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소녀 라임 청소년 문학 38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 지음, 이계순 옮김 / 라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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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독일의 전쟁이 벌어지던 1939년경을 배경으로 한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세상은 세계대전을 겪고 있었고, 몸이 불편한 한 소녀는 세상과의 전쟁 그리고 엄마와의 전쟁을 겪으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갔다.


제2차세계대전 속에서 절망적인 상황에서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순수한 소녀가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들 속에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희망을 현실속에서 찾아가는 내용을 담은 소설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녀의 삶을 통해서 희망을 보았고, 세상에는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보았다. 

 

주인공은 에이다이다.

14살의 소녀인데, 발이 안쪽으로 휘는 선천적인 병이 있어서 걷는게 많이 불편하다. 

신체적인 장애를 안고 힘겹게 살아가는데 환경에도 장애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엄마이다. 


선술집에서 일하는 엄마는 에이다에게 모성애라고는 눈곱만큼도 없고 오히려 장애가 있는 아이가 가족인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장애가 있는 아이가 집에 있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는게 챙피하다며 아이다를 집에 감금한다. 

엄마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에이다에게 지나치게 나무라며 혼낸다. 


"우리집은 감옥이다."


에이다에게 집은 감옥이었고, 세상과는 완전 단절되어 있었다.

하지만, 에이다는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노력한다.

불편한 다리로 인한 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혼자서 걷는 연습을 하고, 걷기가 조금 가능해졌을 때 혼자서 집밖으로 나와보기도 한다.

걷다가 기다가 절뚝거리다가...

세상에 처음 나온 에이다의 모습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유하는 것 같다.


에이다는 동생 제이미와 집밖으로 탈출한다.

공식적으로는 전쟁으로 런던이 폭격을 받을 것이 예상되어 어린이들이 지방으로 피난을 가게되는데 동참하는 것이다. 


동생과 피난길에서 에이다는 풀을 처음 보고, 거울을 처음 사용해보고, 공중화장실도 처음 사용해보았다.

얼마나 세상과 단절되어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내용들이었다.


에이다와 제이미는 피난을 가서 스미스 씨라는 좋은 분을 만나게 된다.

스미스 씨는 불우하게 자란 에이다와 제이미에게 상당한 정성을 보여준다. 

에이다를 데리고 병원에 가고, 함께 가게에 가서 장을 보고, 깨끗한 옷을 주고, 함께 은행에도 가고, 에이다에게 목발을 장만해준다.  


스미스 씨에게는 원래 베커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베커가 폐렴으로 사망한 후 집과 버터(말)을 물려받았다. 

스미스씨는 피난 온 아이들을 돌봐주는 일을 하면서 에이다와 제이미를 만나게 되었다. 

아픔을 가지고 있는 스미스 씨였다.


소설 속의 각 챕터의 소제목들이 이 소설의 스토리 흐름을 잘 보여준다. 


걷지 못한다는 건

선택받지 못한 아이

스스미 씨는 착한 사람이 아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내가 거짓말쟁이라고?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

악마의 낙인

실수해도 괜찮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계집애

가장 위대한 순간

스파이가 나타났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엄마

막강한 싸움꾼

다시 만난 기적


책을 다 읽은 후 목차의 제목들을 보니 에이다가 힘겹게 살아간 과거와 희망을 품고 새롭게 살아가는 현재와 미래가 눈앞에 그려졌다. 


스미스 씨와의 삶에 에이다는 잘 적응한다.

에이다는 생활력도 강하고, 의지도 강한 소녀였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스미스 씨가 여자였다.

내가 '스미스'라는 이름에서 남자라고 지레 짐작했던 것이다. 


에이다와 제이미를 마치 입양한 듯 돌보는 스미스 씨의 모습에서 남매의 입양 생존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난하고 불쌍한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 찾기는 마치 사막에서 보석을 찾는 것 같았다. 

평범하고 무난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나는 지금 내게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걸 갖고 있다. 게다가 내가 느껴야 하는 것 이상으로 편안하게 지냈다."


스미스 씨와의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가며 안정감을 찾고 즐거움을 찾아가는 에이다는 현실에 매우 만족하고 주어진 새로운 현실을 과분하게 느끼기도 한다.


