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서 만난 세계사 라임 틴틴 스쿨 13
손주현 지음 / 라임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매우 독특한 청소년용 세계사책이다. 

세계사와 동물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색다르고 신선하게 기술한 책이다. 

세계사를 풀어내는데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사용했다, 

인간과 동물이 함께한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서 세계사를 말해주고 있는 책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살람들에게 재밌게 읽힐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쩌면 동물이고, 인간과 세계사는 조연일 수도 있다. 

인간의 삶 속에 동물들이 깊이 관여했음을 알게 해 준 책이다. 

청소년에게도 유익한 책이고,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약 4백만년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시작은 노아의 방주 이야기로 시작된다. 

역사적 사건들을 흥미롭게 이야기하듯이 설명해주고 있다. 

노아의 방주보다 천년 앞선 이야기가 있었다고 한다.

수메르족 신화에 나오는 우트나피시팀의 이야기인데, 내용이 노아의 방주와 비슷하다.


책 곳곳에 그림과 사진이 있어서 시각적인 재미를 더해준다. 

작가의 자료 수집 능력과 스토리텔링 능력이 빛나는 책이다.

동물을 주제로 풀어내는 이야기 중심이지만 그 속에 역사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여기서 잠깐'이라는 중간중간 등장하는 특별 글들은 역사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쓰여졌다.


선사시대에 그려진 동굴벽화에는 완성도 높도록 정교하게 그려진 동물 그림들이 있다. 

열 두 가지 동물이 그려진 쇼베동굴의 벽화는 무려 약 3만3천년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니 인간의 동물에 대한 관심은 참으로 오래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선사시대 편에서는 인류의 기원과 진화 단계를 요약해서 설명해주었다. 

오스트랄로피테쿠드 - 호모하빌리스(손) - 호모에렉투스(직립) - 호모사피엔스 ...


"인간 말고는 그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먹이 이외의 용도로 이용하지 않았다.(p.33)"

인간이 얼마나 특이한 존재인가를 잘 대변해주는 말이다. 

지구에 온 외계인은 어쩌면 인간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해외 벽화에 이어서 우리나라 벽화를 보여주는데 울주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이야기가 다루어져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속에 등장하는 수메르의 왕은 자신의 권위를 상징화하는데 사자를 이용했다고 한다.

왕권을 상징하는데, 사자가 자주 이용되었다. 

중국 최초의 동물원은 주나라 무왕이 세운 지식원인데, 기원전 1100년 무렵에 세워졌다고 한다. 

우리나라 신화 속에도 동물이 자주 등장하는데 부여 동명왕 건국신화 속 동물들(자라, 물고기)은 동명왕이 강가에서 위기에 닥쳤을 때 다리를 만들어 주어 건널 수 있게 도왔다고 한다. 

신화다운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동물의 힘을 빌려 위기를 극복했다는 이야기는 인간과 동물의 매우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의 코끼리 부대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도 이런 이야기는 이 책에서나 볼 수 있는 특별한 이야기인 것 같다.

한니발 장군은 전쟁에 코끼리를 이용했다고 한다. 

카르타고군과 로마군의 포에니 전쟁의 마지막 자마전투 이야기가 설명되어 있다. 

결과는 로마군의 승리였다. 

포에니전쟁 이외에도 전쟁에 코끼리가 이용된 사례는 여럿이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동물지'라는 동물 연구 책을 썼다는 것도 신선한 내용이었다. 

철학자이면서 동물학자였던 것이다. 

진정 다재다능한 철학자이다. 


로마시대에 펼쳐졌다는 로만서커스의 검투사 결투 이야기를 읽을 때는 영화 글래디에이터가 생각났다. 

책을 읽으면서 글래디에이터에서 본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에서의 검투사 결투가 생각나는 것은 스토리텔링 필력이 탁월한 저자의 글을 읽으면 당연히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 중간중간 역사 공부를 하게 된다. 

로마의 흥망성쇠, 중국의 통일제국, 통일신라시대, 고려건국, 산업혁명 등이 중간중간에 설명되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동물원은 백제 동성왕 때 세워진 임류각이라고 한다. 


동물이 인간사에 등장한 것은 선사시대부터 서서히 진행되었다. 

사자가 많이 등장하는데 사자는 왕을 상징하는 도구로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국가간에 동물을 선물하기도 했는데, 페르시아왕은 명나라왕에게 기린을 선물하기도 했다고 한다. 


코끼리 점보 이야기도 등장한다. 

만화에서 본 코끼리 점보 이야기는 실화였다. 

인간들은 공연을 위해서 코끼리 점보에게 술을 먹이기도 했다는데, 점보가 먹은 술의 양은 하루 위스키 4리터 정도였다고 한다. 

인간의 잔인함과 이기심이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인간에 인간을 동물처럼 다룬 경우도 있었는데, 일본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 남녀를 동물의 동물처럼 전시한 적이 있다고 한다. 

나쁜 일본인들의 만행이다. 


동물원이 된 창경궁의 역사는 우리 민족에게는 슬픈 역사이다. 


책 마지막에는 동물권리와 동물복지를 다루고 있다.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기 때문에 권리와 복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동물의 5대 자유

1. 목마름, 배고픔, 영양실조로부터의 자유

2.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3. 고통, 부상,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4.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

5. 공포와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그런데, 동물의 5대 자유를 읽어보니 인간의 5대 자유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에게도 필요한 자유이고, 현재 우리나라에 자유롭지 않은 인간이 여전히 많다고 생각한다. 

인간도 동물도 하나의 생명체이니 어쩌면 둘 모두에게 필요한 자유는 공통적일지도 모른다. 


현재 냉동 방주 프로젝트가 실행되어 동물의 멸종을 예방하기 위해서 동물세포를 채취해 보관하는 일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에게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환경을 주기 위해서 동물풍부화프로그램이 실행되는데 그 대상은 '환경', '먹이', '사회성', '인지'라고 한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동물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필요한 것 같다. 


세계사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을 보면서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알게 되고, 동물들이 세계사 속에 조연으로 등장한 여러 사건들을 알게 되고, 그 속에서 세계사의 흐름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식량자원이기도 하고, 관광자원이기고 하고, 반려 대상인 동물들이 갖고 있는 역사속 가치와 지금의 가치를 함께 보여주는 책이다. 

동물 복지에 대한 내용은 매우 시사적이면서 교육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의 스토리텔링 능력과 역사 자료 수집 능력이 빛나는 책이다. 

세계사를 이렇게 동물과 함께 설명했다는 점이 참으로 놀랍게 느껴진다. 

책 곳곳에 있는 그림과 사진 자료도 볼만하다. 


엄청난 재미를 주는 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역사를 무겁게 다룬 책은 절대 아니다. 

동물을 테마로 한 가벼운 이야기들을 통해서 세계사에 대한 흥미를 자극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동물이 새롭게 보이는 것 같다. 


 

※ 동물원에서 만난 세계사 독서후기 포스트는 라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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