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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 - 창의적인 삶으로 나아간 천재들의 비밀
월터 아이작슨 지음, 정영목.신지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 만들어진 기술들은 쉽게 간단히 우발적으로 일회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없었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컴퓨터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연구 개발 그리고 창의성이 결합된 산출물들이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협업이라는 공동작업을 통해서 그 가치를 더 높여서 인류에게 유용한 도구가 되어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널리 이용되었다. 

이 책은 컴퓨터 분야의 기술 산업의 발달 과정을 담은 역사서이면서 컴퓨터 기술 분야의 발전에 공헌한 인물들의 요약된 전기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컴퓨터 산업의 발달 과정에 공헌한 인물들을 창의적인 삶으로 나아간 천재들로 표현하였고, 그들이 업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매우 상세하게 기술하였다.

693페이지에 달하는 책 분량을 처음 느꼈을 때는 매우 부담스러웠지만, 시와 수학을 사랑한 에이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컴퓨터 기술의 역사는 매우 흥미로웠다.


컴퓨터가 어느날 뚝딱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단순한 계산을 하는 기계식 계산기로부터 시작하여 복잡한 계산을 하는 기계식 계산기를 거쳐서 정보처리에 전기회로가 이용되고, 프로그래밍과 디지털 개념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컴퓨터로 발전을 해왔다.


1840년대에 에이다는 배비지의 해석기관에 대한 주석을 발표하면서 미래 컴퓨터의 모습을 예견했었다.

첫째는 범용 기계의 개념으로 미리 설정된 작업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하고 변화 가능한 일련의 작업을 수행하도록 프로그래밍하고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기계라는 것, 둘째는 해석기관의 연산이 수학과 수로만 제한될 필요가 없이 기호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저장하고 조작하고 처리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세째는 오늘날 프로그램 또는 알고리즘이라고 부르는 것의 작동 방식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에이다는 세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는 찬사를 받은 인물이라고 한다.

컴퓨터 역사의 시작 속에 에이다라는 여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홀러리스가 만든 인구조사 자동화기는 정보처리에 전기회로를 사용한 첫 사례였으며, 1890년에 기존 방식으로는 8년이 걸리는 인구조사를 1년 만에 완료했다고 한다.

홀리스는 여러 회사를 설립하여 인수 합병을 거친 후 1924년에 IBM을 설립하였다.


논리합, 논리곱, 부정 등의 논리 연산은 벨 연구소에 의해서 개발되었고, 릴레이 기술이 개발되면서 전기회로에 온-오프 스위치를 여러 개 사용하여 논리 연산을 수행하게 되었다.


아타나소프가 기계에 수를 저장하는 방법을 개발하면서 메모리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컴퓨터에 사용되는 하나하나의 기술들이 어떤 인물에 의해서 어떻게 개발되었는지가 이 책에는 매우 상세하게 나와 있었다.

컴퓨터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컴퓨터 분야 역사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여러 부품이 결합된 컴퓨터는 수 많은 사람의 발명과 개발에 의해서 하나씩 하나씩 채워져 나가면서 개발된 것이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참으로 흥미롭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러 인물들의 성격, 성장과정, 개발자로서의 사회 생활을 상당히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마치 그 시대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컴퓨터 역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저자의 엄청난 자료 수집 능력과 탁월한 스토리텔링 기법이 빛나는 책이었다.


1943년에 ENIAC 제작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1943년의 모습을 생각해본다면 정말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이 책에 언급된 많은 개발자들은 협업과 공유에 충실한 사람들이었다.

폰 노이만은 뛰어난 협업으로 하버드 연구팀을 감동시켰는데 그는 연구팀의 아이디어를 흡수했고, 그중 일부는 자신의 공적으로 돌리기도 했지만, 특정 개념에 대해 누구도 소유권을 주장하면 안 된다는 견해를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많은 인물들이 천재적이면서도 협업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모습을 이 책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 트랜지스터, 마이크로칩, 마우스,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인터넷, 리눅스, 비디오게임, 개인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웹 등 컴퓨터 분야의 모든 기술에 대한 역사가 이 책에는 담겨져 있었고, IBM, 인텔, 페어차일드 반도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컴퓨터 산업의 대표적인 회사들의 창업과 성장이 그려져 있었다.  