스미스 씨는 이제 에이다와 제이미에게 수잔 이모가 된다.

원래 이름이 수잔 스미스이다. 아이들에게 수잔 이모라고 불러달라고 살짝 강요하기도 했다.


수잔 이모는 매우 이타적이면서 헌신적이었다. 

물론, 마음 속에 인간이면 누가나가 가지는 이기심이 있겠지만, 에이다와 제이미에게는 좋은 사람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수잔 이모도 완전 천사는 아니고 사람은 사람이다.

에이다와 제이미 때문에 짜증이 날 때는 짜증을 내기도 했다.

그래도 내가 보기에 수잔 이모는 매우 착한 사람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나쁜 사람들과 좋은 사람들을 확연히 느끼고 생각하게 해주었다. 


에이다는 바다를 처음 보고, 교회도 처음 보게 되고, 알파벳을 처음 알게 되고, 글자를 처음 배우고, 처음으로 크리마스를 맞이하기도 한다.

나쁜 엄마의 품에서 떠난 에이다에게 세상은 새로운 것들이 정말 많았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환경으로 오니 세상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이 집의 좋은 점을 하나씩 따져 보았다. 우선은 방에 갇혀 지내지 않았다. 버터(말)와 목발이 있는 데다, 추운 날씨에도 따뜻하게 지냈다. 깨끗한 옷이 있고 밤마다 목욕을 하며 하루에 세끼를 꼬박 챙겨 먹었다. 잠들기 전에는 보브릴을 한 잔 마셨다. 언덕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볼 수도 있었다.(p.171)"


환경이 변했다고 에이다의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니다.

피난을 목적으로 잠시 수잔 이모 집에 머무르는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잔 이모의 지극한 정성에도 불구하고 에이다가 삐딱해지기도 한다.

아마 사춘기인 것 같다. 


전쟁 속에서도 마을은 상당히 평화로웠지만, 그 평화가 오래가지는 않았다. 

전쟁 속 평화는 마치 태풍의 눈과 같은 것이었다. 


덩케르크 철수 작전에서 패전하여 돌아온 영국군 부상병들이 마을로 몰려오자 부상병들을 돌보기도 한다. 

멀마 후에 마을에 독일군의 폭격이 가해지기 시작된다. 

태풍이 몰아친 것이다. 

마을에 태풍이 온 것처럼 에이다에게 태풍같은 일이 오는데 그것은 나쁜엄마가 데리러 온 것이다.

갑자기 나타난 엄마를 따라 에이다와 제이미는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게 된다.


결말은 어떻게 될까?

나쁜 엄마의 심성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전혀 없던 모성애는 여전히 없었다. 

에이다와 제이미는 다시 탈출을 시도하고 폭격을 맞은 런던에서 에이다를 찾으로 온 수잔이모를 극적으로 만나게 된다. 


해피엔딩이라고 해야할까?

에이다와 수잔이모의 상봉은 해피엔딩이지만, 전쟁이라는 영향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수잔 이모네 마을이 폭격을 받아서 마을은 황폐화된다.

하지만. 그 마을에 있던 착한 사람들은 모두 살아있음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이제 우리는 비긴 거네요!"


에이다가 마지막에 수잔에게 한 말이다.

수잔은 에이다를 구하고, 에이다는 수잔을 찾으러 떠났기에 폭격을 피해서 살 수 있었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구해주었기에 비긴 것인 것 같다. 


재밌고 흥미롭게 읽었다.

읽는 내내 에이다의 삶이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과 걱정을 안고서 읽었다.

아마 수잔 이모를 다시 만난 에이다는 다리 치료를 받고, 새로운 세상을 더 많이 보면서 밝고 건강하게 자랄 것 같다. 


지금 삶이 힘들게 느껴지는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인가?


비록 이 책이 청소년용 책이고 소설이지만, 에이다의 이야기를 통해서 희망의 끈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세상은 아름답고, 분명 좋은 사람들이 있기에 그들과 더불어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소설이다.

청소년에게도 어른에게도 좋은 교훈과 메세지를 주는 소설이다. 


※ 맨발의 소녀 독서후기 포스트는 라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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