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인문학 길잡이 - 초보자를 위한 인문학 사용설명서
경이수 지음 / 책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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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화두는 인문학이다.

한국 사회에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유행은 아니 요즘이 아니라 한참이 된 것 같다.

세상만사 모든 근본과 해결책은 인문학 안에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이길 수 없는 이유도 애플이 제품에 담고 있는 인문학적 철학과 소양 때문이라고 한다.

그 동안 인문학과 관련된 몇 권의 책을 읽었었다.

인문학 책을 읽을수록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안목이 변화되는 것이 분명히 느껴진다.

하지만, 그 시각과 안목이 단지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것일 뿐 실제 내 삶에에 반영되고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함께 느낀다.

인문학적 마인드가 내 삶에 현실화 되기를 생각하고 바라며, 또 하나의 인문학 해설서를 읽었다.

'친절한 인문학 길잡이' 책이다.


책 표지에 '초보자를 위한 인문학 사용설명서'라는 말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일상의 행복을 위한 인문학 여행이라는 말도 눈에 들어온다.

저자는 우리가 살아갈 날들은 어떤 책을 읽었는지에 달려 있고, 그것이 인문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저자가 추천하는 인문고전은 어떤 책일까?


이 책은 저자가 추천하는 인문고전 15권을 중심으로 누구나가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삶에 대한 질문과 고민에 대한 해답을 인문고전에서 찾을 것을 안내해주고 조언해주는 책이다.  

숲으로, 바다로 훌쩍 떠나고 싶다면... 월든

전지현이 부러워지기 시작할 때...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걸음이다 느껴질 때... 도덕경

일과 책임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그리스인 조르바

왜 사니? 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면... 죽음의 수용소에서

사람과 부대끼는 삶이 고단하다면... 논어

넘쳐나는 욕심에 스스로도 감당하기 힘들 때... 멕베스

무감각해진 일상에 자극이 필요하다면... 이방인

새로움, 도전이 두려워질 때... 허클베리 핀의 모험

상사에게 돌직구 날리는 통쾌함을 맛보고 싶다면... 맹자

이제는 나만의 일기장을 펼칠 때... 명상록

청춘의 시린 열정과 방황이 문득 그립다면... 죄와 벌

인생의 끝없는 달리기에 숨찰 때면... 수레바퀴 아래서

당신 마음 속에 아직도 영웅이 살아 있다면... 소크라테스의 변명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면... 행복의 정복


저자가 던지는 삶의 질문들 중 여러 질문에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길로 추천해 준 인문고전 책들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저자가 추천한 책 중에서 읽은 책도 있고, 읽지 않은 책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미 읽은 책에 대해서는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내가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문고전 독서에 대한 새로운 자극을 주었다는 점,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내게 충분한 가치를 주었다.


'진실로 바라건대 당신 내부에 있는 신대륙과 신세계를 발견하는 콜럼버스가 되라.(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숲으로, 바다로 훌쩍 떠나고 싶다면 '월든'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했는데, '월든' 책의 저자인 소로우가 한 말이다.

저자는 '월든'은 우리의 영혼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함유한 달걀과도 같은 책이라고 말했다.

'월든' 책에 대한 소개와 설명을 보면서 진정 모든 영양소가 그 책에 담겨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는 인문고전 독서의 필요성을 그 책이 모두 담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월든'이 총론서이고, 나머지 책들이 각론서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아직 '월든' 책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저자의 설명만으로도 '월든' 책은 삶을 다시 보게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소로우 작가처럼 대범하게 초월해서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든은 호수의 이름이다.

소로우는 28세에 월든 호수가 있는 숲 속으로 들어가 2년 2개월을 살았다고 한다.

그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이고,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고,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어쩌면 세상에 대한 탈출이지만, 자신에게는 자신의 내면 깊숙이 안으로 들어간 여행이었다.

