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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미의 신기한 모험 ㅣ 신나는 책읽기 40
이반디 지음, 김중석 그림 / 창비 / 2013년 8월
평점 :
요즘 나는 아이들과 함께 책 읽기에 푹 빠져 있다.
어린이 책을 내가 읽어보니 참 어린이 책 수준이 높구나 하는 것을 읽을 때마다 느끼고 있다.
그리고 어린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 이야기와 상상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
'도레미의 신기한 모험'은 책 표지를 본 순간 우리 딸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었다.
도레미라는 이름은 주인공인 소녀가 어렸을 적에 하던 옹알이 소리가 도레미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도레미는 이 책에서 10살의 소녀로 등장한다.
도레미는 공부도 별로이고, 외모도 별로이고, 머리도 나쁘다.
남들과 비교하여 자랑할 만한 것은 줄넘기 실력, 예쁜 발, 여자애들을 괴롭히는 나쁜 남자아이 엉덩이 차기이다.
그냥 평범한 아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다.
이렇게 평범한 아이가 이야기의 주인공인데, 앞으로 이야기 속에서 어떤 모험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까 궁금했다.
도레미는 자신의 비밀 일기장을 보고 있는 꿈잡이라는 작은 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꿈잡이를 통해서 뭐든지 보기만 하면 다 외우고 절대로 까먹지 않는 특별한 머리를 갖게 되지만, 꿈잡이의 노란 가방의 알갱이들이 쏟아지게 하면서 모험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도레미는 그 모험을 통해서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것'을 찾아서 노란 가방에 채워야 한다.
도레미의 모험에 숙제가 생긴 것이다.
도레미는 처음 보는 숲속을 가게 되고, 종이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 가게 되고, 모르는 게 없는 나라에 가게 된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는 것 같았다.
전체가 500페이지인 파란책과 빨간책이 나란히 꽂혀 있을 때 책벌레가 파란책의 맨 앞표지부터 빨간책의 맨 끝표지를 쏠아 먹었을 때 책벌레는 모두 몇 페이지를 쏠아 먹을까 하는 퀴즈가 잠시 수학과 추리를 생각하게 해주기도 한다.
머리가 좋은 아이로 변한 도레미는 퀴즈도 잘 맞추게 된다.
모르는 게 없는 나라에서 털이 붉은 색인 빨개를 만나게 되고, 도레미는 이제 빨개와 함께 여행을 하게 된다.
빨개는 평범하지 않은 특이한 개였다.
어쩌면 평범하지 않은 도레미와 비슷한 성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개는 모르는 게 없는 나라에서 인간 세상으로 가는 법을 찾기 위해서 책지기가 되었다.
자신이 알고자 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 책지기가 되었다는 것은 재미있는 설정이다.
마치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메세지를 주는 듯 하다.
도레미와 빨개는 슬픈 사람, 아픈 사람, 심심한 사람을 치유해주는 노래를 부르는 빨간 구두 추추를 만나서 추추의 노래를 달팽이 집에 담아간다.
분홍 양복 원숭이를 만나 잠시 고난을 겪지만 탈출하고 '천사의 눈동자'라는 다이아몬드를 노란 가방에 넣게 된다.
달팽이집에 담아온 노래와 천사의 눈동자 다이아몬드는 나중에 도레미가 모험을 하는데 좋은 용도로 사용되게 된다.
도레미와 빨개가 까마귀들이 날게해 주는 바구니를 타고 날아가는 모습은 견우와 직녀 이야기에 나오는 오작교를 연상하게 했다.
도레미의 모험은 계속 되어 거인 형제를 만나고, 가장 높은 하늘과 가장 높은 호수를 보게 되고, 거기서 한 쪽 눈이 없는 푸른 용을 만나서 천사의 눈동자를 푸른 용에게 준다.
도레미는 드디어 꿈잡이로 보이는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꿈잡이에게 달팽이집에 담아온 노래를 들려주고, 꿈잡이는 도레미에게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남을 배려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도레미는 모험을 통해서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것'을 가방이 아닌 마음 속에 담아오게 되었고, 도레미와 빨개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151 페이지의 책에 도레미의 이상한 세계에서의 여러 가지 모험을 재미있게 담았다.
언제나 좌절하지 않고 그 모험을 용감하고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도레미의 모습 자체만으로도 재미와 교훈을 준다.
그리고 도레미와 빨개의 우정과 의리를 느끼게 해준다.
도레미가 찾아 온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화려한 마음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좋은 마음이라는 교훈이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었다.
한 편의 액션 어드벤쳐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하면서 좋은 메세지를 주는 재밌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