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8.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샘터는 매달 만날 수 있는 종합잡지이다.

한 권의 책 속에 온갖 이야기가 담겨져 있으니 마치 종합선물 세트같다.

남녀노소 전국팔도의 여러 세상 이야기가 한 권에 모아져 있는 느낌이다.

이번 2018년 12월호는 또 어떤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다. 


 

샘터 2018년 12월호에서 눈에 띤 인물은 힙합 가수 타이거JK 님과 롱보더 이주애 님이었다. 


"삶은 각자의 선택에 의해 써 나가는 모노드라마다."

국내 힙합 문화 선구자 타이거JK의 인생철학과 살아온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유명한 가수의 삶이라고 하기에는 평범해 보이기도 했고, 특별해 보이기도 했다. 

좌절도 겪고, 성공도 겪고,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허름한 환경에서 작업을 하면서 다시 재기하는 모습에서 유명인이라기 보다는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윤미래가 지켜보고 있다. 단디해라!"

타이거JK의 아내는 윤미래 가수이다. 

근데, "단디해라"가 무슨 말일까?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니 "잘 해라"라는 뜻의 경상도 말이라고 한다.

내가 힙합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이 알려진 유명 가수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다.


초등학교 미술 방과후 미술교사에서 롱보더로 변신하여 살아가는 이주애 님의 기사가 매우 신선했다.

롱보더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이주애 롱보더가 유튜브에서 유명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녀의 롱보드 타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보니 너무 신기하고 놀라웠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겪으며 생활의 활력소로 선택한 것이 롱보드였다고 한다.

롱보드로 자리를 잡은 이후 지금은 프리다이빙도 하고 있고, 미술교사를 그만 두고 전문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취미를 직업으로 전환시킨 대단한 사람이다.

즐기던 취미를 일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부러웠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 당신의 쉴 곳 없네 /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 당신의 편할 곳 없네 /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서 / 당신의 쉴 곳 없네"

소강석 목사님의 고통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가시나무 노래의 가새를 텍스트로 읽어보니 그 노래가 주는 느낌이 더 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번 달 할머니의 레시피는 된장 오리탕이다. 

된장찌개 만드는 것에 재미를 붙인 나에게 된장 오리탕이 확 끌렸다. 

오리 한 마리를 준배해서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매번 느끼지만 샘터에서 레시피를 전수해 주시는 할머니들은 참 대단하신 것 같다. 

부지런하고, 마음도 곱고, 역경이 와도 이겨내고, 요리도 잘하고, 아름답게 나이들어 가시는 분들이시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이번 달 특집 주제는 '추위를 잊게 하는 내 마음속 난로'이다.

내게 그런 난로는 무엇일까? 아마도 둘째 아이일 것 같다. 가족 모두라고 해야할 것 같다.

엄마 곁에서 잠이 잘 온다는 스물아홉살 직장인에게는 엄마가 그런 난로이고, 어떤 부모에게는 두 아들이 든든한 난로이고, 해외 여행 중 명언을 보내 준 "물 흐르듯 흘러가다 돌아와, 물 살에 너를 던져보면 지금 그 시간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거야" 친구가 난로였다.

살아온 과정에서 각자의 상황과 사연에 맞는 난로 같은 상대방들이 있었으니 그들에게는 분명 행복한 기억들일 것 같다. 


느리게 살기...

여름에 생각한 좌우명 중의 하나이다.

느리게 살기의 대표는 나무늘보일 것이다.

이하늬 수의사는 나물늘보의 생존력은 바로 느림에서 나오는 것이고, 느림이 약점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나무늘보에게는 느림이 강점이라고 말한다. 

너무 숨가쁘게 살아오고 살아가는 자신에게 "지금 나의 속도는 적당한가?"라는 자문을 던지는 내용에서 공감이 되었다. 


신명문가의 조건에서는 경주 최부자집이 다루어졌다. 

덕은 오래가지만 재물은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면서 경주 최부자집의 적선과 기부를 칭찬했다. 

경주 최부자집은 돈을 덕으로 바꿈으로써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명문 가문이 되었다.

베풀 때는 빈마음으로 베풀어야 한다고 한다.

이를 한자어로 '허시(虛施)'라고 한다. 

퇴계 이황 종손 이근필 옹은 매일 허시를 수십 장씩 쓰면서 정신을 가다듬는다고 한다. 


이번 호에서는 아픈 부모님의 이야기가 많이 보였다.

부모님이 편찮으신 것은 자식에게는 큰 슬픔이다. 

사는 동안 건강하시면 좋으련만 나이가 들수록 몸은 자꾸 고장이 나고 아파온다.

허리가 아픈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남들이 선호하는 직장에 다니다가 자신만의 삶을 즐기고 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남아프리카 이야기와 서울 연희동과 연남동 이야기, 전남 담양의 정송강 유적지의 송강 정철 선생 이야기, 씩씩하게 딸을 키우고 있는 미혼모 이야기, 요리를 전공하고 대학에서 경영학을 배우며 푸드트럭에서 만두 요리를 파는 남솊키친 사장의 이야기...


이야기의 소재도 주제도 주인공도 참 다양하다. 

가끔 수많은 상가가 밀집한 지역이나 도로에 가득한 차들을 보면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샘터를 읽다보면 다들 이렇게 저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대 사회적기업 동아리 '인액터스' 학생들이 만든 광고하는 리어카는 참으로 훌륭한 아이디어 사업이었다. 

약자를 도우면서 광고를 통해 수익까지 창출하는 사업이야말로 진정한 사회적 사업이었다. 

2016년에 탄생했다는 끌림 리어카가 이끄는 사회적 사업의 미래 모습이 더 기대가 되었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석유비축기지의 역사와 시민공원으로 탈바꿈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부산 중앙동 40계단 문화의 거리에는 에는 애플컴퓨터박물관(부산시 중구 40계단길 7)이라는 개인 수집가의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2014년에 개관을 했고, 애플 제품 3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애플과 스티브잡스를 좋아하는 첫째아이가 가면 좋아할 것 같다.

여행정보로 매우 유익한 정보였다.


127페이지의 짧고 작은 책이지만 읽다보면 천여페이지의 책처럼 방대하게 느껴진다. 

참 많은 이야기를 보고 새로운 정보와 문화를 알게 되었다. 

알찬 책이다.

작지만 알찬 책이 바로 샘터 잡지인 것 같다.

매달 이렇게 알찬 책을 만들어내는 샘터 편집자들은 진정 대단한 사람들인 것 같다. 

 

※ 샘터 2018년 12월호 독서후기 포스트는 샘터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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