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메디슨 - 살리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를 둘러싼 숨막히는 약의 역사
송은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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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관심을 많은 관심을 끄는 것 중의 하나는 건강일 것이다.

건강을 생각하다 보면 당연히 약과 의학을 연결시켜 생각하게 된다.

약은 인간이 평생을 살면서 함께 가야 할 동반자 같은 존재이다.

약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고 유익하다.

건강만큼 관심을 주는 주제는 역사이다.

지나간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으면서 역사적 사건 속에서 흥미로운 사실들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사람에게 큰 관심을 주는 약과 역사를 연결하면 얼마나 흥미로울까?

바로 이 책이 그런 큰 흥미를 주는 역사와 약을 연결한 책이다.


재밌게 읽은 책이다.

책을 읽는 재미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저자는 약사이다.

약사가 되기 전에 건축학, 생명공학, 철학의 전공을 거쳤다고 하니 전공을 선택하는데 여러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고 다양한 학문에 관심이 있기도 했던 것 같다.

약사가 쓴 책이라고 하기에는 과할 정도로 역사에 대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재미를 충분히 줄 만큼 자세하고 흥미롭게 역사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 중심에는 약이 있다.

약을 중심으로 한 인물, 세계사, 한국사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소크라테스, 네로, 잔 다르크, 에드워드 제너, 벤자민 프랭클린, 영조, 사도세자, 빈센트 반 고흐, 히틀러, 간디, 조지 오웰 등이 등장한다.

내가 알고 있는 여러 인물들이 어떤 질병을 앓았고, 어떤 약을 복용했고, 어떤 약과 함께 살아가고 삶을 마감했는지를 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을 매우 흥미롭게 느끼면서 읽었다.

다양한 전공을 한 저자의 이력에 맞게 잘 정리된 책이다.

저자가 참으로 박식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훌륭한 의사는 본인이 집도한 환자 1명을 살려내지만, 좋은 약은 수많은 환자의 목숨을 구한다. 병이 심해지기 전에 막아주기도 하고 아예 질병을 종식시키기도 한다.(p.8)"

약사인 저자의 자부심에서 나오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책 속으로 들어가서 재밌게 읽었던 내용들을 정리해 본다.

일단 책에는 독약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첫번째 주제는 사약으로 시작했다.

사약의 주제에 소크라테스가 등장한다.

소크라테스는 악법에 의해 내려진 사약을 먹고 생을 마감했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사약은 실제 사약의 모습이 아니라고 한다.

드라마에서 사약을 먹으면 피를 토하면서 바로 즉사하는데, 그런 사약은 그 시대에는 없었다고 한다.

그 시대에는 독성 화학물질을 추출하는 기술이 발달하지 못하여 사약에 독약 성분의 순도가 높지가 않았다.

조선시대 문신 송시열은 사약을 3사발을 마시고 사망을 했고, 조선시대 문신 임형수는 사약 18사발을 먹고도 죽지 않아 목을 졸라 죽였다는 기록이 있다.

약에 얽힌 세계사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역시 우리 역사와 연관된 이야기들이 더 흥미로웠다.

소현세자는 인조의 미움을 받았다.

청나라에 있다가 조선으로 돌아온 소현세자는 친명반청 정책에 치중한 인조와 갈등을 빚었고, 조선에 온 지 2개월만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요절했는데 독살설이 있다고 한다.

소현세자 독살설에 따르면 비상을 먹고 사망했을 것이라고 한다.

비상은 비소와 황을 섞은 것으로 흰 가루 형태여서 음식물에 섞기 좋았다고 한다.

비소는 은과 만나면 은이 검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은수저가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비소는 서양에서도 독살의 수단으로 사용이 되었었다.

하지만 비소는 독약의 왕에서 생명을 구하는 약으로 전환되었는데, 파울 에를리히가 만든 세계 최초의 합성화학 치료제인 살바르산에는 비소가 사용되었다.

세균 세포에만 달라붙는 성분에 독성이 있는 비소를 넣어서 세균을 죽이는데 사용한 것이다.

독약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사람을 살리기도 했다.

백신의 창시자 에드워드 제너가 천연두 백신을 만든 과정도 소개되어 있다.

백신의 이름은 제너가 암소에게서 고름을 추출해 백신을 만들었기에 암소라는 라틴어 Vacca에서 왔다고 한다.

제너는 자신이 만든 백신에 특허 신청을 하지 않았다.

소아마비 백신을 만든 조너스 소크도 특허 신청을 하지 않았다.

사익보다는 공익에 충실했던 진짜 의학자들이었다.

아마 특허 신청을 했다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을 것인데 대중의 건강을 우선시한 훌륭한 의사들이었다.

영조의 사도세자에 대한 집착은 대단했다.

자신의 출생신분의 한계를 덮기 위해서 사도세자에게 스파르타식 교육을 강행했고 이것이 화를 불러일으킨 것이었다.

사도세자는 유년시절부터 친모와 떨어져 생활을 했고, 새벽 5시에 일과를 시작해서 20명의 과외교사와 29명의 학습도우미로부터 강도 높은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지나침은 역시나 부작용을 초래했다.

강압적인 공부는 총명했던 사도세자를 공부에서 멀게 하게 만들었고, 이것이 영조와의 갈등의 씨앗이 되었고, 결국은 뒤주에 갇혀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사도세자는 우황청심원을 즐겨 먹었고, 영조는 경옥고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우황청심원은 원래는 응급약으로 쓰이기에 약성이 강해서 장기 복용을 금해야 한다.

심장의 기와 혈을 보충해주는 약으로 천왕보심단(안정액)이 있는데, 천왕보심단이 부작용이 덜하면서 장기 복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경옥고에는 인삼, 복령, 생지황, 꿀이 들어있다.

생지황은 피를 잘 돌게 해주고, 인삼은 보약의 기능을 한다.

영조는 83세까지 살았는데 자신의 체질에 맞게 약을 먹어서 장수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지금도 판매되고 있는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 이야기가 나왔다.

활명수는 1897년에 개발되었다고 한다.

폭식을 하던 조선인들에게 활명수가 소화제 역할을 해주었다.

동화약품의 전신인 동화약방은 독립운동을 지원했다고 한다.

동화약방의 주인이었던 민강은 자신이 독립운동가였으면서 활명수 판매로 얻은 수익을 독립운동의 자금으로 지원했다.

나중에 민강은 잦은 투옥과 고문 후유증으로 순국했고, 그의 사망 후 동화약방은 내리막길을 걸었고, 독립운동가였던 윤창식이 동화약방을 인수해 동화약품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좋은 약이 아니면 만들지 말라. 동화는 동화 식구 전체의 것이요. 또 겨레의 것이니 온 식구가 정성을 다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기업을 만들자. (동화약품 설립자이면서 독립운동가였던 윤창식)"

내가 독서후기로 포스팅한 이야기 외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 책에 듬뿍 담겨있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히틀러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고, 조지 오웰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약사가 쓴 책이라기 보다는 역사가가 쓴 책처럼 보일 정도로 역사 속 사건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잘 정리되어 있다.

그 재미난 역사 속 사건 속에 약 이야기가 마치 감초처럼 양념처럼 들어가 있으니 역사와 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는다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재밌게 읽었다.

아이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해줘야겠다.

위대한 인물에 대해서도 알게 해주고, 약에 대해서 알게 해주고, 역사도 알게 해주는 일석삼조의 책이다.

※히스토리×메디슨은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카시오페아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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