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클래식 - 삶에 쉼표가 필요한 순간
전영범 지음 / 비엠케이(BMK)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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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 운전을 할 때는 KBS 클래식 FM 93.1 을 즐겨 듣는다.

뉴스나 가요를 듣는 것보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이 훨씬 더 심적으로 편안하다는 것을 알았다.

차가 막힐 때도 클래식 FM에서 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듣다보면 정체에 대한 짜증보다는 클래식 음악이 주는 재미에 빠져 있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은 아마도 2019년에 서울시향 공연을 자주 보면서 생긴 것 같다.

그때 예술의 전당과 롯데콘서트홀에서 보았던 서울시향의 공연들은 감동적이었고 진정 최고였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지만, 그냥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이 좋아졌다.

그리고, 클래식 음악을 더 많이 알고 싶어졌고 클래식 음악을 더 즐기고 싶어졌다.

그러다 전영범 작가의 '당신을 위한 클래식' 책을 읽게 되었다.

어느새 귀로 듣는 클래식에서 눈으로 읽는 클래식으로 확장을 한 것이다.


이 책을 재밌게 읽었다.

클래식 음악과 클래식 음악가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롭고 재밌었다.

클래식 음악...

클래식 애호가들은 클래식 음악을 "마음을 차분히 안정시켜주는 내 삶의 동반자'라고 여긴다고 한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클래식 음악은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편안하게 해준다.

"가사도 없고, 작곡가의 의도도 가늠하기 쉽지 않고, 끝도 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선율이 때로는 귓전을 간질이며, 때로는 천둥소리 같은 웅장함으로 다가온다..."

클래식 음악을 참 잘 표현한 문장이다.

클래식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문가들 대부분은 클래식 음악을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클래식은 바쁘고 쫓기는 마음을 추스리고 느리게 생각하는 역발상의 지혜를 가르쳐준 음악이다.(p.10)"

프롤로그부터 한 문장 한 문장이 공감이 되고 "그래... 클래식 음악은 그런거야" 라는 동감을 준다.

책에서는 여러 음악이 소개되고, 몇 개의 음악은 QR코드로 스마트폰으로 바로 들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QR코드 링크를 넣은 음악들은 이 책의 저자가 강추하는 음악들이라 생각된다.

책을 읽으면서 QR코드로 안내된 음악들을 들으면서 책을 읽었다.

귀에 익숙한 노래들일 흘러나왔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클래식 책을 읽으니 고품격 문화생활을 즐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QR코드로 소개된 음악들은 다음과 같다.

안단테 칸타빌레 (차이코프스키)

자클린의 눈문 (오펜바흐)

사랑의 꿈 (리스트)

피아노협주곡 21번 2악장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시벨리우스)

남몰래 흐르는 눈물 (도니제티)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마스카니)

피아노 협주곡 2번 (라흐마니노프)

어느 갠 날 (푸치니)

뉴욕 필의 아리랑 (로린 마젤의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별은 빛나건만 (푸치니)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생상스)

당신을 원해요 (에릭사티)

달에게 바치는 노래 (드보르작)

교향곡 이탈리아 (멘델스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시켜서 좋은 음악을 들으니 참 좋다.

정말 좋은 세상이다.

미샤 마이스키의 첼로 연주로 듣는 차이코프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 음악을 들으니 안정감과 편안함이 최고의 경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음을 착 가라앉혀주면서 뭉클하게 해준다. 좋은 음악이다.

이 책에는 수많은 클래식 음악가들에 대한 스토리가 담겨져 있다.

음악가들의 리얼한 삶의 모습들이 그대로 보여지는 내용들이 있어서 좀 놀랍기도 했다.

하이든, 슈베르트, 베토벤, 모차르트, 베르디는 흙수저 음악가들이었다고 한다.

이에 비해서 멘델스존은 부유했던 금수저 음악가이다.

"클래식 음악사의 거인들은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예술혼을 불태웠지만 현실 생활에서는 다소 무력했고, 실연·가난·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지만 예술을 향한 의지는 더 뜨겁게 타올라 음악사의 큰 봉우리가 되었다.(p.27)"

가난에 신음했던 베르디...

