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성에 빠지다 - 왜 단순함이 최고의 전략인가
지용구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으로 사용된 '복잡성에 빠지다'라는 말은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긍정의 메세지가 아니다. 


'복잡성에 빠지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한 것으로 이 책은 복잡성의 폐해를 다루고 있다. 

부제목으로 사용된 '왜 단순함이 최고의 전략인가'가 이 책이 담고 있는 핵심 메세지이다.


복잡성에 빠져있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복잡성에서 벗어나라는 지향점을 제시하며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의 진짜 제목은 '복잡성에서 벗어나라' 또는 '복잡성을 제거하라'가 맞을 수 있다.


자는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로 인간공학과 휴먼컴퓨터인터렉션을 연구하고 있다.

기업과 국가의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느낀 복잡성의 문제점과 그 개선 방향이 이 책에 담겨져 있다.


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성의 폐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환경변화에 무감각, 프로세스의 노예, 나쁜 이익, 비용 증가, 수익성 악화, 이미지 쇠퇴, 창의성 하락, 일상적 업무 치중이다.

 

나는 회사원으로 십수년 동안 회사 일을 하면서 복잡하고 불필요한 절차와 비효율적인 프로세스에 상당한 불만과 환멸을 느끼고 있다. 


단순하게 매뉴얼화되고 심플하게 정리되어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선호하는 나의 성향 때문에 이 책에서 제시한 교수님의 여러 말씀은 나에게 매우 큰 공감을 주었다. 

나도 회사는 복잡성을 제거하고 단순함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보들은 복잡함을 무시하고, 실용주의자들은 복잡함을 참아낸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복잡함을 회피한다. 하지만 천재들은 복잡함을 덜어낸다. (앨런 펄리스, 예일대 교수)"


"투입 대비 산출 비율이 효율성이다. 노동 생산성 입장에서 투입시간을 줄여야 한다. 투입 줄이기에 대한 고민이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시작이다.(p.17)" 


우리나라는 노동생산성이 낮기로 유명한데, 그 문제의 해결을 산출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만 고민한 것 같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투입을 줄이는 방식으로 해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자의 말씀이 정확한 지적이었다. 

투입 시간을 어떻게 낮출 것인가가 더 현명한 문제 해결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낮은 인건비, 기존 기술 시장에서 빠른 속도만 추구, 경쟁 열위 극복을 다다익선의 자원 투입으로만 해결, 대량생산체제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의 방식이 통했지만 4차혁명 시대에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최근 취약해지고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회에는 복잡성이 여기저기에 만연해있다. 

복잡한 대학입시제도만 봐도 한때 수시 전형 수가 무려 900여 개에 달했다고 하니 복잡성의 끝판왕인 것 같다. 


"붉은 여왕 효과 : 같은 곳에 있으려면 쉬지 않고 달려야 하고, 다른데로 가고 싶으면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한다."


유명 인사가 언급한 복잡성을 지양하라는 말과 유명 기업에서 복잡성을 피하고 단순함을 통해서 성공한 사례들이 이 책에 많이 제시되었다. 


"모든 것을 단순하게 할 수 없을 만큼 가능한 한 단순하게 해야 한다.(아인슈타인)"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개의 주장이 있다면 간단하게 설명하는 쪽이 정답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도날 이론, 오컴)"


복잡성이 조직과 기업에 주는 폐해가 많다.

1.복잡성은 자원을 낭비한다.

2.복잡성은 동기부여를 저해한다.

3.복잡성은 민첩성을 떨어뜨린다.

4.복잡성은 이익을 낮춘다.


"전략이란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과 경쟁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마이클 포터)"


전략의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원인 : 지나친 전략 변화, 너무 많은 불명확한 전략(우선 순위의 혼선), 복잡한 전략계획 프로세스


기업이 고객에게 주는 가치는 경험적 가치와 의미적 가치이다.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이 두 가지의 가치 입장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


현대자동차의 실패 사례를 분석하면서 프리미엄 포지션의 포로, 혁신관리 실패, 내부 임원 승진제도의 폐단이 가치제공체계에 복잡성을 쌓이게 했고 이것이 기업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를 생각해봤을 때도 비슷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택의 실패 사례가 언급되면서 샤오미의 성공 사례가 대비되어 설명되어 있다.

샤오미에는 '고객의 비명'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제품 사양을 듣고도 비명이 나오지 않는다면 가격을 확인하는 순간 비명이 터져나와야 한다."


고객 감동이 샤오미에서는 고객 비명으로 확장되었음이 느껴진다.


짐 콜린스의 기업 쇠퇴 5단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1단계 : 성공에서 비롯된 자만심 (교만)

2단계 : 원칙없는 확장 (탐욕)

3단계 : 위험 무시 (우매)

4단계 : 구원을 향한 몸부림 (조급함)

5단계 : 산업 내 존재감 상실, 퇴출 (멸망)


기업이 어떻게 쇠퇴하고 망해가는가를 명확하게 단계별로 설명해 주었다.

