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기차여행 - 사랑스러운 괴짜들의 신나는 모험
실비아 하인라인 지음, 안케 쿨 그림, 김세나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랑스러운 괴짜들의 신나는 모험'이라는 부제가 붙은 어린이를 위한 창작 동화이다.

부제에서  괴짜들이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 어린이 장난꾸러기들의 모험 이야기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은 어린이인 사라와 정신지체 어른인 훌다 이모였다.

하지만 훌다 이모는 비록 정신지체자이지만, 어린이처럼 순순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훌다 이모를 사랑스러운 괴짜들로 표현된 것이라 생각했다.

 

 

 

사라는 훌다 이모를 만나러 가는 수요일을 좋아하는 조금은 특이한 아이이다.

다른 아이들은 포니를 좋아하고 포니 놀이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사라는 포니 놀이보다는 훌다 이모를 만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사라의 엄마와 훌다 이모는 완전히 다르다.

사라 엄마는 키가 크고 날씬하지만, 훌다 이모는 키가 작고 통통하다.

사라 엄마는 훌다 이모의 보호자처럼 항상 행동하며 훌다 이모를 통제하면서 또 보호하려고 한다.

훌다이모와 사라어마의 부모님은 모두 일찍 돌아가셔서 사라 엄마가 훌다 이모의 보호자 역할을 해왔다.

사라 엄마의 젊은 시절의 여러가지 고충이 조금 상상이 되기도 했다.

훌다 이모에게는 사라 엄마가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때로는 사라 엄마의 과도한 보호가 훌다 이모를 힘들게 한다.

장애인을 장애인으로만 보면서 하는 지나친 보호와 관심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사라 엄마의 파티에서 훌다 이모는 조금은 엉뚱한 자작시를 낭송했는데, 사라 아빠가 옆 사람에게 훌다 이모를 바보, 멍청이라고 말하는 것을 훌다 이모가 듣고서 흥분하여 항의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파티 분위기는 어색해졌다. 

사라 아빠는 훌다 이모와 훌다 이모 주변인 모두를 무시하는데, 장애인을 무시하는 대표적인 인간의 전형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훌다 이모가 집에서 또 한번의 소동을 일으킨 후 사라 엄마는 훌다 이모를 조용한 시골집으로 이사시키려고 하는데, 훌다 이모와 사라는 이사를 반대한다.

시골집을 둘러 본 훌다 이모는 시골집을 이렇게 표현한다.

"이곳은 내게 정말로 세상의 엉덩이나 마찬가지야"

엉덩이가 얼마나 나쁜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훌다 이모는 이사 가기 싫어하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다.

엉덩이가 잘 보이지 않는 부분에 있기 때문에 세상의 그늘이라는 표현일까?!

 

온화하고 무엇을 해야할지를 잘 아는 클라우스 아저씨는 훌다이모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네 이모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란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다 바보야. 아주 단순한 사람들인거지"

훌다 이모의 특별한 능력은 무엇일까?

나는 그 능력을 훌다 이모가 가진 순수함과 착한 성격이라 생각했다.

책 전반에서 훌다이모의 순수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훌다 이모에게는 구원자같은 존재인 일제 선생님이 있었다.

간호사인 일제 선생님은 훌다 이모를 어린애로 취급하지 않고 어른으로 대우해주었다.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취급하지 않고 정상인으로 대우하면서 존중하고 보호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가르침을 주는 내용이었다.

일제 이모는 지금은 다른 도시에서 수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사라와 훌다 이모는 그리운 일제 선생님을 만나러 소풍같은 모험을 기차를 타고 무작정 떠난다.

일제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 바로 수요일의 기차 여행이고, 괴짜들의 사랑스러운 모험이다.

 

 

 

일제 선생님이 있는 빈스부르크역에 도착한 사라와 훌다 이모는 여기에서부터 진짜 모험을 하게 된다.

일제 선생님이 어느 병원에 있는지 주소를 챙겨오지 않아서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르고, 역 앞에서 돈을 도둑질 당한기까지 한다.

돈을 도둑질 당한 것을 안 훌다 이모는 흥분하여 발작을 일으키고 사라는 어쩔 줄을 몰라한다.

이때,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노숙자 칼리 할아버지, 화가인 생쥐, 시인인 비체이다.

낯선 사람들을 경계하던 사라는 어쩔 수 없이 함께 생쥐의 집으로 가게 되고, 비체를 행복하게 해주려하는 생쥐를 보면서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게 된다.

"남들을 행복하게 해 주려는 사람은 결코 나쁜 사람일 수 없다"

 

사라와 훌다이모는 생쥐의 도움으로 일제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훌다 이모와 사라가 몰래 떠난 것을 안 사라 엄마는 엄청나게 걱정을 하고 있었고, 일제 선생님에게 연락을 받고 다음날 훌다 이모와 사라를 만나러 온다.

사라는 사라 엄마에게 몰래 떠난 것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모든 일들을 엄마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는 걸 엄마에게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언제나 모두들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해야 했죠. 하지만, 이제 그렇게는 안돼요. 엄마도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귀 기울여야 해요."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내가 아이들을 얼마나 존중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에 얼마나 귀 기울였는지를 반성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나도 대부분 내 마음대로 아이들을 대했다는 생각에 앞으로는 좀 더 아이들편에서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훌다 이모가 사라 엄마에게 존중해 줄 것을 요청한다.

"존중해 줘. 존중한다는 건 받아들인다는 거야. 그리고 받아들인다는 건 그 사람을 그댈 좋게 생각해주는 거야"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사라 엄마는 빈스부르크에서 살겠다는 훌다 이모의 요청을 거절했고, 서로 잘 합의하여 훌다 이모가 원래의 훌다 이모의 집에서 살기로 한다.

일제 선생님이 훌다 이모의 모든 것을 돌보려하는 사라 엄마에게 말한다.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를 잘 돌볼 수 있어요"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책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모험 내용은 그리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모험을 떠나기 전의 배경과 상황에 대한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제목과 내용이 조금은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사라와 훌다 이모가 떠나는 여행은 기차 여행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방식대로 훌다 이모를 보호하려하는 사라 엄마에게 저항하는 부분 전체가 모험이었고, 기차를 타고 가는 일제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여행은 그 모험을 결론 내기 위한 마지막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지체자인 훌다 이모가 가지는 능력과 감성, 자신의 주장과 의견을 잘 느낄 수 있었고, 정신지체자를 무조건적으로 자기방식대로 보호하고 돌보려는 사라 엄마를 통해서 둘 사이의 갈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사라는 둘 사이의 갈등을 해결해주는 해결사 같은 존재였고, 일제 선생님은 정신지체자에 대한 보호 방법을 통달한 그 방법을 알려주는 구원자이며 선생님같은 존재였다.

 

책 내용 중에 훌다 이모가 담배를 피우는 내용은 어린이 도서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점이 조금 아쉬웠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고, 서로의 의견을 조화롭게 타협하여 함께 살아가야하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아이들이 스스로를 잘 돌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이들을 존중해야겠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 책이 아이들에게는 어떤 의미를 줄까?

장애인들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생각을 키워주고, 살아가면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진실로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줄 것 같다.

그리고, 지나친 보호와 간섭을 받은 사라와 훌다 이모가 사라 엄마에게 자신들의 생각을 주장하고 사라 엄마를 변화하게 한 것처럼 아이들도 자신들의 생각을 부모에게 제시하고 자립할 수 있다는 생각을 키워줄 수 있을 것 같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에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