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프렌들리 - 세상을 바꾸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비밀
클리프 쿠앙.로버트 패브리칸트 지음, 정수영 옮김 / 청림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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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의 고객패널 활동을 오래한 나로서는 '고객경험'이라는 키워드에 익숙하면서 관심이 많다.

고객경험은 사용자경험으로 불리우기도 하며, 영어로는 UX(User Experience)라고 말한다.

최근 스마트폰과 앱 사용이 늘어나면서 고객패널 업계의 단골 과제는 UX에 대한 것이 많았다.

특히, 기업에서는 UX 디자인의 개선점에 대한 관심이 많다.

클리프 쿠앙은 구글의 수석디자이너였으며, 패스트컴퍼니에서 사용자 디자인을 이끌었다고 한다.

이 책은 UX 디자인 업계에서 탄탄한 경험을 쌓은 클리프 쿠앙이 쓴 책으로 고객경험 디자인의 역사, 발전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리한 책이다.

다른 책보다 약간 작은 글씨체로 400여 페이지에 걸치는 많은 양으로 고객경험 디자인을 말하고 있다.

양은 방대하면서 깊이도 남달라서 고객경험 디자인의 원론 서적으로 느껴졌다.

이 책 한 권으로 고객경험 디자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다.

고객경험 디자인을 위한 스킬이나 팁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고, 고객경험 디자인을 위한 영감을 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성공한 고객경험 디자인의 역사를 통해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고객경험 디자이너가 지녀야 할 마인드와 고객경험 디자인의 방향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고객경험 디자인의 핵심은 '사용자 친화성'이다.

책에서 '사용자 친화적'이라는 개념을 이렇게 정리했다.

사용자 친화적 (User Friendly)

1. 컴퓨터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 분야 : 미숙한 사용자도 이해하거나 사용하기 쉬운. 사용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며 디자인한.

2. 확장된 의미 : 사용하기 쉬운. 접근성이 좋은. 다루기 쉬운.

책 제목 유저 프렌들리는 사용자 친화성을 말한 단어이다.

고객경험 디자인에서 '사용자 친화성'과 함께 강조되는 키워드는 '단순'이다.

"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단순해져야한다. 한 발 더 나아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훨씬 더 단순해져야 한다.(p.16)"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경험하고 있는 제품과 앱을 생각해보면 요즘 기술이 얼마나 사용자 친화적이 되었는지 얼마나 단순해졌는지를 떠올릴 수 있다.

복잡하고 다루기 어려운 제품들은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외면되고, 시장에서 퇴출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은 고객경험이라는 내 관심분야를 다루고 있기에 흥미로웠다.

저자가 수많은 자료와 정보를 모아서 집대성했기에 고객경험 디자인의 역사와 현재를 익히기에는 매우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었다.

책에는 사례들이 많이 등장했다.

미국 스리마일섬의 원자력발전소 사고 사례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고객경험 디자인 관점에서 사고의 원인과 문제가 무엇인지를 해석했다.

"기술적인 부분을 설계하는데만 시간을 아주 많이 쏟고, 그런 곳에서 일하는 일상은 어떨지, 실제로 사람들은 어떤 일을 겪을지 이해하는데는 전혀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이다.(p.36)"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았던 유저인터페이스가 사고를 키운 원인이 된 것임을 지적했다.

"디자이너는 사람들이 왜 지금처럼 행동하는지 이해해야 하고,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이 아닌 인간의 약점과 한계를 디자인에 반영해야 한다.(p.37)"

기술이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사용자가 과실을 범하지 않도록 사용자 친화적으로 디자인을 설계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미적인 것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중요한 또하나의 키워드는 '피드백'이다.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 사고에서도 결정적인 타격을 준 요소는 피드백의 기능 미흡이었다고 한다.

원자력발전소의 설비에서 계측된 정보를 알려주는 피드백 장치가 잘 구성되어 사용자에게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피드백의 부재와 엉뚱한 피드백이 결과를 엉뚱한 곳으로 이끈다.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의 대재앙은 제어판 때문이다. 제어판 속 수많은 버튼이 제각기 의미는 다르고 중요한 정보를 나타내지 못해서 사용자가 거기에 파묻혔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에서 우리는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용자에게 확실한 멘탈모델을 심어주려면 내부 작동 방식을 쉽고 일관되며 피드백이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속에 심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p.133)"

책에는 정말 많은 사례와 인물들이 등장한다.

