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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사랑한 꽃들 - 33편의 한국문학 속 야생화이야기
김민철 지음 / 샘터사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융합과 하이브리드가 대세인 시대이다.
책에도 융합과 하이브리드가 적용되고 있다.
고전소설과 경제학을 융합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고, 고전소설과 법학을 융합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고, 흥보전에 경제교육을 융합한 책을 읽은 적도 있었다.
이번에 읽은 융합 책은 기존의 융합책들과는 더욱 색다른 책이다.
'문학이 사랑한 꽃들'
한국문학과 꽃을 융합한 책이다.
책 제목에서 어떤 책인지 유추가 된다.
한국문학에 나온 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진 책이다.
목차를 보고서 깜짝 놀랐다.
이 책에 실린 한국소설은 무려 33편이다.
대단히 많은 책이 다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내가 더 놀란 것은 이 책에서 다루어진 33편의 책 중에서 내가 읽은 한국소설이 없다는 것이다.
세상에나...
예전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소설 몇 편이 보였다.
정이현 작가의 '달콤한 나의 도시', 박완서 작가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소설은 제목도 낯설은 소설들이다.
내가 한국 현대소설에 너무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경영의 실용위주의 책이 아니라 순수문학 책에도 관심을 갖고 감성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작가는 33명이고, 그 작가들의 한국 현대소설 33편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김연수 '벚꽃 새해'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박민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김형경 '꽃피는 고래'
정은궐 '해를 품은 달'
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
구효서 '소금가마니'
성석제 '협죽도 그늘 아래'
윤후명 '둔황의 사랑'
오정희 '옛 우물'
권여선 '끝내 가보지 못한 비자나무 숲'
권지예 '꽃게 무덤'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김향이 '달님은 알지요'
은희경 '새의 선물'
김중미 '괭이부리말 아이들'
전경린 '강변마을'
위기철 '아홉 살 인생'
권정생 '몽실 언니'
문순태 '생오지 가는 길'
이혜경 '피아간'
이금이 유진과 유진'
임철우 '아버지의 땅'
현기영 '순이삼촌'
정미경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양귀자 '한계령'
김동리 '역마'
조정래 '정글만리'
윤성희 '부메랑'
한강 '채식주의자'
윤대녕 '탱자'
공선옥 '영희는 언제 우는가'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
이 책을 보고나니 모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소설들이다.
눈에 익은 영화와 드라마 제목이 보이기도 했다.
이 책의 첫 시작은 김연수 작가의 '벚꽃 새해'이다.
지금은 봄, 곧 벚꽃이 필 것이다.
사진으로 벚꽃을 보니 곧 만발한 벚꽃들이 떠오른다.
이 책의 구성은 한국소설에 대한 설명 그리고 작가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그 소설속에 등장했던 꽃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구성이다.
책에서 매력적인 부분에 대한 인용이 살짝 있고, 이 책 저자의 해석이 곁들여지면서 책에 대한 궁긍금을 자극한다.
자연스럽게 이 책에서 다루어진 한국소설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 책의 저자는 학부에서는 해양학을 전공했고, 직업은 조선일보 사회정책부 기자이다.
저자는 문학과 야생화를 사랑한다고 한다.
전공과 직업과는 무관한 소설과 꽃을 다루고 있는데, 저자가 말하는 소설과 꽃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문학평론가와 식물학자의 느낌이 난다.
취미를 세컨 직업으로 승화시킨 저자의 노력과 능력에 부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도 이 책의 저자처럼 본업을 하면서 세컨 직업 같은 취미를 즐기면서 살고 싶다.
매화와 벚꽃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개화시기에 차이가 있다.
매화가 지기 시작하면서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고 한다.
매화는 꽃이 가지에 달라붙어 있지만, 벚꽃은 가지에서 비교적 긴 꽃자루가 나와 꽃이 핀다고 한다.
그래서, 매실은 줄기에 바로 붙어 열린다.
여의도를 비롯한 우리나라 도심에 많이 심어진 벚나무는 대부분 왕벚나무이고,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제주도라고 한다.
우리가 봄에 즐기는 벚꽃 대부분이 우리나라 제주도가 원산지인 벚나무에서 피는 꽃이었다.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었다.
책 곳곳에는 저자가 촬영한 꽃 사진들이 있다.
꽃 백과사전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책 맨 뒤 마지막 부분에는 꽃 이름을 정리한 색인이 있다.
식물원이나 수목원에 갈 때 이 책을 들고 간다면 꽃과 식물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알고 느끼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 식물원이나 수목원에 갈 때 이 책을 꼭 가지고 가서 그 곳에서 보는 꽃들을 색인을 찾아서 이 책에 나온 설명들을 곁들이며 즐기고 싶다.
33편의 소설을 살짝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이 주는 큰 매력이다.
저자의 설명을 들을수록 33편의 소설들이 궁금해졌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소설이 흥미로웠다.
그 소설의 주인공은 삼미 잠바를 입고서 다른 구단 어린이 회원들에게 모욕을 당하며 프로 세계의 냉혹함을 체감했고 열심히 공부해 일류대에 들어갔지만 정체불명의 이물감을 느꼈다고 한다.
주인공은 국내 최대 대기업에 취직하고 가정도 꾸리지만 '가정을 버려야 직장에서 살아남는다'는 책을 읽으며 직장에 올인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IMF로 인산 실직과 이혼이었다.
주인공은 다시 취직했는데 하루 여섯 시간만 일하는 자신의 삶을 확보할 수 있는 직장에 취직했다고 한다.
요즘 현대인의 어쩔 수 없이 사는 삶 속에 시련을 딛고 기존의 세상 밖으로 탈출을 실천한 주인공이 펼치는 내용이 궁금한 책이다.
저자는 이 소설에 등장한 쥐똥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름은 그다지 좋지 않지만, 꽃향기가 좋은 나무라고 한다.
제주에 있는 비자나무에 대한 이야기도 나의 눈길을 끌었다.
다음에 제주에 여행을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제주 비자림이다.
비자나무가 배경이 된 소설은 권여선 작가의 '끝내 가보지 못한 비자나무 숲'이다.
제주 평대리 비자나무 숲에는 500∼800년생 비자나무 287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다음에 제주 비자림에 갔을 때 비자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이 책을 다시 읽어보아야겠다.
엉겅퀴는 잎과 줄기를 짓찧어서 상처 난 곳에 붙이면 피가 엉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식물에 대한 지식이 정말 많았다.
그리고, 꽃과 함께 설명되니 식물학 교육서로서의 가치도 느껴졌다.
아름다운 꽃들이 정말 많았다.
그 중에서 배꽃이 참 아름다웠다.
배나무 과수원이 있는 안성의 서일농원에 여행갔던 기억이 생각났다.
백합의 우리말은 나리라고 한다.
백합의 백자는 흰백(白)자가 아니고 일백백(百)자라고 한다.
33편의 한국소설과 여러 꽃에 대한 알찬 지식이 담겨진 이 책에는 꽃 사진이 많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사진 아래에는 QR코드가 있어서 원본 사진을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아이의 장래희망이 식물학자이다.
이 책은 아이가 식물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넓히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한국소설의 매력을 느꼈고, 꽃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33편의 소설 모두를 언젠가는 모두 읽고, 이 책의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비교해보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여행을 다닐 때 이 책에 담겨진 꽃에 대한 지식들이 여행의 재미와 즐거움을 더 높여줄 것 같다.
재밌고 유익한 책을 발견하고 읽게 되어 기분이 좋다.

※ 문학이 사랑한 꽃들 독서 후기 포스트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5기로 활동하며 샘터사로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