빌 게이츠에 대한 내용이 상당히 많이 실려 있어서 흥미로웠다.

게이츠는 하나에 집중하면 엄청난 열의와 집중력을 보여주는 고집센 소년이었고, 컴퓨터가 가지는 엄청난 논리성에 매료되었고, 가끔은 반항아의 기질을 보여주었고, 언젠가는 회사를 차리게 될 것이라고 어려서부터 단언했었고, 혁신가의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갑부의 어린 시절은 역시나 평범하지 않았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세 곳에 합격을 했는데, 하버드에는 수학에 대한 열정이 있음을 원서에 표현했고, 예일에는 정치가가 되려는 야심이 있음을 원서에 표현했고, 프린스턴에는 컴퓨터 엔지니어가 꿈이라는 것을 표현했다고 한다.

게이츠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대학은 하버드였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천재스러운 모습을 가진 게이츠의 성장과정이 흥미로웠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윈도우 프로그램에 사용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는 원래 제록스에서 개발된 것이고,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제록스의 GUI 기술을 보고서 이에 대한 확신을 갖고 미래 컴퓨터의 모습을 예견했다고 한다.

제록스의 투박하고 사용하기 어려운 모양새를 가진 GUI를 애플에서는 단순하게 그리고 편리하게 개선하였다.

드래그-앤-드롭도 애플에서 만든 기술이었다.

하지만, GUI의 최종 승자는 빌 게이츠였다.

1980년대 초반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우호적인 관계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의 GUI를 활용해 윈도우 운영체제를 개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관계는 어긋나게 되었다.

잡스는 게이츠가 애플의 GUI 기술을 훔쳐갔다고 말했고, 게이츠는 애플은 제록스의 기술을 훔친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고 한다.

이것은 법정 다툼까지 갔는데 결국에는 게이츠가 승리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드웨어 제조사들에게 윈도우 운영 체제 사용권을 부여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넓혀나갔다고 한다.

애플의 하드웨어는 애플의 소프트웨어와 함께 공급되어야 하고, 애플의 소프트웨어는 애플의 하드웨어와 함께 공급되어야 한다는 애플의 정책과는 정반대되는 정책이었다.

게이츠와 잡스가 1955년생 동갑이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이 책이 컴퓨터의 역사를 두루 살피면서 제시하는 최종 결론은 '협업'이다.

컴퓨터 기술의 발달 과정에는 많은 사람들의 협업이 있었다는 것이다.

'혁신은 고독한 천재의 머리에서 전구가 반짝 켜지는 순간보다는 팀에서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 과학 혁명, 계몽주의, 산업 혁명 모두 협업을 위한 제도가 있었고, 아이디어를 공유할 네트워크가 있었다.(p.677)'


디지털 시대는 혁명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이전 세대로부터 전해져온 생각들을 확장하는 작업에 기초를 두고 있었고, 협업은 동시대 사람들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세대간에도 이루어져 앞선 혁신자들의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혁신은 계속 되었다고 한다.  


벨 연구소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인 협업의 대표적인 기업이며, 인터넷은 협업을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되었다고 한다.

훌륭한 팀을 짜는 열쇠는 선견지명이 있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과 그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실무형 관리자의 결합이라고 말한다.

인텔을 세운 노이스와 무어는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그들이 첫 고용한 사람은 선명한 관리 절차를 강제하고, 사람들을 집중시키고, 일을 해내는 방법을 알았던 그로브였다고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과 직장에서 항상 접하고 있는 컴퓨터 산업의 시작부터 발전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협업의 결과물임을 강조하였고, 그 사람들이 진정한 이노베이터였음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뚝딱 만들어진 것은 없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한단계 한단계 도약하면서 위대한 기술과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갑자기, 어떻게 보면 직관적인 방식으로 찾아온다. 하지만 직관은 이전의 지적 경험의 결과물에 불과하다.(아인슈타인, p.106)"


새로움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지나온 세월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 결과물이 새로워 보여서 새롭게 느껴질 뿐이지 그 결과물 안에는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컴퓨터에 관심이 많거나 컴퓨터를 전공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매우 좋은 교양도서이다.

컴퓨터에 관심 많은 우리 아이에게도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보도록 권해야겠다.


※ 이노베이터 독서후기 포스트는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평가를 통해서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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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3 22: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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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5 2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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