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 삶의 변곡점에서 시작하는 마지막 논어 공부
조형권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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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인생의 절반이 훌쩍 넘어가고 있다.

나이는 많아졌지만 내 자신이 아직도 내실이 없어 보이고 어떤 때는 어른으로서 가져야 할 인품도 없어 보인다. 

그냥 나이만 먹어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작년에 대학 동창 친구가 논어를 읽고 있다고 했다. 

갑자기 왜 논어를 읽을까? 

친구의 논어 읽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친구는 논어를 읽으면서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 친구에게 노트에만 정리하지 말고 블로그에 글을 써보라고 추천을 했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논어 읽기를 시작한 친구가 멋있어 보이고 대단해보였다.

조형권 작가가 쓴 책 제목을 보았을 때 그 친구가 떠올랐다.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그 친구의 논어 읽기와 같은 모습이었다.

조형권 작가님은 나단이라는 닉네임으로 '적벽대전, 이길 수 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를 출간하신 분이고 그 책을 흥미롭고 인상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친구의 논어 읽기를 따라서 나도 조형권 작가님의 책을 읽고 논어를 느껴보기로 했다.

이 책은 불혼(40세)을 넘기면서 저자가 읽은 논어를 독자지향적으로 눈높이를 맞춰서 쓴 책이다. 

저자는 공학을 전공했고 마케팅 일을 하고 있으니 인문학과는 약간은 거리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어쩌면 일반인의 일반인에 의한 일반일을 위한 논어 책이다. 

책 프롤로그에 공자에 대한 소개가 있는 점이 좋았다.

공자의 삶을 보니 큰 공감이 가고 왠지 동지애가 느껴질 정도였다.

"공자는 완벽한 인간이 아니다. 실패한 인생에 가깝다.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힘들게 자랐고 몸으로 하는 일은 거의 다 해봤을 정도로 고생이 많았다. 하지만 그 힘든 상황에서도 그는 포기를 몰랐다. 15세에 학문에 뜻을 세우고, 20대에 벼슬자리에 올랐다. 수많은 제자들의 존경을 받았지만 그가 염원했던 이상 국가를 이루지 못했고, 도적정치를 통해서 백성을 구원하려던 노력도 실패했다.(p.7)"

공자는 벼슬자리에서 승승장구하기도 하고, 좌절감을 맛보기도 하다가 68세에 정치와는 인연을 끊고 교육에 전념했다고 한다. 

공자의 삶을 읽어보니 지극히 일반인의 삶이었다. 

큰 뜻을 품고 세상과 사람에게 이로운 정치를 실현하고자 했지만 그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논어를 말하고 있다.

태도, 배움, 관계, 성찰, 실천을 주제로 하고 있다. 

처음부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도 좋겠지만, 지금 가장 마음에 와닿는 소제목을 선택한 후 그 페이지를 읽어도 된다. 

공자님의 말 중 내가 좋아하는 말이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이다. 

이 책에서도 그 말이 다루어지고 있다. 

업을 대하는 태도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라는 말로 '군군신신부부자자'를 다루었다.

논어 문구를 보여주고, 논어를 해석하고, 저자의 의견을 말하는 구성이다. 

어떤 소주제는 논어에 대한 해석이 많고, 어떤 소주제는 저자의 의견이 많다.

일반인 입장에서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서 써내려간 저자의 의견은 읽기에 편안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여있다.

"직업을 바라보는 시가이 바뀌면 그 일에서 좀 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힘들고 괴로운 일이라고 생각하면 더 힘들게 마련이다. 힘들더라도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일에서 의미를 찾고 즐기려 한다면 태도와 습관이 바뀐다.(저자의 말, p.32)"

어쩌면 당연한 말이고 익히 들어본 말이지만 논어 구절을 읽고 저자의 의견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아본다. 

저자가 읽고 본 여러 인용의 글들이 등장한다. 

