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느끼다 그리다 - 건축가 임진우의 감성에세이
임진우 지음 / 맥스미디어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이 나에게는 주는 감성은 매우 강했다.

'걷다 느끼다 그리다'


걷는 것을 좋아하고, 보는 것을 좋아하고, 느끼는 것을 좋아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충분한 공감을 주는 책 제목이었다.

단, 그리는 것이 서투른 나에게 '그리다'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책은 심플하면서도 알찼다. 

여행과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소재들이 글과 그림으로 따뜻하게 표현되어 있는 책이었다.


회사에 다니고, 일상을 살고, 가끔은 일상 밖으로 나가 새로운 세상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공감을 주는 책이었다.

나에게 많은 공감과 동감을 주었다.  


저자는 건축가이며, 정림건축 대표이사이다. 

한 직장에서 30여년을 다녀서 CEO의 자리까지 오른 대단한 분이다. 

펜 수채화를 취미로 하면서 건축가, 화가, 칼럼니스트로 쓰리잡(three job)을 갖고 있는 분이다. 


일상을 살고, 일을 하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세상을 느끼는 저자의 삶이 잘 담겨진 책이다. 

책은 총 3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따. 

'길을 걷다'에서는 국내여행을 다루고 있고, '여행을 느끼다'에서는 해외여행을 다루고 있고, '하루를 그리다'에서는 일과 일상을 다루고 있다.


전철을 타고 출근하면서 금방 읽은 책이다.

짧은 글속에 여운을 주고, 그림 속에 가보고 싶은 충동을 준다. 


이 책처럼 짧은 글과 그림만으로 충분히 여행책이 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되었다. 

장황한 글과 많은 사진보다 압축된 글과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한 편의 그림이 여행의 매력을 더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저자분께서 가진 글쓰기와 그림그리기의 탁월한 능력때문일 것이다. 


'길을 걷다'의 첫번째 소재는 '서울 이화마을'이었다.

내가 가보았던 곳이라서 반갑고 익숙했다.

이화마을에 가족들과 갔던 기억이 났다.

내 기억속의 추억을 이 책의 글과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어쩌면 비슷한가 보다.


글과 그림이 좋은 책이었다.

그리고, 바쁜 일상 속에서 가끔은 휴식과 여행이 필요함을 잘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작은 휴식과 여행이 되었다. 


한양도성길, 창신동 골목길, 서촌 골목길, 박물관 열린마당, 북촌 한옥마을 길, 청평 호반길, 속초 가는 길, 외암리 마을 길, 순천만 습지길, 맨발로 걷는 촉석루, 미륵도 달아길, 이기대 둘레길, 산방산 둘레길, 함덕 해변길, 섭지코지 오름길, 비오토피아 자연길...


가본 곳도 있고, 가보지 않은 곳도 있다.

가본 곳은 추억이 떠오르고, 가보지 않은 곳은 가보고 싶은 욕망이 샘솟는다. 

언젠가는 모두 다시 가보고 싶다. 


'행을 느끼다'에서는 도쿄, 칭다오, 러시아, 베트남, 압록강, 벤쿠버, 시카고, 멕시코시티, 그랜드캐니언, 아프리카, 체코, 밀라노, 취리날 등이 등장한다.

일본과 베트남 정도만을 다녀온 나에게 다른 이국들은 가보고 싶은 대상들이다. 

언젠가는 하나하나 가보리라 기대한다. 


'하루를 그리다'에서는 일과 일상을 다루고 있다.

건축가로 살아가기에 건축가의 삶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건축을 전공하고 건축가의 길을 가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내용들이었다. 


책 중간중간에 강조하고 싶은 문구(文句)는 조금 더 큰 글씨와 컬러로 인쇄되어 있다.

여백이 많이 있는 짧은 글이지만 진심과 공감이 느껴져서 좋았다.

오히려 그 여백이 더 좋았다. 

여행의 느낌을 압축해서 잘 표현해주셔서 편안하게 잘 읽을 수 있었다. 


"세월은 흘러가기 마련이고 사람도 늙어가는 것이려니 하고 생각할 때 오늘까지 내가 이루어 놓은 일이 무엇인가 더럭 겁도 납니다.(화가와 걷는길 중에 있는 박수근 화가가 남긴 말, p.57)"


"옛것 위에 새것이 아주 잘 덧입혀졌다.(도쿄와 서울은 닮았다 중에 있는 만세바시역 리모델링에 대한 글, p.83)"


"날마다 낙서를 하고 스케치를 한다. 감성 조각을 줍는다.(p.154)"


"의미가 없는 재미는 공허할 뿐이고, 재미가 없는 의미는 지루하기만 하다.(p.175)"


그림을 잘 그리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림은 사진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준다.

풍경의 내면을 더 많이 보여주는 것은 그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글과 그림으로 마음이 편해해짐을 느끼고, 고단한 일상을 잠시 놓아두고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만간 이 책에 나온 어딘가로 여행을 갈 것 같다. 


이 책은 일반인에게는 일상과 여행에 대한 공감을 주고, 건축가 지망생 또는 건축가에게는 일과 직업에 대한 공감을 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어떤 스타일 삶을 지녔든 모두에게 진한 공감과 부드러운 감성을 전해주는 책으로 생각된다.


※ 걷다 느끼다 그리다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맥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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