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 있어도 당신은 슈퍼스타 -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둘 수 없는 어느 직장인의 젖은 낙엽 껌딱지 존버 에세이
권수호 지음 / 드림셀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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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에세이이다.

회사에서 버티기 정신을 무장하여 존버러로 살아가는 저자가 브런치에 올린 글을 엮은 책이다. 

저자는 42세이다.

맞벌이 부부의 남편이고, 아빠이다. 

저자가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 궁금했다.

대기업에 다니는지 중소기업에 다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5시반에 일어나서 출근을 해서 저녁 9시에 퇴근을 한다고 하니 고되고 힘든 직장인 것은 확실하다. 

자차로 출근하고 강남에 있는 회사에 근무하고 출퇴근 길은 분당-내곡 고속도로를 이용한다고 한다.

야근 할 때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고 한다. 

회사일이 힘들수록 퇴사의 유혹이 다가온다.

나도 그렇다.

저자는 퇴사의 유혹 앞에서 버티기를 선택했다.

돈도 없고, 용기는 더 부족하고, 대안이 없기 때문에 존버러의 삶을 선택하고 지속하고 있다.

그만 둔 사람과 그만두지 못한 사람 중에서 저자는 그만두지 못한 사람이 되었고, 버티기 속에 느끼는 고단하면서도 소소한 삶을 글로 표현했다. 

이 책은 버티라는 조언도 없고, 버티기 위한 스킬이나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도 없다.

그냥 에세이이다. 진짜 그냥 일상 에세이이다.

그냥 존버러의 버티는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상 에세이이다. 

나도 회사에서 버틸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 속 저자의 삶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저자와 나의 공통 키워드는 ㅍ회사원, 맞벌이, 아빠, 퇴사고민, 존버러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가는 내용이 참 많았는데, 공감가는 내용들 일부를 정리해 본다.

"저는 어디에서나 애매한 사람이었습니다. 충분히 예술적이지도 대중적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제가 '애매한'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오히려 무대 위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싱어게인에 나온 이승윤가수의 말, p.53)"

애매한 사람...

저자가 자신을 애매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이승윤 가수의 말을 언급했다.

생각해보니 나도 참 애매한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사는 것 같다.

나는 그다지 똑똑하지도 않고, 일에 열성적이지도 않고, 영업직무에 대단한 소질을 가진 것도 아니고, 남을 이길만한 경쟁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승부욕이 강한 것도 아니고, 아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나도 애매한 사람인 것 같다. 

그러니 회사에서 이렇게 고군분투하며 힘들게 고단하게 일하고 있는 것 같다.

애매한 사람... 기억하고 싶은 단어이다.

"1=1. 일은 일이다. 내가 아니다.(p.69)"

회사에서 일은 그냥 일일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회사에 다니는 스트레스가 줄고 기대감도 줄고 고통도 줄 것 같다. 

더이상의 의미도 없고, 그냥 작아서 귀여운 월급을 받기 위한 일일뿐이라는 생각을 하기로 했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가르치듯이 말하지 않지만 책을 통해서 배울 점은 역시나 이 책에도 존재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동기부여라는 게 점점 희미해진다. 회사는 칭찬보다 질책이 많은 곳이다. 심지어 일을 잘했어도 돌아오는 건 월급뿐이다. 눈앞에 보이는 보상이 없어 그런 걸까.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기는 절대 쉽지 않다. 어쩌다 우리는 타인이 주는 보상에만 반응하게 되었을까(p.94)"

동기부여는 무슨 동기부여?

나는 그냥 월급받기 위해서 버틴다는 마음으로 체념하며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동기부여를 찾기보다는 체념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동기부여는 내 직장 생활에서 많이 사라졌다.

회사는 결코 동기부여를 해주지 않았다. 

그냥 나는 회사에서 노예이고, 소모품이다.

뭐든 해석하기 나름이고,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스크와 동행하며 사는 일상 속에서 저자는 마스크를 쓰면 좋은 다섯 가지를 언급했다.

1. 면도나 화장을 안해도 된다.

2. 자신의 입 냄새를 확인할 수 있다.

3. 자질구레한 호습기 질환에 안 걸린다.

