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를 만난 고구려 왕자 푸른숲 역사 동화 10
백승남 지음, 홍정선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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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강성했던 국가는 아마도 고구려가 아닐까?

고구려 시대에 확보했던 드넓은 국토와 고구려인들이 보여준 세력 확장을 위한 강인했던 모습들은 우리 역사에서 자랑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가 고구려 시대에 대한 역사를 책으로 만난다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다.

아마도 아주 오래 전 역사이기 때문이고, 삼국통일의 과정에서 멸망한 국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잘 알려진 고구려의 왕은 광개토대왕과 장수왕 정도이다.

다른 뛰어난 왕들의 이야기는 흔히 접하지 못한다.

'부처를 만난 고구려 왕자'

이 책은 고구려 소수림왕의 동생이었고, 광개토대왕의 아버지였던 고국양왕의 왕자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역사 판타지 소설이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스토리가 펼쳐지는 어린이 역사 소설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고국양왕의 왕자로서의 모습은 포용력 있고, 인간적이고, 사색과 배려를 할 줄 아는 지적인 왕자의 모습이었다.

강력한 국가였던 고구려의 왕자가 가질 수 있는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이 절대 아니다.

어느날 소수림왕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고구려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동생인 이련 왕자에게 사무를 찾아서 데리고 오라고 한다.

이련 왕자는 나중에 고국양왕이 되는 사람이고, 사무는 고구려 때 자연 현상에 담긴 하늘의 뜻을 밝혀 임금에게 알리던 무당이다.

소수림왕은 불교를 받아들이고 백성들에게 불도를 믿으라고 했던 왕이다.

무속신앙을 다시 찾는 소수림왕의 모습에 이련 왕자는 당황해 했지만, 결국 왕의 명령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왕자의 수행 무사인 아달구를 데리고 사무를 찾아 길을 떠난다.

이련과 아달구가 사무를 찾아가는 과정에는 여러 위험과 난관이 따른다.

산적떼로 보이는 무리들에게 공격을 받기도 하고, 낮설은 길을 따라 헤매면서 사무가 있는 곳을 찾아간다.

이련과 아달구가 산적떼에게 공격을 받을 때 도움을 주는 마로라는 소년이 등장한다.

마로는 용감하며 활쏘기에 능한 아이였다.

이련과 아달구는 마로와 함께 마로가 사는 마을에 오게 되고, 그곳에서 사무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련과 아달구가 사무를 만났지만, 사무를 데려가는 과정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마로가 사는 마을에서 만나게 되는 말갈족 출신인 해달비는 이련에게 매우 예리한 질문과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련에게 정신적인 충격들을 준다.

"흥! 자기들 맘대로 넣어 놓고 백성? 우리는 우리끼리 잘 살고 있거든. 착각하지마."

"전쟁에서 죽으면 용감한 건가? 살아 돌아와야 용감하지!"

"왕자라고 거들먹거리지 말라고! 태어날 때부터 하늘이 신분을 갈랐겠니? 왕족이니 평민이니 다 사람이 정한 거잖아?"

해달비의 다소 당돌해보이는 모습이 참 멋지게 느껴졌다.


마로와 이련 왕자가 고구려 왕도로 돌아가는 동안 마로가 살던 마을은 거란에게 공격을 당해서 해달비를 비롯한 여러 말갈인들이 거란족에게 붙잡혀 가는 사건이 발생한다.

다행히 다시 되돌아온 이련 왕자와 마로에 의해서 해달비와 말갈인들은 구출된다.

이 과정에서 마로는 고구려의 모든 무속 신령님들께 신통력을 보여줄 것을 기도하고, 그 기도의 힘으로 마법 같은 일이 펼쳐지면서 거란인들은 혼비백산하여 달아나게 된다.

위기 순간이 닥칠 때마다 이련 왕자는 부처님께 기도를 하고, 부처의 힘을 얻고자 한다.

이련 왕자의 불교에 대한 애착은 매우 강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련 왕자가 무속 신앙을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이 책에서 주는 교훈 중의 하나는 포용력과 배려심이 있는 이련 왕자의 모습이다.


이련 왕자 일행은 과연 사무를 왕도로 데려와 소수림왕을 만나게 해 줄까?

그 결과는 책속에 있다.

소수림왕과 이련 왕자의 사무를 찾는 과정에서 고추가의 반대가 있고, 이련 왕자와 고추가 간에는 상당한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련 왕자는 마로와 함께 왕도로 온다.

어느새 이련 왕자와 마로는 친구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이련 왕자는 자신이 왕이 되면 고구려의 사무 자리를 마로에게 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마로가 다시 흰산으로 떠나면서 이련 왕자와 마로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련 왕자가 사무를 찾아 가는 과정에서 겪는 여러 난관들, 불교를 믿는 이련 왕자의 눈에 비치는 무속 신앙의 모습들, 왕의 동생이면서 왕자로서의 고뇌들, 고추가와의 정치적 갈등, 말갈 부족 마을의 거란족에 의한 습격과 그 들을 구출하는 과정, 다시 왕도로 돌아온 후의 모습들이 마치 한 편의 역사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스토리, 액션, 종교, 문화가 융합된 영화가 될 것 같다.

고국양왕이라는 낯설은 왕의 어린 왕자 시절을 통해서 고구려의 불교 도입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소수림왕부터 시작되어 고국양왕에 이르는 고구려 내정의 안정화는 고국양왕의 아들인 광개토대왕이 활발한 정복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광개토대왕은 대를 이어 평양에 9개의 절을 세우는 등 불교를 크게 장려했다고 한다.

고구려가 계속 번성하여 삼국통일을 했으면 대한민국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누구나 생각해보는 상상이다.

아마도 많은 부분에서 다른 모습을 가진 나라가 되었을 것 같다.

흔히 접할 수 없는 고구려 왕과 고구려의 역사를 살짝 느낄 수 있는 재밌는 역사 동화이다.

판타지 영화처럼 펼쳐지는 모습에서 한 편의 영화가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책 제목처럼 책 이야기 안에서 이련 왕자가 실제로 부처를 만나는 것은 아니고, 마음으로 불교를 믿는 것 뿐이다.

책 마지막에는 우리나라에 어떻게 불교가 들어오게 되었는지와 삼국시대 불교를 받아들인 고구려, 백제, 신라의 모습이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은 재미와 교육적인 관점 모두를 가지고 있는 역사 동화이다.

※ 부처를 만난 고구려 왕자 독서후기 포스트는 푸른숲 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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