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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이가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77
송미경 지음, 서영아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다섯 편의 단편 동화가 모아진 동화집이다.
'어떤 아이가'는 다섯 편 중에 포함된 하나의 동화 제목이다.
얇고 작은 책인데 이 안에 다섯 편의 동화가 있다는 것이 호기심을 주었고, 어떤 내용들일지 흥미가 생겼다.
그리고, 이 다섯 편의 동화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어떤 아이가 얼굴을 숨긴 채로 서 있는 모습을 그린 책 표지부터가 무엇인가 좀 신비감과 의문점을 주는 것 같다.
책 표지에서 보여주는 느낌 그대로 이 책은 약간은 이상 세계에 대한 특이한 시각을 표현한 별난 상상에 대한 동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첫번째 동화 '어떤 아이가'는 참으로 미스테리한 이야기이다.
문재라는 집에 있는 노란 쪽지를 남겨두고 떠나는 어떤 아이가 누구인지 정말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읽을수록 궁금해지는 어떤 아이의 실체를 상상하면서 조금 무서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저자는 이런 동화를 왜 아이들에게 해주는 것일까?
그것이 정말 궁금했다.
두번째 동화는 '어른 동생'이다.
미루라는 동생이 있는 하루가 겪는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도 참 미스테리하다.
몸은 어른인데 마음은 아이인 사람, 몸은 아이인데 마음은 어른이 사람이 주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런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것일까?
저자의 정신세계에 대한 궁금함이 더욱 증폭되었다.
세번째 동화는 '없는 나'이다.
남편을 떠나 보내고 임신한 여성이 상상속의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이야기이다.
실체가 없는 상상속의 아이를 키우고, 그 상상속의 아이를 인지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참으로 기이한 이야기였다.
13년간 상상 속에 존재하며 엄마를 지켜주는 아이의 존재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네번째 동화는 '귀여웠던 로라' 이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로라의 엄마와 엄마의 구속 속에 정상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로라에 대한 이야기이다.
엄마는 지극히 이기적이다. 그래서, 딸을 배려하지 않는다.
인형 눈을 보며 말을 건넨 적이 없으니 그 인형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엄마는 딸의 눈을 보며 말을 건넨 적이 없어서 그 딸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라기 보다는 성인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인 다섯번째 동화는 '아버지 가방에서 나온신다' 이다.
이 동화가 저자가 동화작가로 입문하면서 쓴 첫번째 동화라고 한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와 성인을 위한 동화가 잘 융합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다섯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다.
아버지들은 모두 각자의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 있고, 어머니가 여행을 떠난 동안 아이들은 아버지 가방의 아버지를 보살핀다.
그러던 중 마을에 '이상' 이라는 아이와 이상의 아버지가 나타난다.
이상이의 아버지는 함께 놀아주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함께 해주는 새로운 아버지의 이미지와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그 동안 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이것이 매우 새로운 느낌을 준다.
이상이의 아버지가 떠난 후 아이들은 각자의 아버지를 가방에서 꺼낸다는 이야기이다.
가방에 들어가 있는 아버지는 가정과 아이에게 존재감이 없는 아버지에 대한 저자의 특이한 비유로 느껴졌다.
아버지는 가정과 아이에게 의미있는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서 그 가방에서 나와야 한다라는 메세지를 받았다.
다섯 편의 동화는 정신의학에 기초한 심리 미스테리 소설을 본 듯한 느낌을 준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에게 권장되는 시공주니어 독서레벨 3 단계 도서이다.
상상속에서 존재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들이 약간의 공포감도 주고 미스테리한 느낌을 많이 준다.
성인 동화라고 하기에도 충분한 책이었다.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 상상속의 인물들을 부드럽고 재미있게 설명하면서 상상속의 세계에 대한 교감을 하며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어른 아이'라는 동화를 읽어 주었더니, 아이들의 반응은 참 이상한 이야기인데 재미는 있다는 반응이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미스테리하고 기이한 동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