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경제학 이야기 - 10대가 묻고 18명의 경제학자가 답하는 10대를 위한 문답수업 3
중웨이웨이 지음, 남영택 옮김, 오형규 감수 / 글담출판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어려운 학문이 참 많지만 그 중 하나는 분명 경제학일 것이다.

그런데, 경제학은 어려운 학문이지만 삶에 꼭 필요한 학문 중의 하나라서 어렵다고 무조건 외면할 수도 없는 학문이다.

일상생활과 직장생활에서 경제 그리고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나온다.

필요성을 느끼며 알고 싶지만 다가서기 어려운 학문이 경제학이다.

경제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일상을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지만,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느낀다고 경제학을 좀 더 알게되면 분명 세상이 달리 보일 것이다.

경제학 접근이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청소년을 위한 경제학 책은 좋은 입문서로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목적으로 청소년을 위한 경제학 책 한 권을 읽어 보았다.


'살아있는 경제학 이야기'

이 책의 제목 앞에는 '10대가 묻고 18명의 경제학자가 답하는' 이라는 말이 붙어 있다.

'10대가 묻고 18명의 경제학자가 답하는 살아있는 경제학 이야기'가 이 책의 정식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경제학을 공부하고 중국 금융기관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중국인이다.

이 책에는 무려 18명의 경제학자가 나온다.

윌리엄 페티,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존 스튜어트 밀, 칼 하인리히 마르크스, 레옹 왈라스, 알프레드 마셜, 존 메이너드 케인스, 밀턴 프리드먼, 프리드리히 리스트, 하워드 셔먼, 로버트 먼델, 폴 새뮤얼슨, 조앤 로빈슨, 프랑수아 케네, 앨런 그린스펀, 토머스 사전트, 조셉 스타글리츠이다.

이름을 들어 본 경제학자도 몇 명 있지만, 처음 보는 경제학자가 더 많다.

경제학에 왕초보임이 이런 부분에서 느껴진다.

청소년용 경제학 책이라서 초등학생 고학년인 아이와 함께 읽으려 했는데, 내가 먼저 읽어보니 이 책이 아무리 청소년 책이라고 해도 경제학 책은 경제학 책이라고 책 속의 내용이 바로바로 쉽게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요즘 중고등학생들의 독서 수준을 잘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 이 책은 중학교 3학년생 이상은 되어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생각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에 재미와 유익 두 마리 토끼를 조합롭게 섞어서 이론과 현실을 다루었다고 한다.

책의 구성과 책 내용에서 저자의 저술 방향이 느껴졌다.


경제학은 부의 생산과 분배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부의 생산 그리고 부의 분배...

부를 연구하는 학문이 경제학인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경제학에 대한 이론을 나열하며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강의를 해주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준영이란 청소년이 다른 수강생들과 함께 18명의 경제학자에게서 18개 주제에 대한 강의를 듣는 방식으로 기술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 경제학자들이 강단에 서서 강의를 해주는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 강의 속에 각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학문적 이론과 사회 현상에 대한 해석이 담겨져 있다.

어떤 강의에는 다른 학자의 이론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다.


첫 번째는 윌리엄 패티의 토지와 세금에 대한 강의이다.

한 권에 경제학자 18명의 강의가 담겨져 있어서 한 강의의 분량은 그다지 많지는 않다.

십대를 위한 쉬운 내용이라지만 경제학은 역시 경제학이다.

내용을 본 순간 바로 이해가 가기보다는 읽으면서 잠시 생각을 하며 이해하며 읽어가야 하는 내용들이었다.


각 강의의 도입부분에 강의의 내용을 암시해주는 질문과 답변이 있고, 생각해 볼 내용도 던져주어서 재미와 유익함을 함께 주고 있었다.

페티는 땅이 모든 소득의 원천이라고 하였다.

모든 생산의 원천을 토지로 보고 토지로부터 소득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득액에 따라 세금이 다른 이유로 이렇게 말했다.

"소득은 사실 자원 소모를 의미한다. 그래서 자원을 많이 점유할수록 국가에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페티는 국가 경제든 개인 경제든 경제학은 모두 '자신의 이익을 도모한다'고 말한다.

책 내용을 읽다보면 페티의 주장에 동조하는 경제학자들도 있었다.


애덤 스미스, 케인즈, 마르크스는 많이 들어본 경제학자들이었기 때문에 그 학자들의 강의 내용에는 관심이 더 많이 갔다.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학자이다.

"자유시장은 혼랍스럽고 규칙도 없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손의 통제를 받고 있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임의로 간섭받지 않는다면 시장경제는 효율적으로 운행될 수 있다. 시장을 간섭하는 것은 정부이다. 정부는 가능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경제적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은 객관적인 경제법칙이 시장을 조종한다는 것을 말하고, 완벽한 경제는 자동조절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경제라고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경제학이 부의 생산과 분배에 관한 학문이라는 것과 부는 국가의 보유 재산이 아니라 부는 국민의 생활 수준이라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국가의 부는 국민의 생활수준을 의미한다.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위해서 대량의 화폐와 귀금속을 비축해야 한다는 중상주의는 시장경제를 지나치게 간섭하는 잘못된 정책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 생활수준이 국가의 부'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르고 있다는 우리나라는 지금의 국민 생활수준을 보았을 때 과연 부유한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애덤 스미스의 부에 대한 이기심 해석도 인상적이었다.