논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저자의 깊은 배려가 느껴지는 구성이다.

"자공이 여쭈었다. 가난한데도 아첨이 없고, 부유한데도 교만이 없으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말씀하셨다. 괜찮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난하지만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자에 미치지 못한다.(논어 중에서, p.46)"

부의 기준을 외형적이고 물질적인 것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내면적이고 정신적인 것에 찾으라는 말이다. 

실천하기에 쉽지 않는 말씀이다. 

그래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현실 만족이고, 현실 만족이 있어야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다.

부와 명예를 탐한다고 모두가 그것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니 오히려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자신만의 만족을 찾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가 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그릇에 갇혀서는 안된다.(논어 중에서, p.61)"

성공한 사람은 포용력이 남다르다고 한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워드 슐츠는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광고비보다 직원들의 교육비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직원들을 파트너로 존중하며 성장을 도운다고 한다. 

공자가 그릇에 갇히지 말고 한계를 벗어나라고 한 말은 내 그릇의 크기를 알고 그것을 벗어나는 것을 바로 깨달음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충과 신을 중시하라. 자기보다 덕행이 못한 사람과 교류하지 말라. 과오가 있으면 고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논어 중에서, p.144)"

나쁜 사람과는 어울리지 말아야 한다.

회사에서 고약한 상사에게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배우며 그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는 힘들게 같이 갈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고, 내가 나만의 가치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핵심이다. 

상처와 배신을 일삼는 사람은 관계 목록에서 삭제해야 한다. 

"증자가 말했다. 나는 하루에 세 번 나 자신을 반성한다. 남을 살피는 데 진심을 다했는가? 친구와 사귀는데 믿음을 주었는가? 배운 것을 습득했는가? (논어 중에서, p.200)"

증자는 공자의 제자이다. 

증자는 매일 세 가지를 점검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면서 반성을 했다고 한다. 

1. 충(忠) : 남을 살피는 데 진심을 다했는가?

2. 신(信) : 친구와 사귀는 데 믿음을 주었는가?

3. 습(習) : 배운 것을 습득했는가?

매일 하루를 보내면서 생각해 볼 주제들이다. 

진심, 믿음, 배움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하루하루를 생활하고 하루를 마감하면서 돌아볼 키워드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내뱉지 않은 것은 자신이 미치지 못할 것을 부끄럽게 여겼기 때문이다.(논어 중에서, p.255)"

말을 조심하고 삼가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다. 

말의 무거움이 생의 무게라고 했다. 

공자는 관직을 구하려는 자장에게 "많이 듣고서 의심나는 것은 말하지 말며, 그 나머지는 신중하게 말해라"라고 조언했다. 

군자는 말은 어눌하지만 성실하게 실행하고자 한다라고 공자가 말했다.

말보다는 실행력이 중요하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호랑이를 맨손으로 두드려 잡고, 강을 배 없이 건너면서 죽어도 후회가 없는 자라면 함께 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일에 임할 때 염려하고, 계책이 있어 성공적으로 이루는 사람이어야 한다. (논어 중에서, p.277)"

호랑이를 맨손으로 잡는다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고, 배가 없는데 강을 건넌다는 것은 무모한 행위라고 했다.

모든 일에는 전략과 계획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때는 전략과 계획이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저자는 장점을 최대로 활용하면서 단점은 최소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확실한 승부처가 아니면 섣불리 나서지 말라고 말한다.

이순신 장군과 신립 장군의 예를 들어서 설명했다.

논어라는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이 책은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게 잘 풀어주었다. 

저자의 배움과 나눔에 대한 열의가 한 문장 한 문장에서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나니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내일 하루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서 마음이 새로워지는 것 같다.

삶이 힘들고 고달플 때 논어에서 해법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생의 절반을 왔을 때 논어를 읽은 것은 나머지 절반을 잘 살아가기 위한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논어 속에 길이 있다.

※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비즈니스북스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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