원자력발전소에 이어서 비행기, 자율주행자동차, 포드 자동차, 질레트 면도기, 애플, 잔디깎이 기계, 하니웰 온도조절기, 디즈니랜드 손목밴드,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 등이 고객경험 디자인의 역사와 현재를 보여주는 사례로 나왔다.

세상에 처음부터 창조되는 것은 들물다.

포드 자동차의 분업 생산시스템은 도축장에서 소 사체가 천장에 매달려 줄줄이 이동하는 동안 작업자들이 단계별로 해체하는 방식을 벤치마킹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책을 읽으면 마치 고객경험 디자인의 역사 책을 읽는 것 같다.

저자가 수집한 다양한 사례들이 고객경험 디자인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고객경험 디자인을 이렇게 해라"가 아니라 고객경험 디자인의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디자이너가 스스로 깨우치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이 책은 세세한 스킬을 알려주는 각론서가 아니라 전체적인 숲을 보여주는 원론서와 같은 책이다.

1953년에 출시된 하니웰의의 원형 온도조절기는 인체공학과 인지적 명료성을 추구한 디자인이라고 칭찬을 했다.

하니웰의 원형 온도조절기 디자인은 출시된 지 60여년이 지나서 네스트의 AI 최첨단 온도조절기 디자인에 다시 적용이 될 정도로 우수한 디자인이라고 말한다.

UX 디자인의 역사, UX 디자인을 진화시킨 사람들, UX 디자인이 완성된 과정들이 잘 정리된 책이다.

아마도 고객경험 디자인을 이렇게 자세하게 정리한 원론 서적은 없을 것 같다.

고객경험 디자인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소비자가 할 일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잡스는 프로세스보다는 자신의 직관과 판단력을 믿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았다면 더 빠른 말을 달라고 했을 것이다.(p.233, 헨리 포드)"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경험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디자인 요소를 발굴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디자인 씽킹이 필요하고 인간 중심 디자인 발굴이 필요하다.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하고, 이들이 어려움 없이 어디서든 무엇이든 두루 활용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나머지 모두에게도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p.260, 론 메이스)"

론 메이스가 주창한 말에서 고객경험 디자인이 나아갈 방향을 알 것 같다.

휠체어도 보행로에 오를 수 있도록 콘크리트로 만든 완만한 경사(커브 컷)는 길을 건너는 노인부터 유모차를 미는 부모까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 사례이다.

책 후반부에서 고객경험 디자인을 완성해 나가는 단계를 알려준다.

1. 사용자에서 시작한다

2. 사용자의 입장이 되어본다

3. 안 보이는 것을 눈에 보이게 한다

4. 이미 있는 행동에 숟가락을 얹는다

5. 은유의 사다리를 차곡차곡 타고 올라간다

6. 내부 원리를 겉으로 드러낸다

7. 범위를 확대한다

8. 형태는 감성을 따른다

저자가 말하는 고객경험 디자인의 8단계를 읽어봄으로써 고객경험 디자인의 방향과 단계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이 8단계를 따르는 디자인은 고객경험 디자인으로서 충분한 완성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책 마지막에는 사용자 친화성의 발전사가 나열되어 있다.

1716년에 만들어진 팔걸이 의자부터 시작하여 자동차 운전대, 셀프리지 백화점 제품 진열 방식, 포드 생산 라인, 시어스 토퍼레이터 세탁기의 조작부 등 사용자 친화적이면 인간공학에 충실한 디자인의 성공 사례들을 연도순으로 정리를 했다.

이 책은 제품디자인을 전공하거나 제품디자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스마트폰 앱의 UX디자인과 서비스부분 고객경험 기획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많은 영감을 줄 것이다.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다시 천천히 한 줄 한 줄 이해하가며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고객경험 디자인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보여주었고 앞으로도 고객경험 디자인이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할 것인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책이다.

고객경험 디자인 분야를 이렇게 잘 정리한 저자들의 정리력에 감탄했다.

고객경험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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