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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 - 최대 실적을 거둔 기업이 무너진 이유, 25개 기업의 실패 스토리에서 배우는 경영 원칙
아라키 히로유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시원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세상에 출간된 경영관련 책들 속에서 언급되는 사례는 대부분이 성공사례이다.
성공사례를 따라하면 성공할까?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수도 많다.
책속에 있는 성공사례가 전부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그 기업의 배경, 역량, 인적자원, 물적자원, 비하인드스토리, 우연히 찾아온 운(運), 보이지 않는 손 등 모든 것이 책에 담겨져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그 성공사례를 아무나 따라할 수도 없고, 따라한다고 해도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공 사례는 비슷하게 따라 해도 꼭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실패 사례는 따라 하면 확실하게 실패한다." (서울대 이동기교수)
실패 사례를 통해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잘 나가던 25개 기업의 실패 스토리를 담은 실패 경영 사례 책이다.
"매출 증가는 수많은 문제점을 감춰 준다.(p.9)"
눈 앞에 보이는 매출 증가가 기업의 생존을 책임지고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도산(실패)의 배경으로 전략상의 문제와 매니지먼트상의 문제를 꼽았다.
그리고, 각각을 세분화했다.
전략상의 문제 : 과거의 망령형 / 취약 시나리오형
매니저먼트상의 문제 : 초조함에서 비롯된 일탈형 / 엉성한 매니저먼트형 / 기능 저하형
크게는 2 개, 세부적으로 5개의 실패 특성으로 나누어 25개 기업을 분류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기업은 업종도 국적도 일본, 미국, 영국으로 다양하다.
폴라로이드 / 블록버스터 / 토이저러스 / 소고백화점 / MG로버 / 제너럴모터스 / 코닥 / 웨스팅하우스 / 스즈키상점 / 베어링스은행 / 엔론 / 월드컵 / 산코기선 / 엘피다메모리 / 야마이치증권 / 홋카이도척식은행 / 지요다생명보험 /
마이칼 / 노바 / 하야시바라 / 스카이마크 / 콘테네탈항공 / 다카다 / 시어스
눈에 익은 익숙한 기업명도 있었다.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만들었지만 이를 사업화하지 못한 코닥의 실패사례는 잘 알려진 사례인데 이 책에도 등장한다.
책에서는 해당 기업의 태생과 성공 스토리를 보여준다.
성공스토리를 읽는 것도 경영전략을 구상하고 영감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도 이 책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메세지는 '왜 망했을까?'이다.
성공한 기업이 왜 망했는지를 자세하게 분석해주고 있다.
"기존의 기술 체계를 보유한 기업에서 혁신적인 기술이 인가되지 못하는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 시장은 분석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분석에 집착하지 말고 실패를 전제로 한 학습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일단 세상에 내놓은 다음 시장의 가능성을 학습하는 자세다.(p.32, 폴라로이드 사례 중)"
책에서는 성공스토리, 실패스토리를 말한 후 그 기업의 도산에서 배우는 3가지 포인트를 요약해준다.
실패스토리를 통해서 배워야 하는 핵심을 저자가 요약해주는 것이다.
성공스토리도 실패스토리도 모두 유익하다.
기업의 성공신화를 보면서 도산과정을 보는 점이 흥미롭고 의미있었다.
"우리는 아무런 의식을 하지 않으면 기존의 비즈니스에 맞춘 렌즈로 사물을 바라본다. 다른 세계를 보고 싶다면 다른 렌즈를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규칙의 변경을 깨닫기 위해서는 익숙해진 렌즈를 일단 내려놓고 새로운 렌즈를 통해 세상을 봐야한다.(p.56, 토이저러스 사례 중)
"1970년대 일본 자동차 성공 요인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기술개발에 힘써 연비가 좋은 자동차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기 때문이다."(p.76, MG로버 사례 중)
"로버의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맥주를 마시고, 오후 4시 반이 되면 퇴근했다. 이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고생을 했지만 실패했다."(p.79, MG로버 사례 중)
"코닥에는 보수파, 수구파라고 불리는 이해관계자가 다수 존재했다. 기술적 전환점에서는 비즈니스를 원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과거의 성공 덕분에 당분간은 쪼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근거 없는 희망적 관측에 현혹되지 말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p.104, 코닥 사례 중)
"우수한 슈퍼스타 한 명에게 의존하는 조직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인재의 파이프라인이 갖춰져 있는 지 확인하라."(p.128, 스트키상점 사례 중)
"단일 순환 학습, 단일 순환이란 현재 자신의 생각에 전혀 의심을 품지 않고, 기존의 관점에서 계속 생각하는 것이다. 환경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대참사를 부르게 된다. 그렇게 때문에 기존의 사고방식과 함께 외부의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고 양쪽의 균형을 맞춰 나가는 이중 순환 학습이 필요하다."(p.224, 지요다생명보험 사례 중)
"마이칼은 고도성장 시대에 형성된 '진열해 놓으면 팔린다'는 성공 체험을 바탕으로 한 엉성한 판매 수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거대한 컨셉에만 집착할 뿐 현장의 치밀한 마케팅 시책에는 소홀했던 것이다. 일을 크게 벌이는 힘도 필요하지만 벌여 놓은 일을 끝까지 완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말 중요한 것을 일은 완성하는 것이다."(p.246, 마이칼 사례 중)
"문제는 설계와 생산의 거리감이다. 실제 생산 현장에서는 생산관리나 인재육성이 따라오지 못해 불량률이 높았다. 경영진과 사원 사이의 거리감이 문제이다. 사장의 존재가 절대적이어서 임원이라도 반론이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였다."(p.304, 다카타 사례 중)
개인적으로 제조업 회사와 유통업 회사에 관심이 많이 갔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의 업종이 제조업과 유통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리와 운영에 관심을 갖고 실패 스토리를 읽었다.
거대 기업이 왜 실패했을까?
그 실패 원인을 이 한 권의 책으로 모두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은 경영전략의 영감을 얻기 위해서는 충분한 학습 효과를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어보니 고정관념, 변화 불수용, 자만, 막연한 희망적 관측, 슈퍼맨에게 의존, 경영진의 폭주, 직원들의 불성실, 인적자원 파이프라인 부실 등이 실패 요인이었다.
저자는 책 마지막에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략적 = 생각하는 논점의 수 × 생각하는 시간축의 길이'
'단락적 = 생각하는 논점이 지극히 한정적이며 시간축도 단기적'
단락적이 아니라 전략적인 사고를 통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25개 기업의 실패 요인의 공통점은 기업의 중요한 분수령에서 전략적이 아니라 단락적이 되어 있었다고 말한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과연 전략적일까?
내가 이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책을 읽으면서 내가 다니는 회사와 사장 그리고 직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도산하지 않고 생존하며 성장하는 회사의 길은 어쩌면 모두가 다 아는 그런 진리 같은 길이다.
단지 그 길을 실천하지 못하고 그 길을 무시한다는 것이 실패를 불러올 뿐이다.
※ 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시원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