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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ㅣ 푸른숲 생각 나무 3
배성호 지음, 허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5월
평점 :
'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이라는 책이 새로 나왔다.
난 이 책 제목을 보고서 이런 상상을 잠시 했었다.
'우리나라 인구가 100명이라면 서로 아껴주서 배려하면서 여유있게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북유럽 국가들은 인구가 그다지 많지 않고,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다.
덴마크는 555만명, 스웨덴 964만명, 핀란드 526만명, 벨기에 1,044만명, 네덜란드 1,068만명, 노르웨이 508만명, 스위스 799만명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인구가 국가 경쟁력일 수도 있겠지만, 좁은 국토에 비해서 많은 인구가 부담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리고 지나친 경쟁 중심의 사회 분위기를 야기하는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내가 상상한 내용의 책은 아니다.
우리나라와 관련된 숫자들에 대한 통계치를 정리하여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다.
우리나라 국민을 100명으로 가정한 후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통계치를 알려주면서 우리나라가 어떤 모습인지 이해하는 것을 도와주는 책이다.
이 책을 아이에게 보여주니 아이는 얼마 전에 읽었던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라는 책을 가져오면서 이 책은 우리나라에 대한 책이라며 서로 비교해 보며 책에 흥미를 느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책의 저자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초등 사회 교과서를 연구하며 여러 책을 저술한 분이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우리가 발 딛고 선 곳을 찬찬히 살피며 헤아려 보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읽는 어른들에게 해주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모습을 나타내는 통계치를 바탕으로 기술한 책이지만, 저자가 바라는 것은 우리나라가 현재 어떤 모습이며, 우리나라가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 지를 고민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250여 나라 중에서 땅 넓이는 109번째이고, 인구는 5천만 명이 넘어 세계에서 26번째라고 한다.
우리나라를 100명이 사는 마을로 가정하고 우리나라의 모습을 알기 위해 이 책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지역, 집, 나이, 먹을거리, 종교, 어린이와 청소년, 여자와 남자, 동물, 정보통신, 일하는 사람들, 잘사는 사람과 가난한 사람, 세계화, 에너지, 우리 마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세부 주제로 우리나라의 2012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사용한 통계치는 2012년을 기준으로 산출된 2013년 자료이다.
어른인 나도 잘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여러 모습들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우리 마을 사람 100명 가운데 50명은 수도권에 산다.
24명은 경기도에, 20명은 서울에, 6명은 인천에 산다고 한다.
제주도에는 1명이 살고 있다.
이렇게 숫자로 각 지역별 인구를 보니 인구분포가 상당히 불균형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우리 마을 사람 100명 중 47명은 아파트에 살고, 40명은 단독주택에 살고, 11명은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에 살고, 3명은 여관이나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에서 산다고 한다.
54명은 자기 집에 살고 있고, 46명은 자기 집이 없다고 한다.
우리 마을에는 모든 가구가 자기 집을 한 채씩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집이 많지만, 실제로는 자기 집이 없는 사람이 많고, 한 사람이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다는 것도 지적해준다.
우리나라의 화려한 모습 속에 가려져 감춰진 모습들을 이 책에서는 친절하게 그리고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10세 아래 어린이가 6명, 60세가 넘는 노인이 16명이지만 2050년에는 60세가 넘는 노인이 42명이 될 것이라고 한다.
청소년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은 9시간인데, 우리나라 청소년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이라는 것도 알려준다.
100명 중 회사에서 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36명인데, 그 중 정규직은 19명이고 비정규직은 17명이라는 것도 알려준다.
정규직 근로자의 한 달 임금은 평균 255만원이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한 달 임금은 143만원이라고 한다.
가장 잘 사는 가구 10가구는 한 달에 930만원을 벌고, 가장 가난한 가구 10가구는 한 달에 87만원을 번다고 한다.
고도 성장과 경제 발전 속에 가려져 있는 우리나라 이면의 모습을 이 책에서는 그림과 함께 부드우면서도 예리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넘어갈 대목에서는 어른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통계치에 대한 설명이 주요 내용인 재밌는 책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페이지를 넘기며 읽어보니 사회 고발적인 내용과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 우리가 고민할 부분을 제시해주는 다소 무거운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마을의 남여 비율은 50명대 50명이라고 한다.
대학 진학율은 여자가 74%로 남자 진학률 69%보다 더 높다고 한다.
여자는 한 달 동안 일하고 받는 돈이 평균 158만원, 남자는 평균이 239만원이라고 한다.
저자는 여자든 남자든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게 일하고 동등하게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마을 사람들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 마을에 19세가 넘는 사람은 78명인데, 그 중에 22명은 평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바른 생활 습관과 긍정적인 생각, 그리고 꾸준한 운동이 필요합니다고 조언한다.
우리 마을 사람 중 외국인은 현재 3명인데, 2040년에는 14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우리 마을 사람 100명 중 89명은 에너지 소비에 여유롭지만, 11명은 형편이 어려워 난방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 다문화, 부의 양극화 등 여러 사회 현상들을 통계치를 이용해 잘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이 책을 읽어주면서 부연 설명을 해주면 아이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생활에 밀접한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통계치와 저자의 조언이 매우 유익하게 느껴진 책이었다.
책 마지막 부분에는 '이 책을 읽는 어른들에게'를 통해서 저자가 어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기술하였다.
어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궁극적으로는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이다.
저자는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본문과 그림을 통해 우리나라를 잘 알고 그 느낌을 서로 나누고, 통계치 숫자를 넘어 좀 더 깊이 이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생각을 키울 것을 주문하며,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과 꿈을 가질 것을 바라고 있다.

어른인 나도 이 책을 읽고서 우리나라의 모습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불균형, 차별, 양극화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두껍지 않고, 글자량도 많지 않고, 각 페이지마다 그림이 함께 있어서 읽기에 정말 편안하다.
아이들과 함께 각 주제에 대해서 읽은 후 토론을 한다면 아이들과 생각을 공유하며 서로의 사고력 증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첫 번째 주제인 지역과 두 번째 주제인 집에 대해서 아이들과 함께 읽고 토론해 보아야겠다.
몇 년 아니 몇 십년이 지난 후 이 책이 다시 출간되었을 때는 우리 사회가 밝고 건강하고 평등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