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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 구하기 대작전 ㅣ 라임 어린이 문학 11
박현정 지음, 최정인 그림 / 라임 / 2016년 3월
평점 :
어린이책을
읽다보면 요즘 어린이들의 세계를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아이들과의 소통과 공감의 능력이 늘어나기도 하고, 작은 소설을
읽은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나는 어린이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독서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린이책을 읽는 것도 좋은 독서 방식이라고 추천을 하고는 한다.
'파트너
구하기 대작전'
파트너라는
단어도, 대작전이라는 단어도 아이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흥미를 유발하였다.
다사다난하면서
변화무쌍한 시대에 파트너와 대작전이라는 단어가 아마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나보다.
이
책에는 총 네 편의 어린이 동화가 실려있다.
하얀
단지, 파트너 구하기 대작전, 할아버지의 다음 역, 고양이가 사라진 날...
2016년
지금의 현실감의 있고, 어린이와 학교의 모습이 잘 반영된 동화들이었다.
"저마다
다른 고민으로 잠 못 이루는 네 친구들의 얘기를 여러분이 들어주세요. 그리고 이렇게 마법을 걸어 주세요. 괜찮아 다 괜찮아. 살 냄새 나는
위로로 친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줄 아는 여러분이야말로 최고의 파트너입니다.(작가의 말 중)"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성격과 다른 환경을 가진 아이 네 명의 일상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 실린 네 명의 아이는 각각 고민이 있었다.
전학으로
인한 새 학교 생활의 고민, 운동회 행사에서 동생의 파트너가 없어서 하는 고민,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에 대한 고민, 아빠의 실직과 재취업과
더불어 엄마의 부재 속에 동생을 돌보는 가장 역할에 대한 고민이 이 책 속에 담겨져 있었다.
고민을
가진 아이들이 주인공이기에 아주 밝고 재밌는 동화는 아니지만, 지금의 현실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현실성 있는 이야기를 실은
동화들이었다.
첫번째
동화 '하얀단지'는 전학을 와서 학교 생활이 아직은 편안하지가 않은 재승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매일
똑같은 벤치에 앉아있는 아줌마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재승이는 특별한 존재가 된다.
재승이와
아줌마가 함께 대화를 하고, 재승이가 아줌마의 집에 가는 것을 아이들이 보았기 때문이다.
이상한
아줌마의 정체를 궁금해하고, 아줌마가 가진 하얀단지가 무엇인지에 호기심을 느낀 아이들에게 재승이는 마치 영웅이자 해결사와 같은 존재가
된다.
재승이에게
아줌마는 새 학교 생활의 고민을 해결하게 되는 단초가 된다.
아이를
일찍 잃은 아줌마는 아이를 그리하면서 초등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보는 것 뿐인데, 아이들은 그 아줌마를 이상하게 생각한다.
재승이도
아줌마를 만나면서 이런저런 사건을 경험하지만, 결국에는 아줌마를 이해하게 되고 아줌마가 가진 하얀 단지 속의 딱지들을 갖게 된다.
슬픈
배경의 이야기이지만 사람의 향기가 느껴지는 따뜻한 동화였다.
두번째
동화 '파트너 구하기 대작전'의 배경은 초등학교 운동회가 열리기 얼마 전의 초등학교이다.
재훈이의
동생은 운동회에서 꼭두각시 춤을 할 예정인데, 재훈이 동생만이 파트너가 없다.
원래는
파트너가 있었는데, 전학을 가버렸다.
재훈이는
동생의 파트너를 구해주기 위해서 동분서주한다.
결국에
재훈이의 노력과 재훈이 동생 담임 선생님의 노력으로 동생에게 두 명의 파트너가 생긴다.
파트너는
재훈이와 교장선생님이었고, 재훈이 동생은 교장선생님을 선택한다.
재훈이
동생이 교장 선생님을 선택하는 장면에서 오빠의 마음을 모르는 철없는 동생의 선택에 웃음이 났다.
파트너
구하기 대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약간의 스릴도 있고 긴장감도 느껴지는 재밌는 동화였다.
'할아버지의
다음역'은 기억력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는 치매 할아버지와 함께 지하철을 타면서 생긴 수환이의 일화를 그린 동화이다.
지하철에서
오줌을 싸는 실수를 한 수환이는 창피함에 할아버지를 지하철에 두고 내려 버린다.
옛날에
할아버지가 아프지 않으셨을 때 함께 지하철을 타면서 약속한 것이 서로 헤어지면 다음역에서 내려서 기다리기였다.
수환이는
다시 할아버지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옛 기억을 살려 다음역에서 내렸고 수환이와 헤어진 할아버지는 다음역에서 내려 수환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환이와
할아버지의 만남은 극적인 만남이었다.
그뒤
수환이는 할아버지에게 매우 미안한 추억을 가지게 된다.
할아버지가
요양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할아버지는 자식들은 못 알아보지만, 수환이만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알아보는 신기함을 보여준다.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동화이다.
그리고,
손자의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사랑도 함께 느껴지는 동화이다.
네 번째 동화 '고양이가 사라진 날'은 힘겹게 살고 있는 은혁이의 이야기이다.
엄마는
병으로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실직 후 먼 지방에 재취업을 해서 주말에만 집으로 오는 상황에서 은혁이는 어린 동생을 돌보면서 평일에는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하루에
아주 잠깐 햇빛이 들어오는 집에서 동생과 살면서 수환이는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순진한 동생때문에 속상해하고, 그런 동생을 때리기도
한다.
은혁이는
집안 살림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동생에게 먹을 것을 사주기 위해서 전단지를 돌리는 알바를 하면서 힘겹게 살아간다.
어느날
동네에 사는 고양이가 네 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새끼들만 남겨지고 엄마 고양이는 사라졌다.
엄마
고양이가 돌아오지 않자 세 마리의 새끼고양이는 동네 사람들이 한마리씩 데려간다.
남은
한 마리의 새끼고양이는 어느 날 사라졌다가 몸집이 커져서 다시 나타난다.
아마도
엄마고양이가 데려간 것이다.
엄마의
부재 속에서 어린 두 남매의 삶이 안쓰럽게 느껴지고, 엄마 잃은 새끼고양이들의 모습이 아이들의 삶을 다시 말해주는 것 같았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동화이지만, 아이들의 삶이 정말 안쓰러웠다.
네
편의 동화를 읽고 나니 가슴이 한편으로는 따뜻해지고, 한편으로는 무겁기도 했다.
어른에게나
어린이들에게나 지금의 세상은 살기가 만만치 않은 세상이다.
물론,
옛날에는 옛날대로 고민과 힘겨움이 또 있었을 것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한탄하며 근심의 밤을 지새워 본 사람만이 행복한 아침의 의미를 알게 될 거예요.(작가의 말 중)"
마치
요즘 직장생활에 고민과 한탄과 근심이 많은 나에게 저자가 해주는 조언같다.
어린이
책에도 어른이 느낄 수 있는 교훈이 충분히 있다.
어른에
못지 않을 만큼 요즘 어린이들의 삶도 바쁘고 힘들고 고민도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해결책이 있고, 고민에는 반드시 출구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흐린
날이 지나면 어느새 또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듯이 이 책에 담긴 네 편의 동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해피엔딩으로 향하고 있다고
믿는다.
※ 파트너
구하기 대작전 독서후기 포스트는 라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