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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1 : 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 ㅣ 노자, 도덕경 시리즈 1
차경남 지음 / 글라이더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얼마 전에 중국 고전에 대한 책을 읽고서 노자와 장자 사상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장자에 대한 책을 읽고서 많은 감동과 가르침을 받았으며, 노장사상의 한 축인 노자의 도덕경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을 가슴 깊이 느꼈다.
그래서 이번에 읽게 된 책은 변호사이면서 고전해설가인 차경남 저자가 쓴 '노자' 시리즈이다.
'노자' 시리즈는 총 3권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변호사를 하면서 동서양 고전을 두루 연구하신 분이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노자 사상을 느끼기 위해서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고전을 전공한 사람의 책은 한자도 많이 쓰여 있고 그에 대한 해석도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동서양고전 분야 비전공라고 할 수도 있는 저자의 동서양 고전에 막대한 공부력이 묻어나는 친절하고 자세한 해석을 바탕으로 기술되어 있어서 이 책을 통해서 노자의 도덕경을 쉽고 편하게 충분히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1편에서는 도덕경 1장부터 20장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읽기 편하게 기술되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한자어에 대한 부담도 없었고, 노자 사상과 도덕경을 참 편하게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동양고전을 이렇게 편하게 읽도록 기술된 것은 저자가 비전공자인 일반인이었고 진실로 노자 사상을 실천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노자 뿐 만 아니라 붓다, 예수, 비트겐슈타인, 스피노자, 사마천, 장자, 이백, 도연명, 유방, 항우, 장량, 한신, 칸트, 헤겔, 소크라테스 등 여러 인물들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양한 인물의 내용들이 도덕경 내용과 비교되어 설명되기에 책을 더 재밌고 쉽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책의 구성은 각 장의 맨 앞에는 도덕경을 한글로 번역한 내용이 나오고, 그 다음에는 도덕경 원문이 나오고, 그 다음에는 도덕경 원문에 대한 저자의 탁월한 해석이 친절하게 기술되어 있다.
노자는 붓다만큼의 깨달음을 얻었지만 붓다처럼 자신의 교단을 열어 세상의 한복판에서 진리를 설파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감춰 진리가 오염되는 일이 없도록 세상으로부터 멀리 은둔하여 살았다고 한다.
"도가도비상도 명가명비상명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참다운 도가 아니고, 이름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참다운 이름이 아니다.'
정말 의미심장한 말이다.
사물에 이름을 붙이면 그 이름은 관념이며 상징일 뿐 그 실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길을 떠나는 사람이 처음 시작 길에 지도를 들고 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목적지 부근에 도달하면 지도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지도는 영토가 아니라 한 장의 종이일 뿐 결코 실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초반분에 나오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벌써 노자 사상에 푹 빠져들기 시작했다.
'천하가 모두 미를 미로 알지만 이는 추함이 있기 때문이요. 선을 선으로 알지만 이는 선하지 않음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것도 절대적인 것은 없고 모두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이런 글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면 세상에 대한 불만과 비판은 모두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은 무위의 일에 몸을 두고 불언지교를 행한다.'
무위란 행위 없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인위 없음을 말한다고 한다.
범인은 공을 이루어 놓고도 매사에 말이 앞서기 때문에 입으로 그 공을 다 깨는 다언지교를 행하고 있다.
'말이 많으면 반드시 막히니 중(中)을 지키는 것만 못하다'
말이 많은 것은 유위(有爲)의 시작이고 작위(作爲)의 시작이라고 한다.
말부터 무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노자는 무(無)와 허(虛)를 강조했다.
'도는 그릇처럼 텅 비어 아무리 써도 다 차는 일이 없나니 깊고 깊어서 만물의 근원인 것 같구나'
풀무는 속이 텅 비어 있지만 바람을 생성해냄에 다함이 없다고 말했다.
차 있는데도 더욱 채우려는 것은 그만 두느니만 못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자 사상을 말하며 저자는 '자기를 비우는 것이 진정으로 자기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 책 안에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치가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자의 무한한 지식과 탁월한 해석에 노자의 사상이 더욱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천년 전 어떤 장소에 바위와 바위 곁을 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천년이 지나 다시 그 자리에 가보니 바위는 풍화되어 없어지고 물은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를 흘러간다고 한다.
노자가 가장 사랑했던 사물이 바로 물이라고 하는데 물은 강하지 않고 부드럽고 유연하게 행동한다고 말한다.
물처럼 그리고 무위의 자세로 부드럽게 살아야겠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꼈다.
노자의 도덕경은 정말 교훈적이고 의미심장한 내용으로 가득했고, 이 책은 노자의 도덕경에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좋은 책이다.
1편을 너무나 인상 깊게 읽어서 2편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