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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ㅣ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58
류호선 지음, 현태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1월
평점 :
이 책은 시공주니어 문고 독서레벨 1 시리즈로 초등학교 저학년 이상에게 권장되는 책이다.
저자는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현직 여자 교사이다.
책을 읽어보니 글씨체도 큰 편이고 내용은 1학년과 2학년에게 알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제목을 보았을 때 책 내용이 무슨 내용일지 예측이 되질 않는다.
그래도 책 제목이 선생님을 돌려달라는 내용에서 학생들의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에서 나온 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읽어보니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먹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선생님의 두꺼워 보이는 다리 두께가 뭔가 불길한 예감을 준다.
구름 속의 선생님을 절규하 듯 울며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연 무슨 내용일까?
이 책의 주인공은 또실이이다.
또실이의 초등 1학년 입학과정과 학교 적응기가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내용의 시작은 또실이의 초등학교 입학 전날의 모습이다.
처음으로 학교가는 날을 앞두고 또실이는 잠 못이루는 밤을 지낸다.
엄마를 깨워 학교에 언제 가냐고 묻고, 잠이 오지 않아 양 103마리를 세어보기도 하고, 책가방 속 학용품을 다시 확인하고, 신발주머니 속 실내화가 짝이 맞는지 확인도 하고 평소와는 다른 부지런한 모습을 보인다.
귀여운 초등 1학년의 모습이다.
우리 아이들은 또실이 만큼은 아니었지만, 초등학교 입학식 전날 온 가족이 설레여했던 기억이 난다.

학교 가는 날 아침이 되자 또실이는 아주 다른 아이가 되어 있다.
평소와는 다르게 혼자서 세수하고, 양치질도 스스로 알아서 하고, 옷도 스스로 골라서 챙겨입고, 머리에 헤어젤을 발라서 멋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스스로 멋내기 위해서 입은 옷과 헤어젤을 발라 만든 번개 머리는 엄마에 의해서 물거품이 된다.
엄마의 생각에 초등학교 입학식 날 어울리지 않는 패션이기에 또실이는 엄마 스타일로 다시 평범한 아이로 변하게 된다.
평범한 아이로 변한 또실이는 엄마가 화장을 하며 잔뜩 꾸미고 있는 모습을 이해하지 못한다.
또실이의 첫 등교 전 모습이 참 현실감이 느껴지면서 웃음이 나게 한다.
드디어 학교에 간다.
그런데, 여기서 또실이는 담임 선생님을 만나면서 학교에 대한 환상이 무너진다.
또실이의 옆반 선생님은 스튜어디스 같은 예쁜 여자 선생님, 또 다른 옆반 선생님은 축구코치 같은 잘 생긴 남자 선생님이다.

하지만, 또실이의 선생님은 나이 많은 여자 선생님이다.
이 책에서는 '늙은 못생긴 할머니 같은 선생님'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아이들 눈에도 젊고 예쁜 여자 선생님이나 젊고 멋진 남자 선생님이 좋은가 보다.
어른이나 아이나 예쁘고 멋지고 젊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인지상정인가?
또실이는 선생님을 보고 크게 실망한다.
또실이의 모습은 실제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내용일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은 다행히 그 동안 젊은 선생님들께서 주로 담임을 해오셨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것을 다행이다 라고 생각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스튜어디스 같은 선생님은 매일 예쁜 옷으로 바꿔 입는데, 또실이네 선생님은 일주일 동안 윗도리가 한 번도 안 바뀌고 똑같다고 한다.
'매일 시든 미역 줄기 같은 스웨터에 이상한 바둑판무늬 코트만 입고 다닌다니까요. 또실이는 옷에도 우유처럼 유통기한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며칠 지나면 상해서 못 입게 말이에요.(p.46)'
유통기한이 있는 옷이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아이들이 정말 저렇게 생각했을까?
또실이를 보면서 정말 웃음이 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선생님과 학교 생활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변한다고 또실이는 생각한다.
입을 내밀고 있고, 이마에 11자가 글지고, 볼이 팅팅 붓는다.
학교 생활에 대한 불만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어쩌면 또실이의 생각이 아니라 진짜일 수도 있다.
아이들은 옆 반 선생님에게 반을 옮겨달라는 부탁을 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또실이의 담임 선생님은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하는 베테랑 선생님이다.
대답 잘 하기, 줄 잘 서기, 우유 잘 먹기, 숙제 잘 하기를 강조하고 일기 검사, 식판 검사, 손톱 검사, 준비물 검사 등을 철저하게 한다.
꼼꼼하고 철저하게 교육을 시킨다면 선생님의 나이와 외모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부모만의 생각일까?
또실이는 선생님을 하마, 코끼리, 오랑우탄으로 비유한다.
급기야 또실이는 학교에 가는 것을 거부한다.
엄마의 설득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학교에 간 또실이는 담임 선생님이 아파서 결근을 하자 아이들과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한다.
하지만, 선생님이 안나오시는 날이 하루하루 더해지자 아이들은 선생님을 걱정하기 시작한다.

또실이의 담임 선생님이 안 나오신지 한 달이 지나자 임시 선생님이 온다.
또실이네 반 아이들은 원래 담임 선생님이 다시 돌아오시기를 기다리며 그리워하면서 외친다.
'이제는 불평하지 않을께요. 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제발!'
선생님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도 자신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가르쳐 주시던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예쁘다.
이 책의 내용은 충분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나도 아이들의 입학식을 갔을 때 우리 아이 담임 선생님이 젊은 선생님이 되기를 원했었다.
왜 그랬을까?
웃음이 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 아이들에게 예쁜 선생님이 좋은지 물어보니 대답을 피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후 느낌을 물어보니 책 내용은 이해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선생님에 대한 부분은 민감한 내용인지 대답을 하지 않는다.
담임 선생님이 20대 예쁜 여자 선생님인 딸만 자신의 선생님이 이 책에 나오는 스튜어디스 같은 선생님과 같다고 말한다.
어린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부모와 아이간에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는 점이 참 좋다.
저자는 초등학교 여자 선생님이다.
그래서, 이 책은 교육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내용이 잘 담겨져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매년 연애하는 기분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말한다.
학교라는 직장에 다니는 선생님의 마음이 참 예쁘고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을 가진 선생님이라면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으며 좋은 추억을 만드는 학창 시절을 보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초등학생들과 초등 1학년을 마친 예비 2학년 학생들이 읽으면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귀여운 초등 1학년생인 또실이와 또실이의 반 아이들의 학교 생활 적응기를 보면서 내 얼굴에는 작은 미소가 지어졌다.
저자께서 아이들에게 많이 많이 사랑받는 선생님이 되시길 마음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