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이면 지천명이라는데 아직도 배우고 깨달아야할 것이 많다는 것은 부족함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지천명은 그냥 옛말에 나오는 희망사항일 뿐 평생 동안 배우고 알아가는 것은 평생을 따라나니는 그림자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책에 나이들어가면서 가져야 할 마음 자세에 대해서 좋은 글이 많이 나온다.
아마도 독자 누구나가 공감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말들이다.
모난 바위도 세월이 흐르면 유연해지듯이 나이가 들면 나의 모서리를 점검해야 한다. 둥글둥글 유연해져야 한다.
그동안 쳐왔던 철책을 허물고 이제는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사람, 자유, 행복을 받아들이고 나를 맡겨야 한다.
이제는 버릴 것은 버리고 지킬 것은 지키면서 정리를 해야 한다.
삶은 찰나다. 즐겁게만 살다가 가도 아쉬운 게 인생이다.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종착역은 같다.
가끔씩 현실과 결별하여 쉬어보자. 나에게 게으름을 허락하자.
나이 들수록 둔감해져야 한다. 허허, 괜찮아유 하며 시골 양반처럼 구는 것이 현명하게 살아가는 지혜이다.
버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비워야 한다. 무거워진 어깨의 힘을 서서히 빼야한다.
그때의 나는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중간중간에 유명인의 명언도 나온다.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법정스님)"
"당신 삶에서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후회할 필요는 없다. 그 어떤 것이 좋았다면 좋은 것이고, 나빴다면 좋은 경험이기 때문이다.(엘리너 앨리스 버포드)"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 있는 글들에 공감이 간다.
저자께서 50대를 위해서 좋은 글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책에 나온 그림 중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들이 많다.
저자가 엄선한 50대를 위한 그림과 글이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말은 제목에도 쓰인 '익어가는 것이다'라는 말이다.
늙어가는 것을 그렇게 표현하니 노화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일찍 핀 꽃도 봄이고 늦게 핀 꽃도 봄이다"라는 말도 참 좋다.
좌절과 실패로 채워진 삶을 살아온 사람에게 희망과 응원의 메세지를 주는 말로 느껴진다.
짧은 글로 큰 울림을 주는 책이다.
글 옆에 있는 이 책에 실린 총 40여편의 그림은 글에 대한 보충설명이면서 글의 내용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보너스 같은 그림들이다.
얼마전 읽은 책에서 니체가 예술은 삶의 위대한 자극제이고 예술을 통해서 삶은 충만해진다고 말했다.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이 예술과 함께 하는 인생2막을 보여주는 것 같다.
글 내용을 잘 대변해주는 그림들을 저자가 잘 배치했다.
책을 읽고 그림만을 보아도 마음 속에 울림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글이 짧게 기술되어 있고, 금방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이기 때문에 책을 펼치면 바로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언젠가 친구가 나에게 '우아하게 나이 먹자'라는 말을 했다.
그 친구의 말을 이 책이 더 자세하고 상세하게 말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 대부분 다 아는 내용이고 읽으면서 바로바로 공감가는 내용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배우고 공감한 것들을 실천해야겠다.
인생2막을 우아하게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나 사용법'이 이 책에 잘 나와 있다.
남은 날이 지나온 날보다 적은 나이가 되면 이제 정리하고 버리고 비우고 나눠주고 둥글게 유연해야져야 한다.
성숙하게 익은 모습을 보여주는 때가 50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원히 젊을 수 없고 영원히 성장할 수 없기에 때가 되면 받아들이고 그 나이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대단한 스킬을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단한 스킬들이 자연스럽게 생성되게 하는 마음과 행동 방법을 알려주니 더 큰 가치와 의미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해야겠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익어가야겠다.
인생 후반을 우아하고 아름답게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