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과 정조, 왕중왕을 다투다 푸른숲 역사 퀘스트
이광희.손주현 지음, 박정제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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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진 조선시대 왕은 세종과 정조가 아닐까? 

세종과 정조만큼 업적과 스토리가 많은 왕은 없을 것이다. 


조선 시대 최고의 왕으로 손꼽히는 세종과 정조, 두 왕의 삶과 업적을 비교해 본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다. 


과연 누가 왕중왕일까?

누가 더 훌륭한 왕일까?


푸른숲주니어의 청소년 역사책 신간 '세종과 정조, 왕중왕을 다투다'는 여러 주제를 대상으로 세종과 정조를 비교해가면서 흥미와 지식을 주는 역사책이다. 


조선 전기 대표 임금과 조선 후기 대표 임금의 대결이 흥미를 주는 책이다. 


왕에 대한 업적을 나열하는 것보다 이렇게 특별한 주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간 두 왕을 비교해가면서 역사를 다루는 것은 기발한 발상인 것 같다. 


 

세종은 '종'이고, 정조는 '조'이다. 

왕의 호칭에 '종'이 붙는 것은 알겠는데, 전쟁을 치르지도 않은 정조는 왜 호칭에 '조'가 붙어있을까?


'종'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덕이 높았던 왕에게 붙이는 호칭이다.

'조'는 국난을 극복하거나 나라의 정통을 새로 세운 왕에게 붙이는 호칭이다.


정조는 원래 묘호가 '정종'이었는데, 고종이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바꾸고 황제에 오르면서 증조할아버지의 묘호를 '정조'로 고쳤다고 한다. 


조선시대 왕은 모두 27명이다.

그 중에서 누가 가장 위대할까?


역시 위대한 왕으로 손꼽히는 두 왕은 역시 세종과 정조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왕중의 왕으로 세종과 정조를 비교 분석한다. 


세종 시대를 조선의 황금기라고 부르고, 정조 시대를 조선의 문예 부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것은 두 왕의 업적만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라 두 왕의 시대적 환경을 먼저 분석부터 한 것이다. 


어떤 시대적 환경이었기에 황금기를 만들고, 문예 부흥기를 만들었을까?

세종 시대와 정조 시대는 국제적 환경이 좋았다. 


조선 전기와 조선 후기는 동북아시아가 상당히 안정적이었다고 한다. 

세종 시대는 중국에서는 명나라 전성기였고, 정조 시대는 청나라 전성기였다. 


바깥 환경이 안정적이니 나라가 평안하고 왕은 나라 발전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전쟁의 위험이 없는 것만으로도 매우 평화로운 시기였다. 

환경이 업적 달성에 중요함을 알려주는 사례이다. 


세종과 정조는 워낙 유명한 왕이기에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들 중 상당부분은 두 왕의 업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잘 알려진 왕들이기는 하지만 특정 주제를 대상으로 두 왕을 비교했다는 것이 흥미롭고 유익한 것이다.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흥미롭게 읽었다. 


세종이 독서왕이라는 것은 유명한데, 정조도 이에 못지 않는 독서왕이었다. 

독서를 좋아한 세종이 집현전을 만들었다면 역시 책을 좋아한 정조는 규장각을 만들었다. 


책을 좋아하는 점은 같지만, 책을 읽는 환경은 달랐다.

세종이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었다면 정조는 목숨을 걸고 책을 읽었다고 한다. 


정조는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휩싸여 잠을 편히 이루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밤늦도록 책을 읽었다고 한다. 

실제로 정조는 왕이 된 후 잠자리(존현각)에 자객이 침입하는 사건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영화 '역린'에서 본 정조의 책 읽는 모습이 떠올랐다. 

영화에서 밤늦게 책을 읽고 있는 정조에게 자객이 침입했던 장면이 있었던 것 같다. 

역린 영화 속 내용들이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두 왕은 왕위에 오르는 과정이 매우 특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종은 형을 대신해서 왕이 되었고, 정조는 사도세자로 사망한 아버지를 대신해서 왕이 되었다.

정상적이지 않은 아픈 가족사를 마음에 품고서 왕이 된 점이 동일했다. 


