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봄
안인숙 지음 / 오송숲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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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시집을 읽었다.

부자를 꿈꾸며 투자 관련 책을 읽고, 더 나은 직업을 꿈꾸며 자기계발 책을 읽고, 더 배우고 싶어서 학습 관련 책을 읽었었다.

바쁘게 살고 어떤 때는 힘겹게 살기도 하지만 내 삶에 큰 변화는 오지는 않는 것 같다.

소소한 변화들 속에서 지금의 내 모습이 내 삶의 최선이라는 생각도 하고, 왜 이렇게 밖에 안될까 하면서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한다.

마음 속에 작은 여유를 얻고 싶고, 돈과 실용이 아닌 문학을 느끼고 싶어서 시집을 읽었다.

시집 제목 속에 '봄' 이라는 단어가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봄이 온다?! 봄이 느껴진다?! 내 생애 봄날은 언제?! 봄날은 간다?! 봄날은 올까?!

봄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단어이면서 만족과 행복을 상징하기도 한다.

노래 가사 속에서 '봄' 이라는 단어가 자주 보이는 것은 '봄'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특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흐르는 봄...

안인숙 시인은 사진과 시를 통해서 흐르는 봄을 독자들이 느끼길 기대하면서 이 시집을 출간했다.


흐르는 봄 시집은 시와 사진이 함께 있는 시집이다.

페이지 페이지마다 사진과 시가 함께 있다.

사진은 주로 꽃과 자연을 찍은 사진들이다.

전체적으로 시는 봄, 꽃,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첫번째 시는 '밤에 핀 목련'이다.

- 밤에 핀 목련 -

낮에 본 목련도 아리더니

밤에 핀 목련은 더 아프다

아름다움엔 언제나

하얀 슬픔이 있다

네 행으로 된 짧은 시이지만, 아름다움 속에 슬픈이 공존함을 잘 보여주는 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낮에 보여지는 화려함 속에 담겨진 슬픔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시집 속에 있는 시들은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마치 함께 길을 걷는데 옆사람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보여지는 자연을 노래하는 듯 하다.

편안한 어조로 쓰여진 시 속에서 저자가 전하려는 감성이 느껴지고 그 감성에 공감을 하게 된다.

'흐르는 삶' 이라는 시 속에서 '흐름'과 '봄'을 이야기 했다.

- 흐르는 삶 -

봄이 언제 오나 했더니

봄은 언제나 흐르고 있었나 보다

내 삶은 언제쯤 오나 했더니

물결이 일렁이듯 늘 흐르는 것이 목숨

기다리지 않아도 흐르는 것을

기다리지 말자

삶을

사랑을

그리고 봄을

봄은 내 삶 속에서 항상 흐르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시라고 생각된다.

봄날은 이미 나에게 와있었고 그것을 내가 느끼냐 못느끼냐의 작은 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자연 풍경 사진들이 잠시 복잡한 세상을 떠나 편안한 자연 속으로 여행을 간 듯한 느낌을 준다.

사진이 눈을 편안하게 해준다면 공감을 주는 시는 머리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짧은 시 속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음이 신기하다.

시가 주는 메세지가 마음에 작은 힐링과 여유를 준다.

이 시집에서 말하는 중심 테마는 삶이다.

자유로운 삶을 말하기도 한다.

- 비행 -

날아가고 싶다

어디로든

인간이 날개가 없는 이유는

욕심이 많아서인가?

훌훌 털고

훨훨 날 수 있다면...

날고 싶지만 날 수 없는 것은 욕심때문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욕심을 버리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익숙 시인은 2018년에 등단했으며, 자연과 소소한 일상에서 영감을 얻어 따뜻한 감성을 공유하는 시를 쓴다고 한다.

요즘은 편안하고 여유롭게 넉넉하게 살기에는 매우 힘든 세상이다.

욕심이 많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세상이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렇게 사는 것이 운명일 수도 있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불편하고 복잡하고 쪼들리는 세상살이 속에서 감성을 노래하는 시를 통해서 잠시라도 작은 휴식을 얻을 수도 있다.

이 시집이 바로 그런 시들을 많이 담고 있다.

편안하게 읽으면서 시를 즐기고, 내 삶을 돌아보고, 잊었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봄은 언제나 내 삶 속에서 흐르고 있고, 봄날은 이미 내 삶 속에 존재하고 있나 보다.

봄은 흐르고 있고, 그래서 흐르는 봄인가 보다.

※ 흐르는 봄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오송숲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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