듯한 상황이 그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다수 의견을 낸 판사들 중 3인은 대법원장을 역임했다고 하니 정치권과 사법부가 독립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김재규 부장은 소신 있고, 인간적이면서, 양심 있는 인물이라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예의 바르고 정중한 모습, 비리와 타협하지 않는 모습, 사익을 추구하지 않는 청렴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 반대의 평가가 있음도 이 책에서는 제시해주었다.

죽은자는 말이 없다고, 이미 돌아가셨고 그것도 대통령 시해라는 엄청난 사건에 중심축으로 세상을 떠나셨으니 부정적인 평가와 온갖 소문이 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일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김재규 부장에 대한 많은 소문들이 단지 소문일 뿐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잘 모르겠다. 

아니, 내가 생각한 결론을 말하고 싶지 않고, 말할 수도 없다.

혁명인가? 사태인가? 


'그때 그사람들' 영화가 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2016년과 2017년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김재규 부장이 본다면 과연 이런 모습에 어떤 말씀을 하실지 궁금하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을 잘 알고 있었을테니 김재규 부장의 생각이 더 궁금해진다.


책 표지의 사진을 보면 김재규 부장이 뭔가 깊은 의미가 담긴 강한 메세지를 보내주는 것 같다.

난 혁명가였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총을 쏜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김재규 부장의 모습을 다시금 알게해 준 책이다.

혹시, 10·26 사태와 김재규 부장을 알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 김재규의 혁명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필요한책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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