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유통업 교과서 - 노점에서 리조트 영업까지
황병준 지음 / 렛츠북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회사원으로 일하는 사람은 마치 모래시계의 모래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의 시간만큼만 제한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모래알이 다 떨어지기 전에 아니면 다 떨어진 후 가야할 곳은 자영업과 사업의 길이다. 

새롭게 시작한 자영업이 잘 되면 다행이지만, 잘못된면 그 동안 모아온 재산을 탕진할 수도 있다.

자영업을 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그것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 책은 경영학을 전공하고, 회사원으로 일하고, 창업하고, 사업한 저자의 생생한 자영업 경험이 실려진 자서전적 자영업 설명서이다. 

책 제목에는 '교과서'라는 단어가 사용되었지만. 교과서처럼 체계적으로 이론을 설명한 책은 아니다. 

자영업과 유통업 현장에서 저자가 실제 경험한 이야기가 솔직하게 과장없이 그대로 기술된 책이다. 

교과서라기 보다는 실전 사례 설명서라고 하는 게 더 적합할 것 같다.

저자는 31살이었던 1999년 1월에 창업을 하여 15년간 60여 가지 아이템을 판매했다고 한다.

십년 넘게 자영업을 하는 동안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그 생생한 경험담이 이 책에 담겨져 있다. 


신념 / 돈 / 유통망 


이 세가지를 가지고 있다면 자영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자영업 실전 경험을 기대하면서 첫페이지부터 읽기 시작했다.


 

"나는 이렇게 문제를 풀어왔다."

저자가 자영업 현장에서 부딪힌 문제들에 대한 문제 해결 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에 담겨져 있다.

리조트, 백화점, 상가, 쇼핑몰, 노점, 아파트알뜰장, 행사장, 프랜차이즈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는 책이다.

실제 경험담을 대화체 문장으로 사용하여 실화 이야기를 보는 느낌이다. 


아쿠아팩(방수케이스) 제품을 소개 받고, 제품 공급자를 찾아가고, 매입 가격을 협상하고, 제품을 확보하고, 캐리비안베이에 입점시키고, 영업을 하고, 판매를 하고, 컴플레인에 대응한 이야기가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저자의 기술 내용은 매우 솔직하다. 

고민했던 내용도 있고, 힘들었던 내용도 있고, 갑질로 피해를 받았던 내용도 있고, 얼만큼의 수익을 남겼는가에 대한 내용도 담겨져 있다. 

에버랜드와 캐리비안베이에서의 자영업 사업 과정에는 수수료율, 컴플레인대응, 입점과 퇴점에 대한 내용이 상당히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나는 방수케이스 시장이 3년 동안은 호황을 누리다가 점점 인기가 시들 거라고 예상했었다. 이것은 정말 소극적이 생각이었고 판단 착오였다. 나는 방수케이스 시장의 급속한 신장, 핸드폰과 카메라 기술 변화, 레저 문화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아둔한 오너였다.(p.39)"


자영업을 하려면 시장을 읽고 예측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입점 형태로 자영업을 하려면 상품기획자와의 협상력도 필요하고, 베짱도 필요하고, 가격경쟁력도 필요하다. 


어떤 내용은 저자의 자화자찬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내용에는 성공담도 있고 실패담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이라서 공감을 하기에 좋았다. 


타투(문신)사업에 대한 내용도 많았는데, 타투 사업이 자영업으로 이렇게 많이 활용되고 있는지는 몰랐다. 


"세상에 안팔리는 제품은 없다. 시장을 제대로 만나면 어떤 제품이라도 팔린다. 시장 조사를 너무 오래 하다 보면 자신감이 상실된다. 세상에는 긍정적인 사람보다는 부정적인 사람이 더 많고, 자영업의 성공 확률이 10%가 안되기 때문에 대부분 안된다는 의견이 맞게 되어 있다.(p.81)"'


지나친 고민과 탐색 보다는 즉각적인 실행력이 때로는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것이 일단 해 보는 정주영 회장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아쿠아팩, 타투, 인형, 아동복, 팬시용품, 액세서리 등 저자가 다루어 본 아이템은 상당히 많다. 

저자는 뭐든 팔 수 있다는 신념으로 도전하고 도전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장사의 신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싼 가격에 매입해서 비싸게 파는 것이 장사의 진리였고, 저자는 다량 구매를 통해서 가격을 낮추어 고수익을 실현했다.  

저자는 상품 조달 - 협상 - 입점 - 판매 - 수익 과정을 단계적으로 잘 진행하였고, 실행력과 도전정신이 높으신 분이었다.


