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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정리법 - 거실, 자동차, 기저귀 가방, 지갑, 인간관계, 시간, 남편까지 당신이 찾는 모든 정리법
저스틴 클로스키 지음, 조민정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정말 읽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해주고 엄청난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었다.
'거의 모든 것의 정리법'
책 한 권에 거의 모든 것의 정리법을 기술했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책 표지에 있는 책 소개글을 보니 정말 대단한 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실, 자동차, 기저귀 가방, 지갑, 인간관계, 시간, 남편까지... 당신이 찾는 모든 정리법'
생활 주변의 사물에 대한 정리법은 익숙한 제안이지만, 인간관계와 남편까지 정리한다는 말에 과연 어떻게 정리할지 정말 궁금했다.
저자 저스틴 클로스키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정리 컨설팅 회사인 OCD 익스피리언스를 창업하여 많은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정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정리법을 설명하고 있지만, 사진은 전혀 없다.
많은 사진을 통해서 수납법을 배울 것을 생각한 나에게는 조금은 색다른 책이었다.
오직 텍스트로만 구성된 책이다.
마치, 수납에 관한 이론서, 개론서, 총론서를 보는 느낌이다.
저자의 회사 이름에 있는 OCD는 원래 강박장애를 나타내는 용어라고 한다.
강박장애는 영어로 Obsessive Compulsive Disorder 이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OCD를 정리(Organization), 창조(Creation), 훈련(Discipline)으로 재창조하였다.
일상의 복잡함을 단순화하여 최상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삶을 정리하고, 정리를 통하여 모든 것들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알 때의 짜릿한 경험과 그것이 가진 힘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저자의 정리법 철학이다.
'정리에는 빠른 해결책이나 쉬운 정답이 없다.(p.34)'
'진정한 정리밥업이란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와야 하고, 개개인의 성향에 맞는 해결 방법이 필요하다. 정리는 훈련이다.(p35)'
OCD 정리법은 세 가지 단계로 구성이 되어 있다.
O : 정리하기 → 애착을 가진 물건들을 살펴보기 : 정리 대상 물건을 모조리 내 놓고 필요한 물건과 버릴 물건을 선택한다.
C : 창조하기 → 정리 체계 창조하기 : 필요한 물건을 선택했으니 수납하고 처리할 체계를 만든다.
D : 훈련하기 → 훈련을 통해 몰입하기 : 불필요한 것은 버렸고, 정리 쳬계를 만들었으니 이제 정리 상태를 유지한다.
저자가 말하는 정리법은 어떻게 보면 참 간단하다.
모든 것을 내놓고, 버릴 것을 선택해서 버리고, 필요한 것은 제대로 정리하여 수납하고, 정리된 수납시스템을 마치 훈련을 한다는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수납법 중의 하나는 디지털을 이요한 수납법이다.
종이로 된 책 보다 전자책을 사용할 것을 권하고, 수첩을 사용하는 것보다 디지털기기를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수납 대상은 정말 다양하다.
가나다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가구, 가사도우미, 가족 공간, 가족 오락 시설, 거실, 게시판, 게임, 계정, 계획표 부터 시작하여 하드 드라이브, 학업자료, 할로윈, 헤드폰, 헤어 액세서리, 헤어 제품, 현관, 호텔 방, 화장품, 회의록, 회의메모까지 유형적인 것과 무형적인 것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OCD 정리법을 정리해본다.
*가족공간 : 가족 공간은 수납공간이 되어서는 안 되고, 편안하면서 감정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가구를 고를 때는 빌트인 수납이 가능한 것으로 찾는다.(p.50)
*계획표 : 계획표는 종이가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정리하라.(p.59)
*냉장고 : 한 달에 한 번씩 깨끗이 닦고 정리해야 한다. 한동안 쓰지 않았던 것들이 있다면 미련을 가지지 말고 그냥 버린다. 냉장고 안에 물건을 보관하는 장소를 지정한다. 각종 소스병은 작은 바구니안에 넣어 수납한다.(p.85∼86)
*소셜 네트워크 : 꼭 가입해야 할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선택하여 폴더를 만들어 북마크한다.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사이트를 방문하여 확인한다. 일 년에 두번씩 친구 리스트를 살펴보고 연관이 없는 사람은 정리한다.(p.203∼204)
*시간관리 : 어떤 일을 할 때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지 현실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그것을 파악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정을 달력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관리한다.(p.221∼223)
*아파트 : 서랍을 열어 일 년 이상 쓰지도 찾지도 않았던 물건들은 모조리 밖으로 꺼내 버릴 것을 버린다. 벽면을 잘 활용해야 한다.(p.253∼254)
*운동 : 운동시간을 달력에 약속으로 정한다. 몸짱이 되고 싶다면 각 신체 부위별로 해야 하는 운동을 세부적으로 정한다. 월요일에는 다리 운동, 화용일에는 엉덩이 운동 등 용일별로 정한다. (p.304)
*인간관계 : 우선순위를 정하여 지속적으로 연락한다. 전화와 이메일을 연락 수단으로 적절히 조절한다.(p.328)
내게 인상적인 내용들에서 구체적인 정리법을 배우지는 않았지만, 이런 무형적인 것들도 정리의 대상이라는 메세지와 이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내 삶에 적용할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저자의 OCD 익스피리언스 회사가 포춘 500대 기업과 뉴욕의 영향력 있는 명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말에서 정리 컨설팅에 대한 수요는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수납 책과 다른 점은 고객 맞춤형 수납법을 제안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제안해주는 정리법은 상단히 간략하다.
어쩌면 개념만을 이 책에서 배우고 구체적인 방법은 스스로 창조해야 하는 과제이다.
하지만, 저자가 각 주제별로 OCD 정리법을 간략히 설명하며서 자신의 OCD 정리 컨설팅 성공 사례를 언급해주고 있어서 내가 내 스타일에 맞는 정리법을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남이 만들어 놓은 수납법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수납법을 생각하게 해주는 자극을 주는 책이다.
사진과 완벽한 수납 솔루션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는다면 조금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내 삶을 어떻게 정리하고 효율적으로 살아갈 지를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정리 철학을 일깨워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책장에 꽂아두고 가끔 삶을 정리하고 싶을 때 꺼내서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내 삶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잘 정리하면서 창조적으로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