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조와 나뭇잎 글씨 똑똑! 역사 동화
김영주 지음, 이영림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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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출판사 푸른숲주니어에서 2016년 새 책이 출간되었다.

출간일이 2016년 1월 4일이니 아마도 새해 첫 책일 것 같다.

푸른숲주니어의 새해 첫 책 출간은 조선역사로 문을 열었고, 그 중심은 조광조 선생이다.


'조광조와 나뭇잎 글씨'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된다.

나뭇잎에 만들어진 글씨 네 글자가 뭐더라 하며 생각을 해보니 바로 떠오르지를 않는다.

요즘 기억력이 쇠퇴해감이 문제이다.

책을 넘겨보니 '주초위왕(走肖爲王)' 글자가 보인다.

"맞아... 주초위왕이야" 라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온다.^^


조광조...

예전에도 조광조 위인전을 읽었었다.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위대한 정치가 중의 한 분이다.


개혁을 앞세우면 기득권이라는 장벽을 만나고, 그 기득권 장벽을 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함께 더불어 사는 게 좋은 것이고, 기득권이 가진 부와 명예를 조금 내려 놓는다고 그들의 삶이 그렇게 많이 변하지도 훼손되지도 않을텐데 그들은 결코 그들이 가진 것들을 절대로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

이기심으로 가득한 욕심쟁이들이 많은 것은 아마도 인류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영원한 역사인 것 같다.

함께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희생된 인물들은 우리 역사에 그리고 세계 역사에 무수히 많다.

그 중에서 조광조 선생은 대표적인 인물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조광조 선생의 인품과 철학이 잘 묻어나 있다.

어린이용 책이기 때문에 깊이 보다는 접근성을 강조하여 어린이들이 쉽게 조광조 선생과 조선 역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선 역사에 접근하는데 재미를 주기 위해서 등장하는 조연들은 생각시들이다.


앵무새 피 한 방울을 팔에 떨어뜨려 머무르는 지를 판단하여 부정한 것을 가려내는 생각시 시험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대체 그런 시험을 만든 사람은 누굴일까?
그 많은 새 중에 왜 하필 앵무새이고, 어떻게 팔에 앵무새 피 한 방울을 떨어뜨려 머무르지 않으면 부정한 사람일까?

과학적인 근거가 조금이라도 있을 것일까?

그냥 웃음이 나는 역사이고 시험 방법이다.


이 책의 핵심 조연 남순이, 어쩌면 주연일 수도 있는 남순이는 앵무새 피 한 방울 시험을 잘 통과하고 생각시가 된다.

남순이는 불우한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이다.

가난에 시달리는 가족들을 위해서 생각시가 되기로 했고, 결국 생각시가 되었다.

마음 착한 남순이의 모습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느껴진다.


남순이에게는 함께 일을 하는 친구 말년이가 있다.

남순이는 착한 생각시이고, 말년이는 약간은 엉뚱한 생각시이지만, 둘은 단짝으로 잘 어울리며 이 책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리고, 남순이를 괴롭히는 못된 생각시인 개명이가 감초같은 역할을 한다.

생각시들을 관리하는 김 나인과 장 나인이 등장한다.

김나인과 장나인은 '주초위왕'이란 글자 사건의 중심 인물들이다.

하지만, 누가 '주초위왕' 글씨를 썼는지는 알 수 없다.


남순이와 말년이는 궁내에서 우연히 조광조 선생을 만난다.

조광조 선생은 남순이에게 훈남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궁내에는 훈남인 조광조 선생을 사모하는 궁녀들이 많다고 한다. 

김 나인도 그 중의 한 명이다.


공신의 수를 줄이자고 주장하는 조광조 선생은 훈구 대신들에게 지탄을 받는다.

하지만, 조선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그 마음은 결코 약해지지 않는다.

조광조 선생은 대사헌이 되어 중종 임금에게 끊임없이 개혁을 주장한다.


"새로운 일이란 늘 힘이 드는 법이다."


조광조 선생이 남순이에게 해주는 말이다.

그 힘든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 조광조 선생은 중종 임금을 만나기를 청하지만, 이제 중종 임금은 조광조 선생을 문 밖에 세워두며 만나기를 거부한다.


조광조 선생의 주장을 중종이 받아들이기에는 훈구 대신의 눈치와 압력이 드세었던 것 같다.

중종 임금은 조광조 선생을 외면하기 시작하고, 조정과 궁내에서는 조광조 선생을 제거하려는 음모가 서서히 시작된다.