너무나 짧은 생애를 살다간 슈베르트는 변변한 집 한 칸 없이 가난했고...

바흐는 두 번의 결혼 후 스무 명의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허리갈 휠 지경이었고...

내가 전혀 몰랐고 예상치 못했던 클래식 거장들의 리얼한 모습이 놀라웠다.

이렇게 위대한 음악가들도 똑같은 인간이고, 그 중 일부는 가난한 서민이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 책에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미술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등장한다.

마치 음악은 메인 주제이고, 다른 예술 분야는 보너스처럼 다루어지고 있다.

여러 클래식 음악 소개와 그 음악에 대한 스토리를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고 많은 지적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기에 이 책을 읽는 동안 지루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클래식 음악 책이다.

재미와 배움이 함께 있는 책이다.

교훈도 있다.

"내가 천재라고요? 나는 37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14시간씩 연습했습니다."

19세기 스페인의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사테의 말이다.

위대한 연주자들은 연습광이었다.

무한 연습을 통해서 위대한 연주가 만들어진 것이다.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동료가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이 안다. (피아노의 거장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연습도 대단하지만 결과물도 대단하다.

모차르트는 600여개의 작품을 남겼고, 슈베르트는 가곡을 600여 곡을 남겼다.

이 책에는 음악 영화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이츠하크 행복한 바이올린', '불멸의 연인', '키핑 베토벤', '아마데우스'가 소개 되었는데, 이 영화들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참으로 박학다식한 것 같다.

미술가에서 이어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도 나온다.

피터 드러커는 베르디의 오페라 '팔스타프'를 보고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베르디가 남긴 이 말이 피터 드리커를 자극했다고 한다.

"평생을 음악가로 살아온 나는 항상 완벽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그리고 그것은 항상 나를 매료시켰다. 그러니 내게는 다시 한 번 시도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베르디, p.52)"

음악가에 대한 해석과 찬양의 글은 그 음악을 더 즐기며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바흐의 음악처럼 메시지적 성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베토벤의 음악처럼 자신의 삶을 고백한 것도 아니다. 그는 음악 속에서 어떤 교훈을 말하지 않고, 더욱이 자기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모차르트는 단지 노래하고 연주하는 것이다. 모차르트는 청중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청중에게 자유를 준다.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는 것은 무엇보다 이런 자유가 허락되기 때문이다. 천사들이 하느님을 찬양할 때는 분명 바흐를 연주할 것이다. 그러나 자기들끼리 모여서 즐길 때는 단연코 모차르트를 연주할 것이다.(신학자 칼 바르트, p.77∼80)"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고 있는 지금의 내 상황에 너무나 잘 들어맞는 책이다.

좋아하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라서 읽을수록 흥미롭고 재밌었다.

이 책은 클래식 음악의 세계를 산책하듯이 읽는 클래식 음악 책이다.

음악과 함께 과거의 세계로 잠시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클래식을 가볍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고, 클래식 관련 FAQ도 있다.

클래식 음악 전반에 대한 지식과 상식을 넓혀주는 책이다.

저자가 말해주는 음악과 음악가의 스토리는 여행의 길잡이가 되면서 클래식 음악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클래식 음악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확실히 없애주는 책이다.

클래식 음악도 그냥 음악일 뿐이고, 클래식 음악가도 그냥 사람일 뿐이다.

책 마지막에 클래식 음악이 주는 의미가 담겨진 문장이 있다.

"클래식은 나의 정신적 풍요와 인간다운 삶을 지탱해주는 고마운 친구가 되었다.(p.274)"

나도 클래식 음악을 내 삶의 BGM으로 삼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친구로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 책은 책장 한 켠에 꽂아두고 클래식 음악을 듣다가 한번씩 꺼내어 몇 페이지만 읽어도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더 높여줄 것 같다.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데 함께 할 좋은 책이다.

※ 당신을 위한 클래식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비엠케이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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