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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와 함께한 여름 ㅣ 푸른숲 작은 나무 18
전성희 지음,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7월
평점 :
책 표지를 보고서 '불가사리와 함께한 여름' 이라는 제목에서 여름 시즌을 생각하며 만든 동화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불가사리라는 이름에서 당연히 바다 속에 사는 불가사리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빗나간 예상이었다.
이 책에 나온 불가사리는 바다에 사는 불가사리가 아니다.
이 책에 나오는 불가사리는 쇠를 먹고 사는 전설 속 동물 불가사리이다.
불가사리는 절대 죽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바다 속 동물 이야기가 아니라 전설 속에 나오는 동물 이야기이다.
과연 철을 먹고 사는 불가사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은 초등학생 희준이이다.
희준이에게 불가사리는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일주일에 한두 번씩 찾아왔다.
희준이는 불가사리와 축구를 하기도 한다.
희준에게 불가사리는 완전 소중한 친구이다.
이 책에 나오는 불가사리는 바다 속에 사는 불가사리와는 완전히 다른 약간은 괴물 같은 모양이다.
그래도 눈빛이 선해보여서 귀여운 동물의 모습이다.
완전 상상 속에 존재하는 동물의 모습이다.
희준이의 불가사리는 쇠를 갉아 먹으며 산다.
희준이가 할아버지댁에 다녀오는 길에 우연히 희준이에게 따라온 작은 벌레였다.
그런데, 키우다보니 쇠를 갉아먹는 동물이었고, 집 안의 모든 쇠를 먹어 치워서 집에서 지낼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집 안의 쇠를 모두 갉아먹었다니 아침마다 없어지는 쇠를 보면서 부모들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너무나 커진 불가사리는 어쩔 수 없이 희준이네 집에서 나가게 되었다.
불가사리는 공중으로 날 수도 있다.
희준이를 태우고 도시 위를 날아다녔다.
불가사리는 주인이 주는 쇠만을 먹는다.
도로 위에 있는 우체통 같은 쇠는 절대 먹지 않는다.
불가사리는 도덕을 지키는 나름 착한 동물이다.
희준이가 불가사리에게 쇠를 주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집안에 있는 모든 쇠를 먹고 집을 나간 불가사리가 아닌가?!
아마 내가 키웠다고 해도 쇠를 계속해서 공급하기는 참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희준이는 불가사리에게 쇠를 사주기 위해서 엄마의 지갑에서 몰래 만원을 꺼낸다.
언젠가 우리 아이도 내 지갑에 손을 댄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일이 생각났다.
아이가 내 지갑에서 돈을 꺼낸 것을 알아낸 후 아이에게 다시는 그런 짓을 할 경우 경찰서에 가겠다는 각서를 쓰게 했었다.
그 각서는 사진을 찍어서 지금도 잘 보관하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지갑에 호기심을 갖고, 자신이 사고 싶은 것에 대한 충동을 참지 못해서 부모의 지갑에 손을 대기도 한다.
희준이는 지극히 일반적인 어린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엄마 지갑에서 돈을 몰래 가져간 희준이도 엄마에게 들킨다.
그리고 엄마에게 혼이 난다.
아이들이 이 내용을 보면서 동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그리고, 이래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지 않을까?
현실감이 묻어나는 생활 동화의 느낌을 주는 내용이다.
희준이는 문방구에서 필통을 훔친다.
모든 이유는 불가사리에게 쇠를 주기 위해서이다.
목적은 선하지만 훔친다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현실성은 있지만 범죄라고 할 수 있는 행동이 책에 나오는 것을 보고서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당연히 저렇게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길 바라본다.
희준이는 불가사리에게 줄 쇠만을 생각한다.
집 근처 고물상에 다녀오기도 하고, 친구 동현이에게 불가사리 이야기를 하며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엄마 지갑에 손을 대기도 하고, 문방구에서 도둑질을 하기도 한다.
불가사리와 희준이는 바다에 여행을 간다.
마지막에 불가사리는 희준이 곁을 떠나기로 한다.
그 이유는 희준이를 힘들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이다.
희준이가 불가사리에게 쇠를 공급하는 것은 희준이게는 과분한 행위이다.
그래서, 불가사리가 스스로 희준이 곁을 떠나준다.
이 책은 상상 속의 동물, 일상 생활에서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내용, 여행과 이별 이야기가 나오는 동화이다.
함께 읽은 아이는 마지막 이별 내용이 슬프다고 하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과의 동행 그리고 배려와 추억, 이별을 생각하게 해주는 동화이다.
책을 모두 읽고 나니 순수한 희준이와 생긴 것은 무섭지만 마음이 착한 불가사리가 눈 앞에 그려지는 느낌이다.
희준이를 떠난 불가사리는 나중에 희준이에게 다시 돌아올까?
가끔 다시 돌아와 희준이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아이와 재밌게 읽은 동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