저 단계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만약 어느 단계에 기업이 빠져있다면 신속히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빠져나와야 한다. 

퇴출된 기업들은 아마도 저 5단계를 단계적으로 거쳤을 것이다.


제록스, 소니, 토요타의 사례를 통해서 실패 관점과 성공 관점에서 복잡성을 다루고 있다. 


검약적 혁신이라는 말이 있었다.

"검약적 혁신 :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것을 이루는 저비용 혁신"


"기술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공급자 중심 사고로 기술혁신을 추구하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성에 둘러싸여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검약적 혁신처럼 새로운 성공 방정식이 풀리려면 기술을 포함한 협업을 통해 저비용으로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이 그동안 보여준 태도는 이와 거리가 멀었다.(p.113)"


아마존의 단순함을 통한 성공사례가 언급되었다.

그 중에 원클릭 서비스가 있었다.

"우리의 원칙은 상품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구매 결정을 도와 돈을 버는 것이다.(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기업에서 복잡성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

책은 중반부를 넘어서 후반부로 가면서 실제 기업의 시스템, 프로세스, 조직에서 복잡성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여 준다. 

조직의 복잡성, 의사결정구조의 복잡성, 시간관리의 비효율성은 개선해야 할 대상들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복잡성의 폐단을 많이 지적하면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우리나라 입시제도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영어를 못하는 국제화 특기자 전형 선발 대학생 사례를 말해주고, 80% 이상이 서울 특정지역 출신인 연세대 산업공학과 신입생 사례를 말해주었다.

복잡한 입시제도가 특정인에게만 특혜를 주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모든 사람은 세상을 바꾸려고 할 뿐 스스로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톨스토이)"

정말 그런 것 같다.

내가 아닌 타인과 환경만을 바꾸려 하는 사람이 많다.

나도 때로는 그런 것 같다.


프로세스에는 세 가지가 있다.

물량을 위한 프로세스, 다양성을 위한 프로세스, 속도를 위한 프로세스.

각 속성에 적합한 혁신과 단순화가 필요하다.


"설명하는 것은 곧 실패다."

"욕망을 채우려하기보다는 줄임으로써 행복을 추구하라.(앨빈 토플러)"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나무를 가져오게 하고 일감을 나눠 주되 일을 지시하지 마라. 그 대신에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생텍쥐베리)"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만큼 쓸데없는 것도 없다.(피터 드러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피터 드러커)"

각 챕터 서두와 책 중간중간에 언급된 유명인의 말 한 문장이 단숨함의 중요성을 상징해주었다.


복잡성을 어떻게 이길 것인가?

저자는 전면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국지전으로 복잡성을 제거할 수가 없다고 한다.

복잡성 제거를 위해서는 임직원 모두가 나서서 기업 업무 전반에 만연한 복잡성을 문제로 인식하고 혁신해 나가야 하는 것이 필요함을 느꼈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 하나는 꼭 단순함이 최선일까 하는 의문점이었다.

단숨함과 복잡함 중에서 꼭 어느 하나만이 최고이고 최선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성공한 기업 중에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핵심 가치로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복잡함을 경쟁요소로 활용한 사례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부 역량과 시장 상황에 따라서 단순함과 복잡함의 선택과 조정이 필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회사 운영 관점에서는 분명 단순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하나가 정답은 분명 아닌 것 같다.


여러 국내외 기업의 사례가 구체적으로 비판적으로 분석적으로 다루어진 점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또한 그 사례에서 비춰진 문제점들을 요약해주는 내용은 기업의 개선활동의 체크포인트로 활용하면 좋은 내용들이었다.


저자의 진솔하면서도 박식한 이야기가 설득력을 주고 공감을 주었다.

심지어 일부 내용에서는 저자가 속한 조직과 학교의 복잡성 폐단과 복잡성 문제점을 지적해주기도 했다. 


회사와 기관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이 책의 내용에 충분한 공감을 하고 복잡성에 문제의식을 느낄 것 같다.

아마도 복잡성이 주는 폐단을 일하면서 수시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복잡성을 제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해답이 이 책에 담겨져 있다. 

회사에서 중견이상의 위치에 있는 직장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고, 특히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관리자급 이상의 임직원이 꼭 보아야할 책으로 생각된다. 


이 책에 담겨진 복잡성의 폐단과 해결 방안, 단순함의 장점과 가치, 경쟁우위 확보 전략은 분명 기업이 쇠퇴하거나 퇴출되지 않고 생존하며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경영 방침이 '선택과 집중, 자율과 책임'인데, 이 책을 읽고나니 '선택과 집중, 자율과 책임'이 다시 상기된다.


 

※ 복잡성에 빠지다 독서후기 포스트는 미래의창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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