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은 사고뭉치 동화는 내 친구 1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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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스웨덴의 유명한 어린이 책 작가라고 한다.

내가 어렸을 적에 TV로 재밌게 보았던 '삐삐롱 스타킹'시리즈의 저자라고 하니 참 반가왔다.

'삐삐롱 스타킹'은 TV에서는 '말괄량이 삐삐'로 불리어졌던 프로그램이다.

 

말괄량이 삐삐의 저자라는 것을 알고서 제목에서 주는 충만한 호기심을 마음에 안고 책 페이지를 한장한장 넘겨갔다.

'에밀은 사고뭉치'라는 제목 자체만으로도 호기심과 흥미를 충분히 준다.

에밀은 얼마나 사고를 치기에 제목부터가 사고뭉치일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에밀은 이 책에서 다섯살인데, 우리가 만 나이를 말하는 것처럼 아마도 스웨덴 나이로 만 다섯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섯살이 하기에는 장난의 수준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에밀은 겉모습은 얌전한 아이인데, 고집불통에 말썽꾸러기이고, 자기가 마음먹은대로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라고 한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사고뭉치 에밀의 모습은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럴까?

에밀이 하는 사고는 천진난만하고 순수하게 느껴진다.

바닥에 아주 조금 남은 수프를 먹기 위해서 수프단지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핥아먹다가 머리에 수프단지가 꽉 끼어버려 빠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에밀 아빠의 이상한 계산에 의해 받은 동전을 에밀은 입 속에 넣어 삼키기도 한다.

물론, 그 돈은 이틀 후 에밀의 손에 다시 주어진다.

동생 이다에게 수프 단지가 머리에 들어간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다시 머리에 수프단지가 꽉 끼어버리는 사고를 또 친다.

그리고, 에밀 아빠가 너무나 소중하게 생각하던 수프단지는 에밀 엄마에 의해서 산산조각이 난다.

 



에밀은 동생 이다에게 먼 곳을 보여주기 위해서 동생 이다를 국기 게양대에 올리는 사고를 친다.

오직 동생을 위한 착한 마음에서 한 일인데 결국은 이것도 사고로 간주된다.



에밀의 사고는 집에서만 일어나지 않고 이제 집밖으로 확장된다.

아빠와 엄마가 누나만을 데리고 훌트스프레에서 열리는 축제에 갔을 때 에밀은 혼자서 나무총을 챙겨 늙은 말 율란을 타고 그곳으로 간다.

이것도 사고를 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서 도둑을 잡는 것을 도와주는 뜻밖의 착한 일을 하기도 한다.



수프를 먹고 싶다 보니 사고를 치고, 동생에게 재미를 주려다 보니 사고를 치고, 축제를 보러가고 싶다보니 사고를 친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에서 일어난 사고들이 읽으면서 웃음을 준다.
 

에밀 아빠도 참 특이하다.

에밀의 머리에 수프단지가 꽉 끼었을 때 수프단지의 비용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고, 이상한 계산법으로 혼자서 만족해한다.

아마도 에밀은 에밀 아빠의 유전자를 많이 받은 것 같았다.

엄마도 조금은 특이하지만 아빠만큼은 아니었고 엄마는 에밀의 강력한 아군이다.

두번째로 에밀의 머리에 수프단지가 꽉 끼었을 때 에밀 엄마는 아빠가 그토록 아끼는 수프단지를 과감히 내리쳐 깨버린다.

 

에밀은 같은 장난을 두번 다시 치지는 않고, 항상 새로운 장난을 친다.

장난에 천재성과 창의성이 있다고 해야 할까 보다.

에밀은 모험심도 강하고 용감해서 갇혀진 목공실에서 혼자서 탈출하고 혼자서 말을 타고 축제가 열리는 마을에 가기도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장난꾸러기이고, 사고뭉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참 귀여운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학교에 다니면 장난을 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면서 그렇다고 너무 믿지 말라고 하는 것도 참 귀엽다.

그래도, 책에서 에밀은 나중에 성장하여 마을 회장이 된다고 알려준다.

 

 

 

함께 읽은 초등학생 아들에게 물어보니 에밀의 장난은 심하지만 에밀은 참 착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동생을 사랑해서라고 한다.

에밀이 동생 이다를 생각하는 점이 책에서 나오는데 그런 점이 인상적이었나보다.

그리고 에밀은 착하니까 어른이 되어서 좋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어른인 내가 보기에는 에밀의 사고가 주로 보이는데, 아이의 눈에는 에밀의 순수함이 먼저 보이는 것 같다.

같은 책을 보아도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인가 보다.

 

한 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것 같은 아이와 함께 재밌게 읽으며 대화할 수 있는 재미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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