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경제
조원경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무려 524페이지에 달하는 상당히 방대한 양의 책이다.

세계 명작소설을 통해서 경제를 들여다보는 매우 특이한 구성의 책이다.

책의 기술 형식은 소설의 형식이다.

저자는 경제학을 전공한 행정고시 출신의 행정관료이다.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세계 명작소설은 모두 13편이다.

 



레미제라블, 제인에어, 수레바퀴 아래서, 시칠리아에서의 대화, 안나 카레니나, 분노의 포도, 홍수의 해, 빼드로 빠라모, 백년의 고독,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생사피로, 황홀한 사람, 상록수이다.

 

유럽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 5편, 미주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5편, 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3편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하서인 신문기자이다.
하서인 기자가 주말 G섹션에서 세계명작소설을 현실의 사회경제문제와 접목해서 기사를 내는 과정이 소설의 형식으로 기술되었다.

소설 속에 소설이 또 있는 느낌이다.

 



주말 G섹션 프로젝트의 첫 시작을 여는 명작소설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레미제라블이다.

각 장의 처음에는 해당 명작소설의 줄거리가 친절하게 요약되어 있다.

레미제라블은 올해 책으로 읽어 보았고, 휴 잭맥이 나오는 영화로 보았고, 정성화가 장발장으로 열연한 뮤지컬도 보아서 줄거리를 읽어보니 스토리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저자의 요약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줄거리 요약이었다.



레미제라블을 통해서 현실 사회경제문제인 '양극화'를 다루고 있다.

책에서 펼쳐지는 스토리 전개는 한 기자의 취재 과정을 보는 듯 하다.

취재를 간 파리에서 레미제라블 연극에서 장발장 역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을 만나서 그 청년의 일기를 보여주고 청년과의 대화 내용을 보여주면서 레미제라블에 담겨진 사회경제적문제를 설명해 나간다.

어려운 사회경제문제를 다가가기 편하게 해주는 구성이다.

이론 설명 위주의 강의식이 아닌 소설 형식의 내용 전개가 사회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을 좀 더 쉽고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다.

중간중간에 경제학 용어들이 등장한다.

지니계수(소득분배가 얼마나 평등한지를 0에서 1로 나타낸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소득분배가 평등하다.), 상대적 빈곤율(전체 가구에서 중위소득 50% 미만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 중진국의 함정(경제발전 초기에는 순조롭게 경제성장을 하다가 중진국 수준에 와서는 성장이 장기간 둔화되고 침체되는 현상)이 나왔다. 

지금 현재 시대의 사회경제문제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 주인공을 통해서 충분히 기술되고 있다.

양극화의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라고 한다.(p.55)

레미제라블의 스토리 전개에 맞춰서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상황, 장발장의 삶을 통해서 많은 경제학적인 현상을 설명해준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었다.

신자유주의, 중산층, 사회통합, 청년실업률, 사회적기업, 법의 공정성 등이 언급되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책을 읽으면서 소설 속에 담겨진 사회경제적인 내용을 이렇게 탁월하게 해석할 수 있는 저자의 능력이 존경스러웠다.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탁월한 독후감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소설은 그냥 소설로만 생각하고 읽어왔던 나에게 이 책은 새로운 독서법을 알려주었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실제로 신문에 실린 것처럼 보이는 주말 G섹션 기사가 중간부분은 생략된 상태로 실려있다.
앞에서 전개한 스토리를 요약해주는 듯 하다.
레미제라블에서 보여진 양극화와 사회경제적 문제는 지금의 현실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제인에어'에서는 경제 회복탄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 여인의 삶을 표현한 소설에 이렇게 깊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서 알았다.
이 책을 읽고서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 제인에어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솟구쳤다.
회복탄력성의 ABC는 삶에 긍정적으로 맞서는 Attitude(자세), 삶의 가치를 인식하고 추구하려는 Brain(뇌),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고 타인과 공감하고 누군가와 함께하는 Capacity(능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p.83)
'알파는 올리고 베타는 내려서 오메가 포인트로 가자!(p.97)'
알파는 처음이라는 뜻으로 신성장동력을 말하고, 베타는 위험을 나타내는 것으로 변동성을 말하고, 오메가는 도약을 위한 전환점이라고 말한다.
경제가 지향해야 할 바를 잘 나타낸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레바퀴 아래서' 에서는 교육과 경제 분야를 다루었다.
한국인의 지나친 교육열이 한국 사회의 지속적인 성장을 오히려 제약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고, 적성과 진로를 생각하지 않는 한국의 교육 현실은 교육과 성장, 고용의 연결고리르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시칠리아에서의 대화' 에서는 정치시스템과 경제 분야를 다루었다.

'안나 카레니나' 에서는 행복과 경제를 다루었다.
'행복은 50%의 유전적 요인과 10%의 환경적 요인, 40%에 달하는 스스로 행복해지려는 욕구에 의해서 결정된다.(소냐 류보머스키)'
행복에서 환경이나 조건이 차지하는 수준은 단 10% 불과하기 때문에 행복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분노의 포도' 에서는 일자리와 경제를 다루었고, '홍수의 해'에서는 기후변화와 경제를 다루었고, 뻬드로 빠라모와 백년의 고독에서는 토지와 경제를 다루었고,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에서는 글로벌 거버넌스를 다루었고, '생사피로'에서는 농촌의 도시화를 다루었고, '황홀한 사람'에서는 고령화와 경제를 다루었고, '상록수'에서는 개발협력과 경제를 다루고 있다.

경제문제의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접근함으로써 많은 경제학적인 지혜를 주는 책이다.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세계 명작소설 중에서 내가 읽어본 것은 불과 몇 편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것도 아주 오래전에 읽었기 때문에 그 내용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는 수준을 넘어서 읽었다는 기억 외에는 책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질 않는 수준이다.

물론, 이 책에서 줄거리를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어서 그 줄거리를 바탕으로 저자의 탁월한 사회경제적 해석을 통해 명작소설들이 암시하고 있던 현실 사회의 사회경제문제들을 엿볼 수는 있었지만, 충분히 이해하고 가슴으로 느끼기에는 내 이해능력이 다소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가장 많이 이해하고 공감한 소설은 가장 최근에 읽었던 레미제라블이었다.

 

저자가 소개해주고 있는 명작소설들을 다시 읽어본 후 이 책을 읽어보아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준 경제학적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그 명작소설들을 다시 읽는다면 그 느낌이 정말 색다를 것 같다는 기대가 된다.

 

저자의 경제학 지식과 독서량, 탁월한 분석력과 해석력, 행정실무경험이 잘 녹아있는 훌륭한 책이었다.

공무원, 정치가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고, 시민단체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