"사람은 자신의 이기심을 위해 경제적 교환을 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얻으려면 반드시 상대에게 필요한 물건을 줘야 한다. 교환의 목적은 오직 자신을 위해서이다."

"시장경제에서 우리는 이타심이 아니라 이기심을 이야기해야 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상대가 원하는 물건을 만드는 이유는 오직 이기심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국가의 부와 교환에 대한 개념을 새로 정립할 수 있었다.

경제학에서 국가의 부는 상당히 대의적이었고, 교환은 매우 이기적인 말이었다.

이기심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학문적으로 해석된다는 것도 참 인상적이다.


이 책에서 경제학적인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십 대를 위한 책이 아니라 경제한 초보자 누구에게나 입문서로 읽을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다.


"임금은 명목임금과 실질임금으로 나눈다. 명목임금은 자본가가 일정 기간 내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화폐량이고, 실질임금은 노동자가 자신의 임금으로 살 수 있는 생활 필수품을 말한다. 사회적 부가 증가함에 따라 임금도 자연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리카도)"


"임금은 사장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노동에 대한 시장의 수요와 노동력의 공급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자신의 임금은 스스로 창출하는 것이며, 회사가 중간에 일부 가져가는 것이다.(밀)"


"진정한 사회적 분업에 대한 이론은 사회가 충분히 발전해 재화가 풍부해진 시기를 가정하고 말한 것이다.(마르크스)"


"제품이 창출한 부가가치를 한계효용이라 한다. 상품을 하나씩 소비할 때마다 소비가 가져오는 만족감은 점차 감소하는데 이것이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다.(왈라스)"


"가격탄력성은 가격에 대한 수요량의 탄력성을 가르키는 것으로 상품 가격이 변동할 때 상품 수요량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실제로 가격탄력성은 개인의 경제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마셜)"


"사실상 경제 위기는 사회의 총 수요가 부족해 일어난 것이다. 정부가 관여하면 자유시장 시스템의 맹목성을 극복하고 시장경제를 더욱 질서 있게 만들 수 있다. 정부는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고, 금리를 내려야 한다.(케인스)"


"만약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면 정부는 세금을 올리지 않고도 더 많은 부를 가져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경제 위기를 맞았을 때 결코 정부에 희망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1973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칠레 정부는 내가 제안한 경제 이론을 중심으로 경제를 개혁했지만 실패했다.(프리드먼)"


"경제학의 목적은 사회 전체가 더욱 효율적으로 사회적 부를 창출하고 개개인이 행복을 느끼며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게 하는 것이다. 행복은 효용÷욕망이다. 한계효용은 일정 시간 안에 상품을 한 단위 더 소비했을 때 얻는 효용의 증가량을 말한다. 행복=O+(N×S)/T+Cpm+He이다. O는 외부활동, N은 자연과의 관계, S는 이웃과 친구 간의 관계를 포함한 사회적 관계, Cpm은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 T는 평균온도, He는 앞으로 보낼 휴가를 뜻한다.(새뮤얼슨)"


"화폐는 부를 교환할 때 사용하는 매개체일 뿐 소비할 수 있는 부가 아니다. 부의 규모는 화폐의 수량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국가가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는 부를 얼마나 보유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케네)"


"경제 위기의 이면에는 회복의 씨앗이 숨어 있다. 이 씨앗이 바로 세계 증시이다. 주식시장은 하락을 거듭하더라도 언젠가 최저점을 찍은 후 반등한다.경제 위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대중들의 불안심리 때문이다. 불안심리는 파괴성을 가지고 있다.(그린스펀)"


"시장 참여자들이 최적의 경제 상태를 찾아내면 경제 시스템은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것이 내쉬 균형이다. 도둑 A와 B가 경찰에 잡혔다. 경찰은 두 사람을 각각 다른 방에 가두고 심문하면서 다음 조건을 제시했다.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 불충분으로 2년형, 만약 한쪽이 범죄를 자백하면 그는 석방되고 자백하지 않은 상대방은 7년형, 둘 다 죄를 인정하면 두 사람 도두 5년형에 처한다. A는 B가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지만, B가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자백을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고, B도 마찬가지라서 두 사람 모두 5년형에 처해진다.(스타글리츠)"


"한 나라의 내부에 모순이 발생하면 두 가지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는데, 첫째는 개혁을 통해 모순을 철저히 없애는 것이고, 둘째는 시선을 돌려 외부에서 모순을 일으키는 것이다.(스타글리츠)"


각 강의에는 이론 설명과 이해를 도와주는 사례가 함께 있어서 어려운 경제학 이론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주식 투자에 실패해 큰 손해를 본 뉴턴은 "천체의 움직임은 알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구나"라는 말을 했다는 인용에서 재미난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지금 우리나라와 세계에서 펼쳐지고 있는 경제 정책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경제정책들의 배경과 예상 효과를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책 한 권을 읽고 경제학을 충분히 알 수는 없지만, 입문서로는 충분히 좋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진 책이다.

갑자기 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기분이다.

그리고, 이 책에 언급된 경제학자들이 주장한 이론들을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경제학에 흥미를 느끼도록 유도하는 좋은 책이다.


※ 살아있는 경제학 이야기 독서 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글담출판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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