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버리고 어쩌다 빵집 알바생 -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개띠랑 지음 / 루리책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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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와 빵집...

퇴사와 빵집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들어와서 읽었다.

나는 지금 회사원이기에 퇴사에 당연히 관심이 많고, 예전에 서울에서 잘 나가는 제과점 사장님의 사업 컨설팅 일을 해보면서 제과제빵 사업에 관심이 생겨서 제과 실기학원에 다니고 제과기능사 시험을 본적이 있었다.

제과기능사 시험은 필기만 합격하고, 실기시험은 연습부족에 따른 기술부족을 느끼고 응시하지 못했었다.

저자는 대학에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방송 관련 회사에서 영상 디자인을 5년 정도 하다가 퇴사를 했다.

퇴사의 이유는 당연히 회사생활이 힘들어서이다.

쉴 수 있는 날이 거의 없는 빡센 직장이었고, 그렇다고 꿈을 펼칠 수 있는 회사도 아니기에 저자는 20대에 과감히 퇴사를 결정했다.

이 책을 쓰고 있는 저자의 나이는 20대 후반이다.

저자는 나와 나이 차이가 아주 많이 나지만 퇴사와 빵집이라는 관심사는 비슷했다.

그리고 빵집 알바 내용이 주요 내용으로 예상되어서 빵집의 리얼 근무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읽었다.


빵집에서 알바를 하면서 겪은 일상들을 그림과 함께 글로 인스타에 올렸던 내용이 책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이런 책이 요즘 많이 출간되는데 이 책도 인사타툰이 원작인 책이다.

해 뜨는 걸 보고 출근하고 해 뜨는 걸 보고 퇴근하는 고단한 삶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집에서 뛰면 3분거리의 동네 빵집에 알바를 지원하고 빠르게 합격했다.

저자가 알바를 선택한 이유는 심플하다.

정시 출근! 정시 퇴근!

책에는 빵집 알바의 리얼한 근무 스토리가 담겨져 있다.

그림과 함께 짧은 글로 빵집 알바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빵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간접경험할 수 있었다.

나는 한 달에 몇 번 정도 동네빵집에 가는데, 거기서 매일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책으로 볼 수 있음이 흥미로웠다.

알바 시간의 대부분은 포장과 계산이었다.

사장은 빵을 만들고, 알바는 포장하고 손님응대를 하면서 매장 관리를 한다.

책 속 내용은 퇴사에 대한 후기와 빵집 알바 리얼 스토리가 함께 그려지고 있다.

퇴사를 하고 알바를 하면서 과연 저자는 행복했을가?

"회사보단 나을거야. 회사보단 낫네. 회사보단 나은건가? 회사보단 낫긴... (p.45)"

알바도 직장은 직장이니, 회사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조금 편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급여는 적을 것이고, 회사나 빵집이나 사람 눈치보고 사람에게 시달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빵집에서 알바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지만, 당연히 진상들도 만난다.

진상을 만나는 것은 어쩌면 회사보다 더 확률이 높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진상손님이 보이는 행패는 회사보다 더 심할 수도 있다.

"회사 다닐 때에도 사람때문에 그만 두었는데, 빵집에서 일하면서도 상식과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자주 무너졌다.(p.168)"

회사이든 가게이든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역시 사람이다.

직장인과 알바생의 공통점은 "기분 나빠도 웃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이 힘을 주는 때가 있으니 다행이다.

"어느 날 할머니 손님이 계산하시면서 '갓 나온 빵도 보고 빵 냄새도 맡고, 행복한데서 일하니 부러워'라고 말하셨다. 사실 직장 생활할 때에 힘들게 했던 것들이 사라지자 또 다른 새로운 걱정거리들이 생겨났다. 불투명한 미래는 여전했고, 나이를 먹어가며 고민거리는 늘어났다. 그런데 할머니의 이야기는 잠시나마 그 고민을 잊게 해주었다. 찌든 사회생활을 견디는 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p.74)"

회사생활을 할 때는 직장상사의 의견이 무조건 좋다고 반응할 때가 많았는데, 빵집 알바를 하니 판매하는 빵이 다 맛있다고 해야할 지 망설여졌다고 한다.

어디에나 고민거리는 샘솟는다.

그리고, 회사든 빵집이든 남의 비위를 맞추고 마음에 없는 말을 해야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케이크를 사면서 초를 몇 개 줄 지 물어볼 때 개수가 아니라 출생년도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에서 살짝 놀랐다. 그리고, 출생년도를 들으면 갑자기 암산모드로 가야한다는 말에 웃음이 났다.

세상 사람들이 역시나 참 많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케이크 초를 달라고 할 때 출생년도를 말하다니... 이건 나로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행복이란...

돈 벌면 행복해지는 줄 알았는데... 행복을 팔아서 돈 버는거였다... 행복 팔지 않고 돈 벌 수 있는 날이 올까?"

빵집 알바의 고충에는 역시나 상사가 주는 스트레스가 빠지지 않았다.

빵집에 상사라고는 빵집 사장이 전부인데, 빵집 사장이 적지않은 눈치와 스트레스를 준다고 한다.

또한, 빵집 사장의 푸념이 더해지는 날이면 더 힘들다고 한다.

돈을 번다는 것은 어디나 정말 똑같은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새삼 그것을 계속 느낀다.

빵집알바도 만만치 않다.

"사람, 돈, 명예 중에 하나라도 충족되면 버텨"

저자가 다녔던 회사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었다는데, 정말 저 셋 모두가 무너진다면 선택은 퇴사밖에는 없는 것 같다.

저자가 빵집 알바를 하면서 받는 월급을 "작고 귀엽다"라고 표현했다.

알바 월급은 아마 직장보다 확실히 훨씬 적을 것이다.

일을 하는데 돈이 주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알바월급을 받는 날에는 자신이 더 작아짐을 느끼며 돈을 벌었다는 만족감보다는 상실감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저자는 직장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고, 직장보다는 근무시간이 적기 때문에 작고 귀여운 월급을 받으면서 알바를 하고, 시간적 여유를 확보해서 인스타툰을 그리면서 자기 만족을 하는 생활을 선택하였다.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책 표지에 있는 부제목같은 글이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명언이 떠오른다.

직장이나 알바나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반복해서 나오고, 빵집도 만만치 않다는 글과 그림을 보면서 책 마지막에 저자가 어떤 글을 쓸까 궁금해하면서 읽었다.

책 마지막 문장은 이것이다.

"느려도 괜찮으니, 내 속도에 맞춰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p.278)"

저자의 선택과 지금의 일상을 압축한 말이다.

선택도 자신의 몫이고, 결과도 자신의 몫이다.

어떤 방식과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지는 오직 자신만이 결정해야 하는 과제이다.

20대 후반의 저자가 쓴 퇴사 후 빵집 알바 스토리가 나에게 잔잔한 물결처럼 작은 공감을 준다.

회사 생활이 힘들고,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가볍게 읽어볼만 한 책이다.

결국 정답은 어디에도 없고, 자신이 선택한 길이 정답이라는 자기 최면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감히 든다.

※ 회사 버리고 어쩌다 빵집 알바생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루리책방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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