생각시들을 시켜서 조광조 선생을 감시하고,  조광조 선생에게는 죽음의 그림자가 조금씩 드리우는 것 같았다.


어느 날 갑자기 장 나인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을 한다.

그리고, 장 나인의 죽음은 아주 빠르게 조용히 처리가 된다.

음모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장 나인이 죽은 이후 김 나인은 말년이에게 공노비인 아버지를 면천시켜주겠다며, 나뭇잎에 '주초위왕' 글씨를 쓰도록 제안한다.

글씨를 쓸 줄 모르는 말년이는 주저하고, 말년이가 남순이에게 어떻게 할 지 묻자 남순이는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남순이가 이 일의 전모를 알고 말년이를 말리는 것은 아니다.

남순이는 왠지 김 나인이 수상해 보여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이번에는 김 나인이 행방불명이 된다.

그리고, 조광조 선생이 역모를 꾸몄다는 사건이 발생한다.

역모사건의 중심은 나뭇잎에 만들어진 '주초위왕'이라는 글씨였다.

말년이와 남순이가 쓴 글씨가 아니었다.

누가 썼는지는 이 책에 나오지 않는다.

조광조 선생을 제거하기를 원하는 훈구 세력의 지시에 의해서 누군가가 한 것이다.


조광조 선생은 그 사건으로 유배를 가고, 결국에는 사약을 받게 된다.

그리고, 다시 시간은 흘러 궁내에는 다시 봄이 온다.

시간은 흘러가기 마련이다.

 

"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혼자 힘으로는 이루기 힘들다는 것. 주변 사람 마음도 헤아리며 함께 이루어 나가야 하는 것."


남순이가 조광조 선생의 사건을 보면서 느낀 자신의 생각을 말년이에게 말해준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남순이와 말년이는 어엿한 지밀나인이 될 것을 꿈꾸며 열심히 생각시 생활을 한다.


"그저 살기만 하는 걸로는 안된다. 하고자 하는 뜻을 이루려 노력하며 살아야 제대로 된 삶이다."


남순이는 조광조 선생을 그리워하면서 조광조 선생이 해 준 말을 떠올린다.

조광조 선생은 그렇게 세상을 떠났지만, 남순이와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알려준 것이다.


이  책은 슬픈 역사를 밝은 분위기에서 펼친 역사 동화이다.

가난한 백성들의 삶도 잘 드러나 있었고, 왜 개혁이 필요한 지를 알 수 있는 내용도 담겨져 있었다.

슬픈 역사에 담긴 배경과 교훈을 함께 담고 있는 동화이다.

제대로 사는 것이 무엇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느끼게 되는 질문이다.
그저 살기만 하는 것으로는 안되고, 하고자 하는 뜻을 이루려 살아야 한다는 것을 나도 마음 속에 다시 다짐해본다.

조광조 선생이 오랜 기간 정치를 하면서 많은 개혁을 실행했다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으로는 벌서 무지개빛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모습이 그려지지만,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조광조 선생 이후로도 수 많은 학자들과 정치가들이 뜻을 펼치지 못하였다.

책 후반부에는 조광조 선생이 누구인지를 좀 더 자세히 알려준다.
그리고 '주초위왕'으로 일어난 사건이 '기묘사화'라는 것, 훈구파와 사림파의 대립에 대해서 알려준다.

생각나누기에서는 생각해 볼 문제를 준다.
"아무리 임금이어도 사람을 필요에 따라 이용해도 되는 것일가?"
"한때 공을 세웠다고 해서 대대손손 권세를 누리는 건 옳은 일일까?"

함께 책을 읽은 아이와 이 문제에 대해서 살짝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잘 알려진 역사 사건을 편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하면서 교훈을 함께 주는 알찬 역사 동화이다.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유익한 동화책이었다.
조광조 선생의 죽음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책 앞부분에 그려진 경복궁 그림과 안내가 있는 점이 좋았다.

경복궁 여행을 할 때 참고가 될 것 같다.

근정전 - 임금의 즉위식 같은 큰 행사가 열리던 곳

사정전 - 임금이 평사시에 나랏일을 돌보던 곳

강녕전 - 임금이 잠을 자는 곳

교태전 - 중궁이 잠을 자는 곳

동궁 - 세자가 머물던 곳

소주방 - 궁궐 안에서 음식을 만들던 곳

함화당·집경당 - 왕실의 빈궁들이 지내던 곳


※ 조광조와 나뭇잎 글씨 독서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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