'자연은 부유하거나 화려하지 않습니다. 소로우는 소박함, 검소함이 삶을 살며 가져야 할 미덕으로 강조합니다. 그렇기에 가난이라는 것이 불행이 아니라 오히려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고 중요한 경험만을 갖도록 제한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얘기합니다.(p.20)'

소로우는 초월론 사상가라고 한다.

초월론은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개인의 도덕적 완성을 강조하며 자연을 지향하는 삶을 강조하는 사상이라고 한다.

저자는 소로우의 '시민 불복종'도 읽어볼 것을 추천했다.

'시민 불복종'은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에게 큰 영향을 준 책이라고 한다.


소로우의 월든 책에 대한 안내를 보면서 이 책이 정말 친절하고 부드럽게 인문학을 안내해주는 책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술술 읽게하는 친절하고 흡입력 있는 설명이 인문고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켜 주었다.

월든이라는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입니다.(노자)'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걸음이다고 느낄 때 읽어봐야 할 인문고전이 도덕경이라고 한다.

도덕경에 대한 책은 지난 해에 읽은 적이 있다.

그때 도덕경의 매력에 빠졌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도덕경에 대한 이 책의 내용에 더욱 관심이 갔다.

도덕경은 동양보다는 서양에서 더 많이 찾는 책이라고 한다.

헤겔, 하이데거, 톨스토이도 도덕경에 빠졌었고, 성경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번역본을 가지고 있는 책이 도덕경이라고 한다.

저자는 R=VD 라는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라는 말을 거부했다.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내 삶이 실패하는 것은 아닙니다. 꿈은 그저 당근과 채찍인 셈이죠. 내가 원하는 내가 되기 위한, 또는 보다 발전적인 내가 되기 위해 필요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입니다.(p.49)'

저자의 말처럼 꿈을 생각하니 꿈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도덕경의 도(道)는 이 세상, 우주의 근본원리이고, 덕(德)은 도라는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살아가다 덕을 보게 되리라 것이라고 한다.

철학자 강신주는 덕(德)은 득(得)이라고 규정했다고 한다.

덕(德)은 득(得)이라는 글자와 심(心)자가 합성된 글자라고 한다.

도덕경이 무슨 책인지 도와 덕의 해석만으로 충분한 설명이 되었다.

바다라는 단어의 의미를 신영복 교수는 바다가 모든 물을 받아내기에 그래서 그 이름이 바다라고 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자성어인 바다는 물을 가리지 않는다는 해불양수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의미이다.

'진정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무엇보다도 낮은 자세, 있는 듯 없는 듯 무위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 노자의 생각입니다.(p.54)'

도덕경에서 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작은 생선 굽듯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선을 구울 때는 한 면이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지, 계속 뒤집고 또 뒤집다 보면 생선살이 다 부스러진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덕경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충동을 강하게 받았다.


'삶의 가장 커다란 결실과 향락을 수확하기 위한 비결은 위험하게 사는 것(니체)'

얼마 전에 니체에 대한 책을 읽었을 때 그 책의 저자가 던진 메세지 중에 하나가 '위험하게 살아라'였는데, 그 말을 이 책에서 다시 접하게 되니 반가웠다.

새로움, 도전이 두려워질 때 읽을 인문고전으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추천하였다.

이 책에서 재미난 사실을 알았다.

마크 트웨인은 필명으로 배가 지나다닐 수 있는 최소한의 물의 깊이라는 뜻이라는 것이라고 한다.

재밌는 필명이었다.

어린이 소설로만 생각하고 있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 책이 새로움과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즐겁고 유쾌한 유머로 떨쳐낼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저자의 설명에 아이들과 함께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나가 상사에게 돌직구를 날려보고 싶을 때가 있다.

상사에게 돌직구 날리는 통쾌함을 맛보고 싶을 때 읽을 인문고전으로 '맹자'를 추천했다.

