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18개월 돌려받기
전선재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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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군대에 가는 일이 이제 내 일이 되었다. 

입대를 몇 개월 앞두고 있는 아이를 생각하면서 군대에 대한 책을 읽었다.

내가 먼저 읽고 아이가 읽어보도록 아이에게 권해주기 위해서 이 책을 손에 잡았다.

이 책의 저자는 2001년생으로 지금 육군에서 군복무를 하면서 이 책을 출간했다. 

군 복무 18개월 기간을 의미있고 가치있게 사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자신의 노력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18개월이라는 시간은 13,176시간에 해당하고, 그 시간에 최저시급을 적용하면 1억 1500만원이나 된다고 하니 젊은 시절에 18개월 기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육군 현역으로 복무중인 저자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보기 시작했다. 


군 복무를 하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남자로서의 의무이다.

자율이 아닌 의무이기에 거기에 따른 제약과 구속은 실로 엄청나다. 

의무로 근무하니 자율성과 혜택을 주어도 부족할 것인데, 군대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다보니 엄청난 제한과 구속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군 복무 18개월 동안 개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단 군복무 기간 동안 개인의 자유가 사라지는 점을 지적한다.

군복무 18개월을 버려지는 시간이라고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은 '자유의 제한' 때문이라고 말한다. 

육군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나로서도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이다. 

군에서는 모든 것은 정해진 규칙에 의하여 행동해야 하며 개인의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책을 읽어보니 과거보다는 지금 군대의 모습이 훨씬 많이 나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자유의 제한이 있고, 여러 부조리와 모순은 여전히 가지고 있지만 구타의 모습은 책 속에서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구타만 없어졌어도 과거보다는 훨씬 더 인간적이고 민주적인 모습이라 감히 생각한다.

예전 군대는 선임병이 후임병을 어찌나 때리고 괴롭히는지 도대체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불편은 모욕을 동반하지만 않으면 오랜 기간이라도 불평 없이 견딜 수 있다. 병사나 탐험가들이 그렇다. 그들은 사회의 극빈층이 겪는 것보다 훨씬 더 심한 궁핍을 기꺼이 견디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존경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버텨낸다.(알랜 드 보통, p.31)"

군대든 회사든 필요한 것은 역시 존중과 존경이다. 

사람들은 명예를 얻을 때는 불편을 감당할 수 있지만, 모욕을 받으면 불편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군대에는 지금은 존중과 존경의 문화가 형성되었는지 궁금하다.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이 책을 보면 예전 군대의 안좋은 모습은 일부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다.

"깨어 있을수록 힘들고 아무 생각이 없을수록 편하다.(p.45)"

책 속에 위 문장이 있는 것을 보니 군대 문화는 여전한 것 같다.

지금도 많은 사병들이 아무 생각없이 시키는대로만 하는 무뇌의 상태로 18개월을 의미없이 보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육군으로 입대를 하면 어떤 일이 펼쳐질지 예습을 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병영 문화를 상당히 많이 알려주고 있다. 

책 속에는 여전히 만연되어 있는 군대의 부조리가 거론된다.

책은 군대 문화를 알려주기 보다는 고발하는 스타일이다. 

" 분대장을 제외한 병 상호 간에는 명령이나 지시, 간섭을 금지한다.(병영생활 행동강령 중, p.89)"

"직무와 무관하거나 법규에 반하는 사항, 또는 자신의 권한 밖의 사항에 관해 명령을 내려서는 안된다.(군인복무기본법 중, p.90)"

사병 간에는 계급은 입대 순서만을 의미할 뿐 상하관계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행동강령과 법에서 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명령과 지시를 하는 것은 군대에 만연된 문화인 것 같다. 

왜 정해진 규칙과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일까?

규칙과 법을 어기면서 군기를 잡는 것이 위법한 것인제 왜 그럴까?

애써 만든 규칙과 법은 제발 지키는 문화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사병간에 아직도 명령과 지시가 있는 것은 이를 묵과하는 간부들과 지휘관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칭기즈칸은 병사들의 마음을 헤아렸고, 그 마음을 자기편으로 움직이게 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 그는 가급적 자기 주장을 먼저 하지 않고, 자유로운 토론을 즐겼고, 시간이 날 때마다 다양한 계층의 군인들과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도 얻었다. 계급 고하를 불문하고, 자기 짐은 자기가 들고, 자기 일은 자기가 하면서 부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도록 이끌었다. 소통이 매우 중요한 작전의 수단이라는 점을 그 옛날 이미 간파했다.(p.103)" 

참다운 리더십을 보여주는 문장이다.

군대든 회사든 리더다운 리더가 있어야 제대로 존재하고 제대로 유지될 수 있다.

이 책의 3분의 2 가량은 군대의 현실 문제와 부조리를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군대를 어떻게 잘 마쳐야할까?

군생활을 잘 마치는 점에 대해서는 책 후반부에 등장한다.

저자의 경험을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군 생활을 하는 동안 달성할 목표 열 개를 세웠다고 한다.

책 출간도 이 목표에 포함되어 있었다. 

18개월 동안을 본인에게 의미있고 유익하게 보내는 것은 역시 자기 의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계획을 세우고, 도전하고, 부지런히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을 읽어보니 예전보다 군대가 좋아지기는 했다.

일과 시간 후 휴대폰 사용도 가능하고, 공부하려는 병사들은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고, 자유시간도 예전보다는 많이 주어지고 있었다.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군대 18개월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먼저 이미 존재하는 환경 그 자체를 새롭게 해석하고 활용하는 방법 중 가장 간단한 것은 부대 내의 복지시설과 복지혜택 혹은 부대원을 이용하는 것이다. 부대에 존재하는 북카페, 사이버 지식정보방, 체력단련실을 내 목표에 맞게 충분히 이용한다.(p.157)"

저자는 군복무 8개월간 약 30권의 책을 읽었고, 사이버 지식정보방을 이용해 한국사자격증시험 준비를 했고, 프로그래밍을 독학하고, 이러닝서비스를 통해서 다섯 과목을 수강해 전부 A+학점을 취득해 포상휴가 4일을 얻었다. 

환경에 대해서 탓만을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재해석하고 적극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저자가 실제로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중앙대 경제학부 논술 전형 수석합격자이다. 

책을 읽어보니 20대 초반의 대학생이 쓴 책으로 보이지 않고, 상당히 많은 지식과 깊은 통찰력을 가진 저자가 쓴 책으로 느껴졌다. 

군대라는 곳이 장점보다는 단점이 확실히 많은 것 같다.

이 책을 읽어볼 때도 여전히 군대는 가기 싫은 곳이고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어차피 대한민국 남자로 태어나서 가야만 하는 곳이라면 저자처럼 의미있고 유익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생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이제 아이에게 권해주어야겠다.

아이가 이 책을 읽고서 군대에 입대할 마음의 준비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군대, 18개월 돌려받기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청년정신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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