책은 두 왕을 다루면서 국제정세, 조선시대 더불어 현대시대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여러 분야의 역사 지식을 잘 융합하여 전달해주는 매우 현대적인 퓨전 역사도서이다.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고, 이야기해주듯이 기술되어 있어서 술술 읽히는 책이다. 

중간중간에 보너스처럼 보이는 특별한 이야기들이 첨가되어 있어서 독서의 재미와 유익함을 더해준다.


김홍도 화가는 정조 시대의 미술가였다. 

정조는 김홍도 화가를 매우 특별히 아꼈다고 한다. 


김호도가 그린 여러 풍속화는 정조가 몰래 지시한 업무 중의 하나였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고 한다. 

백성의 삶을 궁금해했던 정조가 김홍도 화가를 통해서 그림으로 보고자 했던 것이라는 것이다. 


정치, 과학, 문화, 예술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만든 세종과 정조의 이야기가 줄지어 나온다. 

어느 왕이 왕중의 왕이라고 판별하기 힘들 정도로 막상막하의 게임이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왕중의 왕에게도 옥의 티는 있었다. 

세종과 정조가 가졌던 결점을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다. 


세종의 옥에 티는 신하를 너무 믿었다는 것이다.

황희는 22년을 재상으로 지냈고, 맹사성은 8년을 재상으로 지냈다. 


황희와 맹사성은 모두 능력자였지만, 자신의 가족이나 친지가 나쁜 짓을 저지르면 죄를 면해 달라고 다른 관리들에게 몰래 부탁을 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부정 청탁을 한 것이다. 


특히, 황희가 심했다고 한다. 

큰 죄를 짓고 처벌을 받게 될 관리들이 황희에게 뇌물을 주어 모면하려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황희가 그런 인물이라는 것은 예전에 어느 책에서도 보았는데, 이 책이 다시 한번 확인을 시켜주었다. 


황희의 이런 문제점을 세종은 모른 척 했다고 한다.

황희를 너무 믿은 것이다. 


뇌물 받기의 일인자 조말생도 세종에게는 일 잘한다고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세종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의외이다.


정조는 세종과는 반대로 신하의 말을 부정하고 가르치려 했다고 한다.

이것이 정조의 옥에 티다.

다른 사람의 능력을 못 믿어하는 정조는 신하들에게 공부를 심하게 시키고, 시험을 보게 했다고 한다.


저자들은 사실 이것은 찾고 찾아서 뽑아낸 세종과 정조의 옥에 티일 뿐 세종과 정조에게는 단점이 별로 없었다고 말한다. 

조선시대 왕 중에서 가장 존경받는 두 왕에게 단점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었겠는가? 


무예와 활쏘기에 능했던 정조의 이야기를 보면서 '역린'에서 정조로 연기한 현빈 배우가 떠올랐다.

역린 영화 속에서 정조는 활과 칼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이것이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정조의 모습이었다. 


책 마지막에 세종은 업적 분야의 왕중왕이고, 정조는 개혁 분야의 왕중왕으로 칭했다. 

두 왕 중 어느 왕이 우위라고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그렇게 가장 상징성 있는 분야를 왕중왕이라는 이름으로 붙여주었다. 


두 왕의 이야기를 비교하면서 조선 시대 역사를 살펴보니 재미있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전기와 조선후기를 왔다갔다하는 그런 환상적인 느낌이 들었다. 


재밌게 읽은 두 왕에 대한 역사책이다.

간 중간에 연관된 이야기도 있고, 삽화(그림)도 있고, 보너스 이야기도 있어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이다. 


청소년들에게 조선 시대 역사를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저자들은 참 많이 고민하고 많이 조사하고 많이 노력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과서보다 훨씬 더 재밌는 역사책을 찾는 청소년들에게 재미와 지식을 함께 주는 좋은 역사책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우리 둘째아이가 재밌게 읽을 것 같다.

둘째아이 책상에 살며시 가져다 놓아야겠다.


최악의 왕을 두 왕을 정해서 조선시대의 비극적인 역사를 다루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어느 왕이 최악의 왕으로 선택될까?

다음 책은 그 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 세종과 정조, 왕중왕을 다투다 독서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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