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지킨 사람들 - 세종 대왕부터 헐버트까지
김슬옹 지음, 이량덕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국문학과 국어교육학을 전공한 한글운동 전문가가 쓴 한글과 한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인물들에 대한 책이다.

한글이라는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 이와 관련된 여러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책을 기술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일대기를 그리는 것 보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여러 인물의 활동과 기여한 바를 역사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역사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 초반부에는 한글이 왜 뛰어나고 우수한 지와 누가 만들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 기술되었다. 

한글은 매우 과학적인 글자로 한글의 자음과 모음으로 무려 11,172 글자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한글의 창제 원리, 훈민정음에는 해례본이 있고 그것은 세종이 직접 쓴 정음과 집현전의 학사들이 쓴 정음 해례로 되어 있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한글의 보급에 대한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한글이란 이름은 '오직 하나의 큰 글' 이라는 의미로 1910년 무렵에 주시경 선생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제서야 한글에 대한 탄생과 이름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세종대왕은 발음기관을 이용해서 자음 글자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조선시대에 과연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과 정말 대단한 발명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시대에 언어를 만든다고 해도 이렇게 과학적이고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글에 대한 내용 설명을 마친 후 이제 한글을 지킨 인물들에 대한 내용이 본격적으로 기술되었다.

세종 대왕, 정의 공주, 세조, 신숙주, 성종, 최세진, 허준, 김만중, 주시경, 최현배, 이극로, 헐버트.

내가 알고 있는 인물들도 있었지만, 처음 이름을 들어보거나 한글과 관련되었으리라 생각하지 못한 인물들이 있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목적은 백성들을 책을 통해 교화하고자 한 것이라고 한다.

백성들을 깨우치기 위해서 쉬운 문자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한글 창제의 목적이 참으로 순수하고 통치자로서 백성을 위하는 마음에서 우러났다는 것에 존경심이 느껴졌다.

세종은 절대 음감의 소지자로 사람의 말소리를  세밀히 분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책에 기술된 인물에 대한 내용이 역사 이야기 형태로 기술되어 있어서 읽기가 편하게 느껴졌다.

생소한 역사 이야기와 상당히 자세한 역사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기는 했지만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마도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세종대왕 딸인 정의 공주도 아버지처럼 절대 음감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훈민정음에서 'ㄹ' 의 문자를 만드는 것을 도왔다고 한다.

한글은 세종대왕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라 집현전 학사들과 정의 공주 등 여러 사람의 노력이 깃들여진 작품이라는 것을 다시 알았다.

 

훈민정음으로 지은 최초의 산문책의 저자는 수양대군이라고 한다.

수양대군은 단종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세조의 한글 보급에 대한 노력과 공헌을 보면서 세조의 이면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세조는 훈민정음을 보급하는데 관심이 아주 많았고 실제로 많은 책을 펴냈다고 한다.

 

성종은 한글 보급에 힘을 썼지만, 그의 아들 연산군은 한글 사용을 금지시켰다고 한다.

성종은 한글로 쓴 공문을 의정부에 내려 보내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일화가 책에 기술되어 잇다.

 





조선 중종 때 최세진 선생이 자음에 '이'와 '으'를 넣어 자음의 이름을 만들었고, 오늘날 사용되는 자음과 모음의 순서도 만들었다고 한다.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을 쓴 허균 선생에 대해서도 많은 내용이 나온다.

홍길동이란 도적은 조선 연산군 때에 실존했던 도적으로 조선왕조실록에도 그 기록이 있다고 한다.

김만중 선생은 한글로 된 시가를 극찬하면서 한글 소설과 작품을 많이 저술하였다.

김만중 선생과 비교해볼 때 정약용과 박지원은 한문으로만 문학작품을 썼다는 내용이 언급되었는데, 실학을 주장한 실학자들이 왜 한글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 좀 의아하기도 했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조선의 실학자들은 봉건체제를 타파할 것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양반 특권을 보장하면서도 안정된 조선왕조 체제를 유지하고자 했다고 하면서 실학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제기했는데, 한글 사용을 하지 않은 점도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단순히 한글에 대한 학습서가 아니라 국어와 국사 공부에 도움이 되는 교육도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훈민정음, 홍길동전, 사씨남정기, 관동별곡, 조선어학회 사건 등을 통해서 국어와 국사에 대한 내용을 상당히 많이 학습할 수 있었다. 




주시경 선생이 한글의 띄어쓰기를 독립신문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헐버트 선생 부분을 읽다보니 주시경 선생이 처음 시작한 한글의 띄어쓰기는 헐버트 선생이 띄어쓰기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것이었다.

 

조선 중종때 최세진 선생이 만든 자음 이름 방식을 수정한 사람은 최현배 선생이다.

그래서 지금의 '기역, 니은, ... , 피읖, 히읗'이라는 이름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극로 선생은 표준어의 필요성을 느끼며 맞춤법을 제정하고 조선어 사전을 편찬하는데 공헌을 했다고 한다. 

헐버트 선생은 미국인으로 한글 전용 교과서를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한글을 만들고 보급하고 개선하는데 많은 인물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글의 우수성과 우리 선조의 위대함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다.

외래어가 남발하고 이상한 한글말이 자꾸 생성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우리 한글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 인물들을 생각하며 우리의 한글을 소중히 생각하고 잘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도 한글의 우수성, 역사성을 일깨워주면서 여러 인물에 대한 역사 공부를 함께 병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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