"나 같은 작은 업체 혹은 납품하는 업체들이 대기업과 거래할 때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은 언제고 그들의 입맛이 바뀔 수 있으니까 고정비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손해를 보더라도 투자하면 나중에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거다. 이렇게 노력했는데 지들도 배신하지 않겠지'라며 신의나 의리라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바로 나가라고 하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 밖에 없겠지만.(p.85)"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모두가 저자의 직접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이다. 

대기업 한두 곳에 PB상품으로 올인하는 우리 회사의 사장도 새겨 들어야 할 조언이라 생각한다. 


입점 형태로 판매를 한 경우가 많아서 갑 기업 담당자와의 협상과 마찰에 대한 내용도 곳곳에 들어있다. 

초보 자영업자가 실수하기 쉬운 부분에 대해서도 조언해 주는 점은 매우 유익하다. 

입점 형태 자영업을 하면서 겪게 되는 로비의 필요성, 금전 상납의 현실, 갑 기업 상품권(티켓) 강매 등에 대해서도 경험한 바를 솔직하게 기술하고 있다.


쇼핑몰 사업은 쉽지 않다. 

2000년대 초창기라고 하지만 제조능력이 없고 안목이 부족한 상태에서 옷을 매입하여 판매하던 쇼핑몰 사업이 망한 사례도 보여주고 있다. 

쇼핑몰 오픈 과정도 쉽지 않고, 오픈을 해도 인지도가 없으면 판매가 부진하고, 인지도를 높이려면 광고홍보비에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고, 결국 저자의 아내가 하던 쇼핑몰 사업은 실패로 결론나기도 했다. 


노점들이 카드 결제를 왜 싫어할까?

"일단은 카드 수수료가 발생한다. 그리고 부가세가 발생하고 종합소득세가 따라붙는다. 카드기 할부금이 나가고 인터넷 사용료가 나간다. 1만원 짜리 제품을 카드로 결제해서 팔면 현금 8,500에 파는 것과 똑같기 때문에 차리리 1천원 깎아주고 현금으로 파는 게 훨씬 이득이었다.(p.219)"


"안되면 노점이나 하지 하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몸 버리고 마음 버리고 돈도 잃을 수 있다. 노점상을 보면 우리가 지켜줘야 할 사람이라 생각하고 물건값 함부로 깎지 말자.(p.223)"

노점상까지 경험한 저자의 생각이다. 


아파트 알뜰장까지 경험한 저자는 우리나라 판매 자영업 시장 전부를 경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알뜰장의 수수료는 주민은 2만원, 외부인은 3만원이라고 하니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아파트마다 차이는 있다고 한다. 

2012년 연세대축제의 경우 매출액의 50%를 노점상연합회에 입금했다고 한다. 


다양한 현장에서 여러 상품을 판매한 저자는 과연 부자가 되었을까?

책을 읽다보니 그런 의문이 들었다.

저자는 결코 한 우물을 판 경우는 아니고, 여러 우물을 그것도 여러 분야에서 팠다.

저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과연 부자가 되었는지는 이 책에 나와 있지는 않다. 


책 제목은 자영업·유통업 교과서이지만, 책 내용은 교과서스럽지는 않다.

오히려 책 마지막 '글을 마치며' 내용이 교과서적인 것 같다. 


"가난을 거꾸로 하면 난가가 된다. 나는 계속 가야 한다. 부자를 거꾸로 하면 자부가 된다. 스스로 부자가 되어야 한다.(p.272)"


"자영업과 사업의 3년 유지율은 23%이다."


"요즘 알바 구하기도 힘들고 알바하기도 힘들다. 업주 입맛에 딱 맞는 알바가 어디 있는가? 시간 잘 지키고, 고객 서비스 좋고, 일을 찾아가면서 하고, 주인한테 고분고분하고, 월급 늦게 줘도 암말 안 하고. 그리고 알바생 입맛에 딱 맞는 일자리 또한 어디 있겠는가? 아무 일 안하고, 시간만 채우면 돈 주고, 주말은 당연히 쉬게 해주고, 빨간 날도 다 쉬고, 급여는 물론이고 교통비 챙겨 주고, 보너스도 주고."


서로 입장 다른 상황에서 업주와 알바생의 생각 차이를 잘 정리해준 말이다. 


이 책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를 생각해보았다. 

자영업, 특히 판매 자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상품 확보 - 입점 - 판매 - 수수료 - 갑질 - 컴플레인 등 판매 자영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용이 실 사례르 중심으로 잘 기술되어 있다. 

어디에서 어느 것을 팔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백화점, 리조트, 테마파크, 노점, 프랜차이즈, 쇼핑몰 등 다양한 판매 채널에서의 경험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 자영업·유통업 교과서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렛츠북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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