4. 추울 때 방한 효과

5. 웃으면서 입으로 욕할 수 있다.

마스크의 장점을 깔끔하게 정리한 내용이면서 웃음을 주는 내용이다.

어차피 함께 가야할 대상을 미워하기 보다는 좋은 점만 바라보는 것이 마음 편한 것이다.

회사도 마찬가지이다.

월급을 준다는 장점만 부각하고 그것을 마음속에 새기고 새기면 회사에서 존버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하다.

"스마트폰의 지배자가 되기로 했다. 일단 인터넷 첫 화면에 뉴스가 나오지 않도록 했다. 브런치와 인스타그램을 빼고 SNS 앱을 삭제했다. 모든 앱의 알림을 거부하고 스마트폰의 첫 화면을 비웠다. 일주일을 살아봤다. 뉴스를 몇 일 안 봤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p.124)"

스마트폰의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저자의 노력을 보았다.

나도 스마트폰의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노력중인데,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은 역시나 많이 비슷하다.

나도 뉴스 보기를 자제해야 할 것 같다.

어차피 세상은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고, 뉴스 속의 세상은 어쩌면 딴 세상 얘기이다. 

"초심을 잃어버려야겠다. 그래야 발전할 수 있다.(p.147)"

초심을 버려야겠다는 말에 큰 동감이 되었다.

내가 중소기업 회사에 다녀보니 '체념' 최고의 처방이라는 생각이 든다.

체념은 곧 초심을 버리는 것이 아닌가?

마음을 비우고 초심을 버리고 갤러리족처럼 회사 일을 관망해야 중소기업에서 버틸 수 있다. 

어차피 회사에서 소모품으로 잠시 스쳐가는 존재인데 발버둥쳐봐야 사장에게 좋은 일만 해주는 동시에 자수성가한 사장에게 잘난척 하는 사람으로 찍혀서 힘들어지기만 할 뿐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세상 모든 회사를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니 물론 일부 기업만 그럴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좋은 곳이다. 출근이 즐겁다. 일이 재밌다. 그렇게 15년이 지났다.(p.146)"라고 했는데, 그 점은 부러웠다.

"잘 살아라. 그것이 최고의 복수다.(p.212)"

버티든 나가든 잘 사는 것이 세상에 대한 복수이다. 

뭐 그렇게 독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겠지만, 잘 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 사는 것은 자신과 가족에 대한 선물이고, 소모품과 노예로 취급했던 사장에 대한 복수이다. 

이 책은 전형적인 일상 에세이이다.

이 에세이의 주인공이 회사에서 존버를 선택한 버티기 회사원이라는 것이 특징일 뿐이다. 

회사원의 일상과 생각이 잘 표현된 에세이이다.

공감할 수 있고, 잔잔한 흥미를 느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버티기를 선택한 저자가 독자에게 주는 마지막 메세지는 무엇일까?

"힘들지. 어쩌겠노. 버텨야지"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하면서 살아라"

"무너지지 않고 기어코 하루를 살아낸다. 이 어려운 걸 매일매일 해내며 사는 우리는 진짜 대단한 사람이다."

"인생은 힘들다. 삶은 누구에게나 괴로움을 준다. 그래서 우리는 늘 버티고, 이겨내고, 극복한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버티는 와중에도 충분히 삶의 기쁨과 즐거움과 행복과 희망을 찾아낼 수 있다. 버텨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즐겁게 버텨야 한다."

"여기에 집중하고 지금에 최선을 다한다."

"노력해보자.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둘 수 없는 나와 당신의 즐거운 버티기를 열렬하게 응원한다."

저자의 마지막 메세지는 즐거운 버티기이다.

버티기 에세이답게 버티기로 마무리를 한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회사를 잊고 주말 일상을 가족들과 즐기고 있다.

그래서 행복한 일요일이다.

이제 다시 내일부터는 버티기 5일에 돌입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어차피 버텨야할 기간이라면 즐겁게 버텨야겠다.

버티기에 지친 회사원들에게 이 책이 공감과 작은 재미를 줄 수 있는 책이다.

저자의 버티기처럼 나도 존버해야겠다.

※ 버티고 있어도 당신은 슈퍼스타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 콩나무카페 그리고 드림셀러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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