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맞춤아기, 누구의 권리일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30
존 블리스 지음, 이현정 옮김, 오정수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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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세더잘 시리즈 30편이 나왔다.

세더잘이란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세더잘 시리즈는 현대사회에서 알아야 할 이슈에 대한 지식을 전해주는 책 시리즈이다.

출간되는 책마다 항상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관심이 가는 책이며, 청소년을 위해서 쓰여진 책이지만 어른인 내가 읽기에도 충분히 좋은 책이다.

이번에 출간된 30편은 맞춤아기이다.

부제목으로 '누구의 권리일까?'라는 말이 붙어 있다.

책 표지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이 책은 유전공학에 관한 책이다.

 



얼마전에 DNA를 연구하는 분자생물학자들에 대한 책을 흥미롭게 읽어서 이 책에서는 유전공학에 대해 어떤 내용이 어떻게 기술될지 기대를 하며 책을 읽게 되었다.

 

맞춤아기란 무엇일까?

대충 감은 오지만 정확한 정의는 모르겠다.

책에서 맞춤아기는 시험관 수정기술을 이용해 질병유전자가 없는 배아를 골라 탄생시킨 아기를 말한다고 정의한다.

맞춤아기의 건강한 줄기세포로 아픈 자식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맞춤아기 기술은 아픈 자녀를 둔 사람들에게는 구세주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맞춤아기에 대해서는 찬반 대립이 격렬하다고 한다.

치료적인 관점과 윤리적인 관점의 대립인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립이지만, 내가 굳이 한 표를 던진다면 나는 치료에 한 표를 던지겠다.

물론, 당연히 맞춤아기 기술은 기본적인 윤리는 지키면서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책 초반에 영화 프랑켄슈타인, 소설 멋진 신세계, 영화 스플라이스에 대한 사진과 이야기가 곁들여져 있어서 흥미를 더해준다.

책은 전반적으로 술술 읽어가며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되어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맞춤아기는 우리가 흔히들 상상하는 원하는 대로 제작된 맞춤형 아기는 아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맞춤아기 기술로 부모가 원하는 신체적 특징을 가진 아이를 탄생시킬 수도 있다고 말한다.

언젠가는 아기의 피부색, 눈 색깔, 머리카락 색깔을 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좀 무섭고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전학은 맞춤아기를 탄생시키기 위한 기초 학문이다.

이 책에서는 유전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멘델의 교배실험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고 있다.

예전에 학창시절 생물시간에 배웠던 내용이 생각났다.




유전학의 발견과 더불어 성장한 우생학에 대한 소개도 나온다.

좋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끼리 결혼하게 하는 적극적 우생학이 있고, 나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게 불임수술을 권장하는 소극적 우생학이 있었다.

우생학은 20세기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고 한다.

우생학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내가 생각하기에 그 기준은 사람의 건강과 행복이라 생각한다.

사람의 건강과 행복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바로 적극적 우생학이라 생각한다.

 

현재 배아의 유전자를 직접 조작할 수는 없기 때문에 많은 난자를 수정시켜서 만들어진 여러 개의 배아가 원하는 형질을 갖고 있는지를 검사하고 그 중 원하는 형질이 있는 배아를 골라 자궁에 이식을 한다고 한다.(p.33)

체외 수정을 하는 단계에 대해서 그림과 함께 기술되고, 체외 수정으로 태어난 아이 즉 시험관 아기로 세계 최초로 태어난 루이스 브라운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시험관 아기로 태어나 잘 성장한 루이스 브라운은 자연 임신으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고 한다.

인간의 과학 기술이 참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전자 진단법을 이용해서 태어날 아기를 예측하고 이를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아기를 선택한다면 장점도 있겠지만, 그와 반대로 많은 윤리적인 문제와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이 책에서는 지적해주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그것을 올바르지 않은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과학기술로 인한 폐해와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유전공학과 맞춤아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미래에는 유전격차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지금 시대에 경제적 빈부의 차이에 따라 정보 격차가 발생하는 것처럼 유전 격차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은 2세를 위해 우수한 유전자를 비싼 값에 사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전자 조작으로 꼭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똑똑한 아이를 주문한 부모에게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정말 똑똑한 아이가 태어난다고 장담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아이가 나중에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한다.

그래서, 소비자가 자신이 산 제품에 대해 실망하는 현상인 구매자의 후회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구매자의 후회(p.66)'

이 책을 읽고서 처음 접한 용어인데, 인상적인 용어이다.

 

'미끄러운 비탈길 이론(p.68)'도 인상적이다.
미끄러운 비탈길 이론이란 하나를 허용하면 그 뒤에 일어날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이론이다.

맞춤 아기는 미끄러운 비탈길 이론처럼 처음에 몇 사람에게 허용이 이루어지면 나중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것이라는 것이다.

 

유전자 조작과 맞춤아기 기술에 대해서 인간을 대상으로 이야기할 때는 장점과 더불어 단점을 많이 기술하였다.

하지만, 공학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장점이 주로 소개되었는데 인공거미줄 내용이 흥미로웠다. 

거미줄에 있는 단백질이 염소젖과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한 후 거미의 유전자를 염소에 넣자 염소젖에서 거미줄에 있던 똑같은 단백질 성분이 나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염소젖에서 추출한 인공 거미줄은 바이오스틸이라 부르며 방탄조끼를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참 신기한 과학기술이다.



책 후반부에 유전공학의 이점이 기술되면서 유전자 치료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기술되어 있었다.

이 책은 논란의 여지가 항상 있는 맞춤아기라는 체외수정과 유전자조작에 대해서 찬반 양론을 느끼며 그에 대한 의견들을 학습할 수 있는 책이었다.

좋은 목적으로만 쓰인다면 과학기술은 인간의 위대한 창작물일 것이다.

하지만, 그 동안의 역사에서도 과학기술을 올바르지 않은 목적으로 사용한 무수한 사례들이 있었다.

 

책 마지막에 토론을 위한 주제 4개가 제공되었고, 이 책에 언급된 용어들에 대한 용어 설명도 친절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이 책을 교육적으로 이용하는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은 자연과학, 특히 유전공학, 생물학, 의학에 관심 많은 청소년들에게 과학기술이 가진 양면성을 느끼게 하면서 올바른 판단력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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