맹자는 자신이 믿는 이상을 위해 현실과 타협을 결코 하지 않는 강직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었다.

하지만, 맹자가 찾는 이상적인 정치는 그의 평생 동안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맹자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지만 그가 말하는 인과 의를 실천하고 왕도정치를 실현할 왕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어쩌면 이상은 생각속에만 있을 뿐 현실에는 없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상적인 직장을 찾으면서 몇 번의 이직을 했지만 어느 직장이나 장점과 단점이 양면적으로 존재하고 있었고,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직장을 현실에서 만날 수는 없었다.

저자도 그 부분을 이야기했다.

'세상에는 꼭 최고의 , 옳고 합리적인 것들만 지켜지는 건 아니지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우리의 일터가 이상적인 곳이 아닌 현실적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때론 올곧은 진실도 힘과 지위 앞에서는 조금씩 굽어지거나 굴절되기 마련입니다.(p.184)'

맹자는 눈치도 없고, 겁도 없고, 타협을 모르고 자신이 옿다고 생각하는 길로 흔들림 없이 걸어가는 성격이었다는데 그 성격은 참 부러운 성격이었다.

그렇게 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살면 살수록 느끼기 때문이다.

저자는 논어는 일반 백성들을 포함한 모두를 위한 책이라면 맹자는 일반인 보다는 통치자를 위한 책이라고 했다.


인생의 끝없는 달리기에 숨찰 때면 읽을 책으로 추천한 '수레바퀴 아래서' 부분에서는 '이제야 나는 알아차렸다. 내가 달리고 있는 곳이 끝이 없는 트랙임을'이라는 어느 자퇴생의 글을 인용하였다.

내가 달리고 있는 곳이 끝없는 트랙이다.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일상이 정말 트랙을 도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수레바퀴 아래서' 에서 수레바퀴는 엄격한 규율과 우수한 시험 성적을 받아 성공을 좇고자 하는 당시의 학교를 상징했다고 한다.

수레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지금 반복되고 있는 이 일상이 인생의 전부라 생각하지는 마세요. 지금 이 달리기에서 좀 뒤처져도 괜찮습니다. 때로는 멈춰 쉬기도 하세요.(p.248)'

너무 현실에 매달리며 앞서가기와 뒤처지지 않기에 치중하고 있는 지금의 삶은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저자인 헤르만 헤세의 유년기 시절이 많이 담겨진 책이라고 한다.

헤세는 29세 때 수레바퀴 아래서를 썼고, 42세 때 데미안을 썼다고 한다.

이 두 책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추천하는 인문고전의 책 내용, 그리고 그 책에 대한 저자의 친절하면서도 탁월한 해석 그리고 가끔은 다른 책과 사람의 글을 인용하면서 인문고전으로 접근하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이 책의 구성은 참 좋았다.

인문학 가이드북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인문고전들에 대한 독서 충동이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넘쳐나는 것이 느껴졌다.


막연히 저자의 철학만을 풀어쓰면서 "어차피 힘든 인생이니까 잘 적응하며 때로는 반항하며 열심히 살아라"라고 말하는 책들보다 이 책처럼 특정한 인문고전에 대한 내용을 인용하고 해석하면서 저자가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그 인문고전들과 함께 살짝 비춰주면서 주는 조언이 더 설득력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어떤 분이고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많은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이 책에서 추천된 인문고전들을 언제 다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삶에 꼭 해야할 일들 중의 하나로 생각했다.

특히, 월든 이라는 책이 가장 먼저 읽고 싶다.

책장에 이 책을 잘 꽂아두고 삶이 지치고 힘들 때마다 그리고 삶에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때 편안한 마음으로 꺼내 읽고 살아온 삶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면서 다가올 삶을 잘 준비하고 맞이해야겠다.

이 책은 내게 유익하고 필요한 조언과 지식을 많이 전해준 좋은 책이다.


※ 친절한 인문학 길잡이 독서 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책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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