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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 어린이를 위한 회의 철학 안내서
댄 바커 지음, 이윤 옮김, 송광용 감수 / 지식공간 / 2013년 8월
평점 :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회의철학 도서이다.
회의 철학은 모여서 하는 회의(會議)를 철학적으로 하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영어로는 Skeptic 이라고 하는 회의(懷疑)철학이다.
회의(懷疑)의 사전적 의미는 상식적으로 자명한 일이나 전통적인 권위를 긍정하지 않고 부정적인 태도로 의심해 보는 일이다.
어른이 되어서 이제서야 처음 접해보는 철학용어이다.
어린이 도서를 통해서도 배우는 것이 많다는 것은 지금껏 어린이 도서를 읽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다.
이 책은 주인공인 안드레아가 '유령은 정말 있는걸까?'라는 물음으로 떠나는 회의철학에 대한 서적이다.
어린이들에게 합리적인 의심에 대한 필요성을 알려주며 회의철학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옮긴이는 skeptic 이라는 단어는 생각쟁이, 의심이 많은 아이로 번역할 수 있지만, 합리적 회의주의자로 번역하고, 의문을 갖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정의를 내렸다.
주인공 안드레아는 회의주의자로 항상 두눈으로 확인하고 증거를 찾으려하며 주변사람들의 의견에 경청을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회의주의자를 넘어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요소들을 잘 갖추고 습관화한 아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안드레아가 보여주는 모습만으로도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정말 많았다.
주인공 안드레아를 중심으로 유령의 존재에 대해 여러 아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궁금증에 대한 일화가 이야기의 주요 내용이다.
어젯밤에 토미가 들은 소리가 유령소리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안드레아는 경청하고 질문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이것이 합리적 회의주의자의 모습이다.
만화와 글을 통해서 설명해주는 구성이 마치 하이브리드 책을 보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고, 어른인 내가 읽기에도 정말 쉽고 흥미로웠다.
책을 받자 마자 큰 아이는 금새 읽었다.
안드레아는 사건의 앞뒤관계, 말의 앞뒤의 일관성과 논리성을 철저히 따진다.
그리고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질문하고 또 질문한다.
합리적 회의주의가 바로 이런 것이다.
책의 후반부는 참과 거짓을 밝히는데 노력하는 사람으로 과학자를 예로 들어서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 위한 여섯 가지 법칙을 말해준다.
합리적 회의주의자가 되기 위한 여섯 가지 법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첫번째는 '확인하라!' 이다.
그리고, 계속하여 나머지 다섯가지 법칙을 말해준다.
①확인하라 (검증의 법칙)
②다시 한 번 확인하라 (반복의 원칙)
③그게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라 (귀납법)
④단순하게 하라 (단순성의 원칙)
⑤이치에 맞아야 한다 (일관성의 원칙)
⑥정직하라 (정직성의 원칙)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 위한 법칙이라고 하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훌륭한 사회인이 되기 위한 법칙이고, 좋은 직장인이 되기 위한 법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합리적 회의주의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유용한 수단들이라 생각한다.
합리적 회의주의자인 안드레아가 어떤 현상을 볼 때 하는 생각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세상일은 모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애매모호하다는 것이 아니라 꼭 그렇다고 꼭 이렇다고 생각하지 말고 의심하고 확인하라는 것이다.
회의주의라는 조금은 낯선 철학적 주제를 다룬 작품이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합리적 의심과 확인의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어른인 내게도 많은 정보와 조언을 준 책이다.
짧은 시간에 재밌게 읽었는데, 마음과 머리에는 깊이 있는 메세지가 남겨졌다.
아이들과 어른에게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