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킷 철학 - 쿠키보다 가볍고 스낵보다 무거운 철학에세이
박윤아 지음 / 반달뜨는꽃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쿠키보다는 가볍고 스낵보다는 무거운 철학에세이라는 부제목이 붙은 책이다.

철학을 좀 더 쉽게 접근하게 하면서 철학이 가진 진중함을 살짝 전달하려고 노력한 책으로 보인다.

저자는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였다.

철학이라는 전공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고 정신적으로 꼭 필요한 학문이여서 학문 자체로서는 매우 매력적이지만 취업에는 유리하지 않은 다소 비현실적인 전공이니 참 모순적인 전공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 책은 그런 철학의 성격을 반영해주는 것 같다.

스낵보다 무겁고 쿠키보다 가벼운 비스킷처럼 철학을 다가서게 하려고 한다.

머리말에서 비스킷 철학은 가벼운 철학을 의미하면서 실용 철학을 지향한다고 말하고 있다.

책은 세 개의 챕터로 구성이 되어있다.

소크라테스와 산책, 비스킷 철학, 사회를 보는 시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챕터에는 현실에서 한번쯤은 또는 종종 생각해볼만 한 명제들이 제목으로 나와 있고, 이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심리학적으로 해석을 하고 있다.


심리학 실험을 인용하기도 하고, 유명 인사의 일화를 인용하기도 하면서 저자가 생각하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실용철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말이 너무 매끄러우면서 신뢰감이 떨어지고 자칫 경박스럽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처칠)

겸손한 모습으로 자세를 조금 더 낮추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비스킷철학)

사람은 약해도 사랑받는다, 하지만 약하면서 강한 척 하기 때문에 미움을 받는다.(비스킷철학)

책에 노점상 이야기가 나온다.

강한 자가 악하고 약한 자가 선하다는 프레임이 꼭 맞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대목에서 나온다.

노점상은 세를 내지 않고 돈을 벌려고 하면서 단속반이 나오면 서민 코스프레를 한다.

하지만 노점상 중에서는 서민이 아닌 사람이 많고 약한 자가 가난을 무기 삼아 세금을 회피하고 돈을 벌어들인다는 사이다 발언이 나온다.

오랫동안 세상을 지배해 온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아직도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선과 악을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책이 그 점을 시원하게 지적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최근에 쇼펜 하우어 책에서 본 말인데 이 책에도 등장했다.

베푼 사람에게 보은을 기대하지 말아라. 너만 다친다. 또한 그 사람이 바라지 않은 과도한 선행은 피하자.(비스킷철학)

책장을 넘기면서 읽어보니 시원한 사이다 발언이 계속 나온다.

철학을 다루기에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들을 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책은 현실 철학을 다루고 있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사과는 최대한 빠르게! 진성성 있게! 명심하자.(비스킷철학)

요즘 사과에 인색한 사람들이 많던데 이 책에서는 사과를 잘 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방이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체적인 내용으로 미리 또는 즉시 사과해야한다고 말했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매우 다방면적이다.

곰표맥주 이야기를 하면서 마케팅적인 내용을 말하기도 했다.

젊은 세대가 곰표맥주에 열광한 이유는 제품의 양을 한정 판매한 희소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희소성이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허세로 이루어진 신뢰는 오래가지 않는다.(비스킷철학)

못난 놈이 잘난 체하고, 없는 놈이 있는 체하고, 모르는 몸이 아는 체한다.(한국속담)

책 제목은 비스킷철학이지만 내용은 사이다철학이다.

'고진감래라는 함정'의 글에서는 이 격언은 모두가 기꺼이 일이 노예가 되도록 만들기 위한 음모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지식인의 자가당착' 글에서도 위선적인 지식인들의 사례를 시원하게 말하고 있다.

2장 비스킷철학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낙태, 안락사와 존엄사 등 매우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저자는 당차게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였다.

스마트 세상의 폐해에 나온 호텔의 스마트 화장실 이야기와 아버지가 구입한 스마트 전기차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웃음이 나왔다.

저자께서 스마트 기기로 겪었을 해프닝을 떠올리면서 웃었다.

현실적으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고, 스마트기기가 만병통치약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웃픈 사례이다.

진보 엘리트의 비리와 갑질에 대한 이야기도 사이다 발언이어다.

말로는 평등을 주장하며 서민 코스프레를 하던 진보 엘리트의 실체가 부와 특권을 가진 부유층이었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나도 놀랐는데 저자도 놀랐었나보다.

저자는 나보다 훨씬 어린데 나와 생각이 많이 비슷함을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저자가 말하는 한 줄 한 줄에 공감과 동감이 되는 글들이 많았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을 확인하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재밌게 읽은 책이다.

전반부보다 중간부분이 중간부분보다 후반부가 더 흥미롭게 느껴진 책이다.

읽을수록 공감되고 재미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제목은 비스킷철학이지만 내용은 사이다철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새해를 맞이해서 편하게 읽을 철학에세이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평범한 사람은 그 평범함만으로도 큰 장점이 되니 굳이 특별함을 얻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나니 머리 속에서 그려졌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쓴 책이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출판사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