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의 나라 무신의 나라 똑똑! 역사 동화
홍기운 지음, 김숙경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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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를 배경으로 문신의 아들인 윤재, 무신의 아들인 두남이, 농민의 딸인 다녕이가 펼치는 이야기이다.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문신과 무신이 충돌하는 고려 국가의 모습을 비유하고 있는 어린이 역사 소설이다.

주인공은 각 신분 계층을 상징하는 문신, 무신, 농민(백정)의 자식들이다.

각 신분 계층의 자식들 눈에 비치는 고려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사 소설이다.


책 제목을 보면서 그리고 책 초반 이야기 전개를 보면서 지금도 고착화되어 있는 듯한 

대한민국 신분제 사회가 과거 역사로부터 계속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16년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겉으로는 민주적이고 평등해보이지만,

안으로는 뿌리 깊이 박힌 보이지 않는 신분제, 기회의 불평등, 소득과 분배의 차별이 큰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주는 시사점과 교훈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윤재, 두남, 두녕이는 친구사이이다. 

문신 우월주의에 익숙해져 있는 윤재의 형 석재는 "문신은 하늘, 무신은 땅"이라고 말한다.

고려시대 사회에 문신과 무신의 차별을 상징해주는 말이다.


석재의 "문신은 하늘, 무신은 땅'이라는 말에 무신의 아들인 두남이는 격분한다.

하지만, 고려시대의 현실은 역시나 문신은 하늘이고 무신은 땅이었다.

무신은 같은 관직에 있더라도 적은 땅을 보수로 받았고, 무신이 오를 수 있는 관직도 문신에 비해서 낮았고, 사회적으로도 무신을 하잖게 여기는 풍조가 만연해 있었다.

문신인 윤재 아버지를 통해서 문신들은 무신들을 개돼지만도 못하게 여겼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말해주고 있다.


무신을 무시하는 성향을 석재는 아버지에게서 그대로 물려 받았다.

석재는 친구들과 함께 장터에서 늙은 장수의 수염을 뽑는 추태를 부리기도 한다.

이런 것은 과연 사회탓이라고 해야 할까 부모탓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아이탓일까?

석재는 참 나쁜 아이이다.

석재는 아버지 앞에서는 학문에 정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아버지가 없는 곳에서는 음서제도를 맹신하며 학문에 관심이 없다.

문신과 무신의 차별에 이어서 문신 자녀들이 받는 특혜인 음서제도의 문제점도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다.

지금도 현대판 음서제도가 있다고 하는데, 참 씁쓸한 이야기이다.


고려는 원래 무예를 숭상하는 나라였다고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전쟁이 없자 문신들의 위세가 커지면서 무신들을 업신여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차별을 받던 무신들이 결국에는 모반을 일으킨다.

모반을 일으킨 무신들은 문신들을 죽이고, 문신들의 집에 불을 지른다.


문신 집안인 윤재네 가족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두남이네 가족은 윤재네가 떠나버린 윤재네집으로 이사를 한다.

두남이와 다녕이는 윤재가 잘 지내기를 바라며 부처님께 빌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고려시대 신분제 모습을 잘 보여주는 역사동화이다.

권력을 잡고 왕에게 아부를 일삼으면서 온갖 부귀영화를 독차지 하는 문신들, 

차별과 무시속에서 모반을 일으켜 문신들을 제거하지만 결국 문신들처럼 부귀영화를 차지하는 무신들,

문신과 무신의 충돌속에서 힘겹게 농사일을 해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 농민들,

그리고, 그 신분제 사회 속에서 아직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진 동화이다.


이야기가 끝나면 책 마지막에 부록처럼 교육적인 내용이 실려져 있다.

'부당한 차별에 맞서 정변을 일으킨 무신들과 바뀌지 않는 세상속에서 한숨짓는 백성들'


두남이와 윤재가 살았던 시대가 고려 의종때라는 것과 고려의 건국과 문화를 작은 역사교과서처럼 보여준다.

생각나누기 코너에서는 문신과 무신의 차별에 대한 생각, 음서제도의 타당성에 대한 생각을 과제로 준다.

동화와 교육이 함께 하는 역사소설이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으면서 역사를 배우고 교훈과 메세지를 얻을 수 있게 잘 쓰여진 어린이 역사 소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점은 고려시대의 신분 차별이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와도 왠지 많이 비슷한 것 같다는 것이다.

이제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고, 빈익빈 부익부가 어느새 일반화 되었고, 소득과 분배에 차별과 불평등이 크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진정한 민주사회로서의 모습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역사는 돌고 돌고 더 나은 미래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작은 희망을 품으면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부디 우리 아이들에게는 지금의 잘못된 모습들이 한낱 지나간 역사로만 인식되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 문신의 나라 무신의 나라 독서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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